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64) - 천하를 주고받음도 석 잔 술에 지나지 않고 천하의 주인을 가리는 승패도 바둑 한 판으로 여기나니 …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64) - 천하를 주고받음도 석 잔 술에 지나지 않고 천하의 주인을 가리는 승패도 바둑 한 판으로 여기나니 … 
  • 허섭 허섭
  • 승인 2021.12.30 07:00
  • 업데이트 2021.12.3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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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제백석(齊白石 1864~1957) 타일상호(他日相呼) 53+48.5 개인소장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타일상호(他日相呼) 

364 - 천하를 주고받음도 석 잔 술에 지나지 않고 천하의 주인을 가리는 승패도 바둑 한 판으로 여기나니 … 

사람의 마음에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띠가 하나 있으니
곧 새털이 태산만큼이나 무겁다.

오직 외물로 인하여 그러함을 분명 깨닫는다면
요순(堯舜)이 천하를 주고받음도 술 석 잔에 불과하고
탕무(湯武)가 걸주(傑紂)를 정벌함도 한갓 바둑 한판으로 여길 수 있다.

  • 粘帶(점대) : 몸에 달라 붙어 풀어놓거나 떼어낼 수 없는 허리띠. ‘집요한 욕망의 고통’ 을 비유한 말이다.
  • 鴻毛(홍모) : 기러기의 털. ‘아주 가벼운 것’ 을 비유한 것이다.
  • 因物付物(인물부물) : 
  • 洒然(쇄연) : 상쾌하다. 의심이 없어 확연(廓然)함을 뜻한다.  洒는 瀟灑(소쇄)의 灑와 동자(同字)이다.
  • 堯舜(요순) : 요임금과 순임금. 요임금이 천하에서 가장 어진 사람인 순을 찾아 그에게 천하를 물려준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두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도 함께 넘겨주었으니, 한 이불 속에서 두 여인을 거느릴 수 있다면 족히 천하를 다스릴 수 있었을 것이다.)
  • 三杯酒(삼배주) :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천하를 넘겨준 것도 그저 술 석 잔 주는 정도의 대수롭잖은 일로 여긴다는 뜻이다.
  • 湯武(탕무) : 상(商-殷은)나라의 개국 군주 탕(湯)임금과, 주(周)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을 말함. 폭군인 천자를 정벌하여 새로운 나라를 세운 역성혁명(易姓革命)의 주역들이다.
  • 征誅(정주) : 정벌(征伐)하여 죽임. 征은 ‘쳐서 정복하다’, 誅는 ‘베어 죽이다’ 의 뜻이다.
  • 一局棋(일국기) : 바둑 한 판, 한 판의 바둑. 탕왕과 무왕이 천자인 폭군 걸(傑)과 주(紂)를 징벌(懲罰)한 역성혁명도 그저 한 판의 바둑으로 여길 뿐이라는 뜻이다.

 * 본문 중의 마지막 부분은 소강절(康節 邵雍) 선생이 말한 것이라 한다. 이는 보광사본(普光寺本) 상권 제89장에 두보(杜甫)의 싯구와 함께 나오는데 아래에 전문을 소개한다.

364 제백석(齊白石 1864~1957) 잔엽공충(殘葉工蟲) 172+46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잔엽공충(殘葉工蟲)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추계초충도(雛鷄草蟲圖-병아리와 풀벌레)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추계초충도(雛鷄草蟲圖-병아리와 풀벌레)

◈ 『채근담』 보광사본(普光寺本) 제89장 - 만해본(卍海本) 평의(評議) 제1장

物莫大於天地日月(물막대어천지일월) 而子美云(이자미운), 日月籠中鳥(일월롱중조) 乾坤水上萍(건곤수상평). 事莫大於揖遜征誅(사막대어읍손정주) 而康節云(이강절운), 唐虞揖遜三杯酒(당우읍손삼배주) 湯武徵誅一局棋(탕무정주일국기). 人能以此胸襟眼界呑吐六合(인능이차흉금안계탄토육합) 上下千古(상하천고), 事來如漚生大海(사래여구생대해) 事去如影滅長空(사거여영멸장공) 自經綸萬變而不動一塵矣(자경륜만변이불동일진의). 

- 사물로는 천지일월보다 큰 것은 없으나 두자미는 말하기를, ‘해와 달은 새장 속의 새와 같고, 하늘과 땅은 물에 뜬 부평초와 같다’고 하였다. 인간의 일로 나라를 선양하고 정복하는 것만큼 큰 일이 없으나 소강절은 말하기를, ‘당우의 읍손은 석 잔의 술과 같고, 탕무의 정주는 한 판의 바둑과 같다’고 하였다. 사람이 그 흉금과 안목으로 능히 우주를 삼켰다 토하고 천고를 오르내린다면, 어떤 일이 닥쳐올 때에는 바다에 거품이 생기는 것과 같고, 일이 지나갈 때에는 그림자가 허공에 사라지는 것과 같아, 스스로 천변만화를 이루어도 티끌 하나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 이 얼마나 장쾌(壯快)한 스케일인가 ? 무릇 티끌 같은 존재로 살아도 이만한 뜻은 품고 살아야 할 것이다. 

364 제백석(齊白石 1864~1957) 황엽오종(黃葉오종) 25.3+18.4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황엽오종(黃葉오종)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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