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50) - 시정(市井)의 거간꾼이 되느니 차라리 구렁에 굴러 떨어지리라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50) - 시정(市井)의 거간꾼이 되느니 차라리 구렁에 굴러 떨어지리라
  • 허섭 허섭
  • 승인 2021.12.16 09:55
  • 업데이트 2021.12.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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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불(陳之佛, 1896~1962) - 매학앙춘(梅鶴仰春)

350 - 시정(市井)의 거간꾼이 되느니 차라리 구렁에 굴러 떨어지리라                                                   

산림지사는 가난하나 세속을 벗어난 높은 멋이 절로 넉넉하고
들판의 농부는 거칠지만 꾸밈이 없어 타고난 본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만일 한번 몸을 잃어 시정의 거간꾼으로 전락(轉落)한다면
도랑에 굴러 떨어져 죽을망정 오히려 정신과 육체가 깨끗함만 못하리라.

  • 山林之士(산림지사) : 산속에 은거(隱居)하는 지조 높은 선비.
  • 淸苦(청고) : 청빈(淸貧)함.
  • 逸趣(일취) : 세속을 초월한 취미(趣味).  逸은 ‘높다’ 의 뜻이다.
  •  * 逸에는 ‘달아나다, 없어지다, 숨다 / 뛰어나다, 높다, 편안하다, 기뻐하다 / 제멋대로 하다, 난잡하다’ 등의 뜻이 있다.  逸話(일화) 逸失(일실) 逸脫(일탈) 安逸(안일) 獨逸(독일) - 같
  •  후발 제국주의 국가로서 일본의 독일에 대한 선망(羨望)이 담긴 국호이다. 
  • 饒(요) : 풍부함, 넉넉함.
  • 農野之夫(농야지부) : 들에서 농사짓는 농부.
  • 鄙略(비략) : 꾸밈이 없고 거침, 거칠고 소박함. 야비조략(野鄙粗略).
  • 天眞(천진) : 천진난만(天眞爛漫)한 자연 그대로의 본성(本性).
  • 渾具(혼구) : 모두 구비(具備)함.
  • 駔儈(장쾌) : 교활한 거간꾼, 중개인(仲介人).  두 글자 모두 ‘거간꾼(居間)’ 의 뜻이다.
  • 轉死溝壑(전사구학) : 도랑이나 골짜기에 굴러 떨어져 죽음, 굶어죽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출전은『맹자(孟子)』이다.
  • 神骨(신골) : 정신과 육체, 심신(心身).

*『맹자(孟子)』 공손축(公孫丑) 하(下)에
凶年饑歲(흉년기세) 子之民(자지민) 老羸轉於溝壑(노리전어구학) 壯者散而之四方者(장자산이지사방자) 幾千人矣(기천인의).  - (만약) 질병과 기근이 든 해에 당신의 백성들 중 늙은이와 병약자들은 도랑이나 골짜기에 굴러 떨어지고 젊은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진 자가 수천 명이나 된다(면)

* 본문 중에 쓰인 若은〔①같다 ②만약〕의 두 가지 뜻으로 각기 쓰였으며, 猶는〔①오히려 ②같다〕의 두 가지 뜻 중에서 ①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진지불(陳之佛, 1896~1962) - 동지소소조(同枝小鳥)

◈ 『한서(漢書)』 왕길전(王吉傳) 찬(贊)에

山林之士(산림지사) 往而不能反(왕이불능반), 朝廷之士(조정지사) 入而不能出(입이불능출) 二者各有所短(이자각유소단).

 - 산림의 선비는 가서는 돌아올 줄 모르고, 조정의 선비는 들어가서는 나올 줄을 모르니, 이 둘 다 각기 그 단점이 있다.

※ ‘물러나면 선비(士)요, 나아가면 대부(大夫)라, 이를 일러 사대부라(士大夫)라 한다.’ 초야에서 학문을 닦아 세상에 나아가 크게 쓰이면 조정의 신하가 되는 것이며, 그 뜻을 펴지 못하여 벼슬을 버리고 물러나면 다시 초야의 선비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것이 조선조 사대부들의 행동양식이요, 나아가고 물러나는 처세관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쟁(政爭)에 휘말리는 게 두려워 초야에 숨기만 하는 비겁한 선비도 있었으며, 벼슬을 탐하여 결국에는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권귀(權鬼)로 전락한 권귀(權貴)들도 있었다. 나아가고 물러나는 그 때를 놓치면 결코 오롯할(온전할) 수 없는 것이 선비의 인생이었다. 

진지불(陳之佛, 1896~1962) - 세수쌍염(歲首雙艶)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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