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31) - 일단 티끌세상에 뛰어들면 이내 부질없는 신세로 전락하리니 …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31) - 일단 티끌세상에 뛰어들면 이내 부질없는 신세로 전락하리니 …
  • 허섭 허섭
  • 승인 2021.11.27 06:50
  • 업데이트 2021.11.2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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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오창석(吳昌碩 1844~1927) 자사소상도(自寫小像圖) 105+56 오창석기념관
 오창석(吳昌碩, 1844~1927) - 자사소상도(自寫小像圖)

331 - 일단 티끌세상에 뛰어들면 이내 부질없는 신세로 전락하리니 …

산 속에 살면 가슴이 맑아지고 시원하여 대하는 것마다 아름다운 생각이 든다.

외로운 구름과 들녘의 학을 보면 속세를 초월한 생각이 일어나고
돌 틈 사이로 흐는 샘물을 마주하면 마음을 씻어 내리고 싶은 생각이 나고
노송나무와 찬 매화나무를 어루만지면 굳은 절개가 우뚝 솟아나고
물가의 갈매기와 사슴을 벗 삼으면 번거로운 마음을 다 잊게 된다.

그러나 만일 한번 속세에 뛰어들게 되면 비록 외물과 상관하지 않을지라도
이 몸 또한 부질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 胸次(흉차) : 가슴 속, 흉중(胸中).
  • 淸洒(청쇄) : 맑고 깨끗함.
  • 觸物(촉물) : 사물과 접촉함.
  • 佳思(가사) : 아름다운 생각.
  • 孤雲野鶴(고운야학) : 한 조각 구름과 들에 서 있는 학은 모두 홀로 있는 것들로 한거(閑居)의 풍물들이다.
  • 超絶之想(초절지상) : 세속을 초월한 생각.
  • 石澗流泉(석간류천) : 돌틈 사이로 흐르는 샘물과 시내.
  • 澡雪之思(조설지사) : 마음의 때를 씻어 내린 생각.  雪은 ‘씻다’ 의 뜻임.  설욕(雪辱)
  • 撫(무) : 어루만지다.  애무(愛撫).
  • 老檜寒梅(노회한매) : 늙은 전나무와 찬 매화나무.
  • 勁節(경절) : 굳은 절개.
  • 挺立(정립) : 우뚝 섬.  挺은 ‘빼다, 뽑다, 빼어나다, 특출하다’ 의 뜻을 갖고 있다.

 * 일제는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를 ‘정신대(挺身隊)’ 라 이름 붙여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만행을 자행하였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다’ 면 자국민들을 징발할 것이지 왜 식민지 여성들을 강제 동원하였단 말인가?
侶(려) : 짝하다.

  • 沙鷗(사구) : 물가의 갈매기. 
  • 麋鹿(미록) : 큰 사슴과 작은 사슴. 고라니와 사슴.
  • 機心(기심) : 움직이는 마음, 뭔가를 꾸미는 마음.
  • 頓忘(돈망) : 갑자기 잊음. 
  • 塵寰(진환) : 티끌 세상, 속세(俗世).  寰은 원래 기내(畿內 : 천자가 직접 다스리던 영지)을 의미했으나, 나중에 천하(天下), 세상(世上)이라는 뜻으로 쓰임.
  • 贅旒(췌류) : 쓸데없는 존재를 의미함.  贅는 ‘혹, 몸에 난 사마귀’ 를 뜻하니 군더더기를 말하고,  旒는 ‘면류관(冕旒冠) 앞뒤에 늘어뜨린 구슬 장식’ 을 말함.  * 천자(天子)는 12줄, 제후(諸侯)는 9줄로 규정되어 있음. 
331 오창석(吳昌碩 1844~1927) 도등독서도(挑燈讀書圖) 106+40.2 중국미술관
 오창석(吳昌碩, 1844~1927) - 도등독서도(挑燈讀書圖) 

◈ <매처학자(梅妻鶴子)> 임포(林逋)의 고사

- ‘매화 아내에 학 아들’ 이라는 뜻으로, 속세를 떠나 유유자적하는 생활을 가리키는 말.  

송나라의 완열(阮閱)이 편집한 시화집『시화총귀(詩話總龜)』에 나오는 말이다. 송(宋)나라 때 임포(林浦)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평생을 홀아비로 살면서 세속의 영리를 버리고 고적한 가운데 유유자적하며 사는 시인이었다. 그래서 그의 시는 유정(幽靜)하면서도 청고(淸高)하였는데, 시로써 이름이 나는 것을 싫어하여 많은 시를 버리고, 후세에 전하여질 것이 두려워 시를 읊되 기록하지 않기도 하였다. 

그가 은둔 생활을 한 곳은 서호(西湖) 근처의 고산(孤山)이란 곳이었다. 자주 호수에 나가 조각배를 띄우고, 간혹 절을 찾아 유한한 정취를 즐겼는데, 임포는 처자가 없는 대신 자신이 머물고 있는 초당 주위에 수많은 매화나무를 심어 놓고 학을 기르며 살았다. 그는 학이 나는 것을 보고 손님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임포를 두고, ‘매화 아내에 학 아들을 가지고 있다’ 고 하였다. 그 후 사람들은 풍류를 즐기며 초야에서 정한(靜閑)하게 사는 사람을 가리켜 ‘매처학자(梅妻鶴子)’ 라 부르게 되었다. 

임포(林逋 967~1028) 

중국 송(宋)나라 때의 시인ㆍ은사. 자는 군복(君復). 시호는 화정(和靖).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서 매화와 학을 벗 삼아 은거 생활을 했다. 행서(行書)에 능하고, 자연 평담한 서풍을 이루었음.

※ 본 장은 채근담 중에서 가장 글자 수가 많은 장이다. 전체 74자로 되어 있다. 참고로 채근담 중 글자 수가 적은 장과 많은 장을 밝히면 다음과 같다.

전집 제144장 - 13자 (7자+6자) / 후집 제27장 - 14자 (7자 대구) / 후집 제31장 -  14자 (7자 대구) / 전집 제15장 - 16자 (8자 대구) / 전집 제202장 - 16자 (4자 4구 대구)  //  후집 제96장 - 62자 / 전집 제146장 - 63자 / 후집 제66장 - 69자 / 후집 제106장 - 74자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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