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원의 ‘천방지축, 세상을 논하다’ (10)아름다운 비상을 위하여
조송원의 ‘천방지축, 세상을 논하다’ (10)아름다운 비상을 위하여
  • 조송원 기자 조송원 기자
  • 승인 2021.10.30 07:20
  • 업데이트 2021.10.3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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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송원]

진보가 망하면, 보수가 흥할까? 보수가 망하면 진보가 흥할까? 한쪽이 망하면 반대쪽도 망한다. 거꾸로 한쪽이 흥하면 반대쪽도 흥한다. 국가나 사회는 한 마리 새에 비유할 수 있다. 하여 저 유명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명과 실, 공히 선진국이다. 작은 땅덩이의 5천만 국민이 세계경제 10위권을 달성했고, 문화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평균의 함정’이란 게 있다. 통계로는 선진국임이 분명한데, 삶의 질에 있어서 선진국민임을 체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뭐가 문제일까? 소득불평등이 원인이다.

부의 평균은 높은데, 서민 대부분이 평균 이하의 삶에서 허덕인다면, 문제의 원인은 간단하다. 소수가 너무 많은 부를 독점 혹은 과점한 결과이다. 따라서 해결책도 간단하다. 부의 국민총량을 높이는 데 힘쓰는 것만큼 부의 배분을 좀 더 정의롭게 하는 것이다. ‘잘 살아보세’ 구호가 언제 적이던가. 잘 사는 선진국이 되었는데도, 서민의 삶이 고달프다면, 사회제도에 뭔가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개혁해야 하지 않겠는가.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들 한다. 역사가 증명하는 바다. 그러나 두 걸음 나아가고 한 걸음 물러서고, 또 한 걸음 나아가면서 역사는 발전해 왔다. 사회모순의 중층적 누적과 사회적 변화의 길목에서 개혁과 변화에 저항하는 보수파들은 역사 어느 시점에서나 존재해 왔다. 브래포드 드롱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더 코리아 헤랄드에 기고한 칼럼에서에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보수파들의 4가지 유형을 들고 있다.

첫째 부류는 반동주의자들이다. 이들은 “STOP”을 외치면서 역사의 흐름을 거역하고 싶어 한다. 둘째 부류는 “진보정책에 보수인물”을 선호하는 자들이다. 곧, 사회변화는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역사적 유산은 귀중하다. 그리고 새 제도가 정립되기 전에 현존 제도의 파괴는 대단히 위험하다. 그러므로 유산의 가치와 현존질서 파괴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보수 인물’이 ‘진보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셋째 부류는 아주 새롭고 진보적인 사회변화에 적응하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기존 정당이나 기득권 세력들이 아니다. 부유한 계층과 사업가들이다. 이들은 기술혁신과 기업가 정신, 그리고 기업 활동에 장애가 되는 정부규제를 제거하기를 원한다. 슘페터 식 ‘창조적 파괴’를 옹호하는 것이다.

넷째 부류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이용하는 사기꾼들이다. 사회변화 과정에서 자신들이 ‘창조적으로 파괴’될 것이라고 믿어(혹은 믿게끔 현혹되어) 두려워한다. 사기꾼들은 이 두려워하는 자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한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보수정당이 위의 네 부류 중 두 번째나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로 구성되면 민주주의는 잘 운영된다. 그러나 보수 정당이 첫 번째와 네 번째 부류(반동과 공포)와 결합되면 민주주의는 위협을 받게 된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정치제도는 아니다. 그러나 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출현 후 면면히 진보해온 최종의 정치제도이다. 그만큼 인간이 만들어내 제도 중 최선의 정치제도인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위험해진다는 말은 그만큼 우리 삶의 질이 크게 훼손됨을 의미한다.

정치주체로서 가장 큰 일꾼을 선택하게 되는 대선 국면에서 좌와 우의 편 가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민주주의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하여 우선 어느 후보든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야 한다. 그리고 안정된 사회에서도 사회모순은 누적된다. 하물며 하루가 다르게 혁신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현재를 지킨다’는 보수만으로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다음 대통령은 ‘개혁 마인드’가 충일해야 한다.

어울려 사는 사회에선 승자가 1명 나오면 패자는 10명이 나오는 게 정상이다. 어느 사회에서든 1등은 한 명뿐이다. 승자 1명이 일등 1명이 몇 천 명 몇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웃긴’ 이야기들이 횡행한 적이 있다. 인간은 절대로 승자는 패자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 인간은 본디 그리하지 않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하여 민주주의란 정치제도가 발전했고, 법이 생겼고, 그 법도 삼권분립하게 된 것이다.

인간은 정글에 사는 동물이 아니다. 동물은 강자가 승자다. 그러나 인간사회에선 약자도, 강자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이다. 하여 개혁은 강자를 견제하고 약자를 보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민주주의 신념이 투철하고, 개혁 마인드가 충일하며, 약자를 보듬는 후보가 누구일까? 이 물음에는 좌·우가 아무런 잣대가 되지 않는다. 우가 좌를 선택할 수도, 좌가 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오른 날개와 왼 날개의 균형 잡힌 날갯짓으로 창공을 힘차게 비상하는 한 마리 아름다운 새의 힘찬 비상을 꿈꾼다.

<작가/선임기자, ouasaint@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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