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72) - 마음 먹기에 따라 활 그림자도 뱀으로 보이고 호랑이도 바다갈매기처럼 부린다.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72) - 마음 먹기에 따라 활 그림자도 뱀으로 보이고 호랑이도 바다갈매기처럼 부린다.
  • 허섭 허섭
  • 승인 2021.09.29 07:00
  • 업데이트 2021.10.0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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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안휘(顔輝 13세기 말~14세기 초) 하마선인도(蝦마仙人圖) 161.5+79.7 일본 지은사
안휘(顔輝, 13세기 말~14세기 초) - 하마선인도(蝦마仙人圖)

272 - 마음 먹기에 따라 활 그림자도 뱀으로 보이고 호랑이도 바다갈매기처럼 부린다.

마음이 흔들리면 
활 그림자도 뱀으로 보이고 누운 돌도 엎드린 호랑이로 보이나니
이 가운데서는 온통 죽이는 기운뿐이다.

마음이 가라앉으면 
호랑이도 바다갈매기처럼 따르게 하고 개구리 소리도 음악으로 들리니
이르는 곳마다 참된 기미(機微)를 보게 된다.

  • 機動的(기동적) : 심기가 흔들릴 적이면.  機動은 마음이 동요(動搖)함, 的은 時와 같은 뜻이다.   * 〔때 / 적〕의 차이점에 대하여는 아래 설명을 참고.
  • 弓影疑爲蛇蝎(궁영의시사갈) : 벽에 걸린 활의 그림자가 술잔에 비친 것을 보고 뱀이라고 생각함.  蛇蝎은 뱀.  蝎은 蠍(전갈 갈)과 동자(同字)이다.   蛇蝎視(사갈시) : 뱀과 전갈을 보듯, 남을 나쁘게 여겨 몹시 싫어함.
  • 寢席(침석) : 쓰러진 돌, 누운 바위.
  • 寢石視爲伏虎(침석시위복호) : 풀 속에 누운 돌을 보고 엎드려 있는 호랑이라 생각함.
  • 念息的(염식적) :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때는.  念息은 잠념을 없앰, 마음을 가라앉힘.
  • 石虎可作海鷗(석호가작해구) : 석호와 같은 흉폭(凶暴흉포)한 사람도 바다갈매기같이 온순하게 만들 수 있음.
  • 蛙聲可當鼓吹(와성가당고취) : 개구리 울음소리도 아름다운 음악으로 들림.  鼓吹는 북과 피리, 곧 음악을 뜻함.
  • 觸處(촉처) : 닿는 곳, 이르는 곳, 가는 곳.
  • 俱(구) : 모두, 다.  * 父母俱存(부모구존) 兄弟無故(형제무고) 일락야(一樂也) - 군자삼락(君子三樂)의 처음.
  • 眞機(진기) : 참된 작용. 앞에서 나온 ‘殺氣(살기)’ 에 대응하는 말로 곧 ‘생기(生氣)’ 의 듯이다.

 

◈ 본문 속에 언급된 고사성어(故事成語)들

◉ 弓影疑爲蛇蝎  - 『진서(晉書)』「악광전(樂廣傳)」에

악광이 하남에서 벼슬할 때의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와 함께 술을 마셨다. 친구는 술잔 속에 가느다란 뱀이 있는 것을 보았지만 이미 술을 마신 뒤라 집에 돌아와서는 병을 얻게 되었다. 한 동안 친구의 발걸음이 뜸하자 악광이 친구를 찾아가 그 이유를 물으니 친구가 사실대로 말하였다. 집에 돌아온 악광은 남은 술을 가져와 잔에 따라 보았으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벽에 활이 걸려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느낀 바가 있어 친구를 다시 초청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번에 친구가 앉았던 자리에서 술잔을 보니 다시 뱀이 꿈틀대고 있지 않는가! 이를 친구에게 설명해 주며 자리를 바꿔 앉은 친구에게 다시 한 잔 술을 권하니 친구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는 이야기이다.  
  이 고사에서 나온 성어가 ‘杯弓蛇影(배궁사영)’또는‘杯中蛇影(배중사영)’이다. 공연히 헛것을 보고 놀라 병이 되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과도한 신경을 쓰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지나친 의심으로 인하여 오히려 마음의 병이 되는 ‘疑心生暗鬼(의심생암귀)’의 뜻으로도 사용된다.

◉ 寢石視爲伏虎  - 『사기(史記)』「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

하루는 이광(李廣) 장군이 사냥을 나갔다가 덤불 속의 호랑이를 보고 황급히 시위를 당겼다. 이광이 달려가 자세히 보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풀섶에 누워있는 바위였다. 어찌나 세게 활을 당겼던지 활촉이 바위에 박혀 있었다. 하도 신기해 다시 활을 힘껏 쏴 보았으나 매번 활촉이 바위에서 튕겨 나왔다. 
  여기서 나온 성어가 ‘射石爲虎(사석위호)’이다. 성심(誠心)과 혼신(渾身)을 다하면 불가능한 일도 능히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 사마천은 흉노를 토벌하러 나갔다가 포로로 잡힌 이릉(李陵) 장군을 변호하다가 결국 궁형(宮刑)을 당하였고 그 치욕(恥辱)을 감내(堪耐)하면서『사기』를 완성하였다. 여기서 말한 이광 장군이 바로 이릉의 조부(祖父)라고 전한다.

◉ 石虎可作海鷗  - 『진서(晉書)』「불도징전(佛圖澄傳)」에

석호는 석륵(石勒)의 조카로 자는 계룡(季龍)이다. 승상으로 있던 그가 몹시 사납게 굴자 사람들은 모두 그를 호랑이처럼 무섭게 여겼다. 그런 석호도 고승 불도징(佛圖澄) 앞에서는 크게 감복하여 갈매기처럼 다정하게 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전해들은 고승 지도림(支都林)이 ‘불도징이 석호를 갈매기로 삼았다’ 고 평했다. 

◉ 蛙聲可當鼓吹  - 『남사(南史)』「공규전(孔珪傳)」에

공규는 남북조시대 제나라 사람으로 어사중승(御使中丞)을 역임하였으며 자는 덕장(德璋)이다. 그는 책상에 기대어 홀로 술을 마시는 것을 즐겼다. 이로 인해 뜰에는 풀이 우거지고 그 속에서 개구리가 시끄럽게 울었다. 하루는 왕안(王晏)이라는 친구가 찾아와 이를 힐난하자, 공규는 ‘나는 개구리 소리를 음악으로 듣고 있소.’ 라고 답하였다. 이에 왕안이 실제로 음악을 연주하여 들려주자 공규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내가 듣기에는 그대의 음악은 저 개구리 소리만 못하구려!’

※ 우리말 속에도 ‘때’ 의 뜻에 해당하는 한자어 ‘的’ 의 쓰임이 남아있으니, ‘~할 적에’ 할 때의 바로 그 ‘的’ 이다. 

그런데 ‘때’ 와 달리 ‘적’ 은 ①아주 오랜 과거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②상대적으로 가까운 시대에는 사용할 수 없다. ③단독으로 쓰일 수 있는 ‘때’ 와 달리 ‘적’ 은 불완전명사이기에 반드시 앞에 꾸며주는 관형어가 와야 하는데, ④관형사는 쓰일 수 없고 ⑤명사나 관형사절이 와야 한다. ⑥관형사절이 올 때에도 현재를 나타내는 어미 형식 뒤에는 쓰일 수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⑦‘때’ 에 비하여 ‘적’ 은 개인적인 체험과 관련성이 깊다.

① 옛날 옛적에 / 고구려 적, 신라 적, 고려 적 / ② * 조선 적, 일제 적
① 내년 이맘 〔때 / *적〕에는 돌아오겠다.
③ 〔때 / *적〕가/이 되면 알게 될 것이다.
④ 그 〔때 / *적〕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⑤ 세 살 〔때 /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
⑤ 밖에 나갈 〔때 / 적〕에는 문단속을 철저히 해라.
⑥ 학교를 오고갈 〔때 / *적〕마다 징검다리 앞에서 그 예쁜 소녀를 만난다.
⑥ 학교를 오고갈 〔때 / 적〕마다 징검다리 앞에서 그 예쁜 소녀를 만났다.
⑦ 그와 다툰 〔?때 / 적〕가/이 있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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