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일 칼럼] 무지막지無知莫知 윤석열
[김상일 칼럼] 무지막지無知莫知 윤석열
  • 김상일 김상일
  • 승인 2022.02.19 11:38
  • 업데이트 2022.02.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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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보면 “더군다나 농사는 이력이 있어야겠지요. 우린 아주 손방이지만...”란 구절이 있다. 여기서 ‘손방’이란 “아주 할 줄 모르는 솜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일을 아주 완벽히 잘하는 경우는 “손발이 잘 맞는다”고 한다. 그래서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한다. 손으로 도둑질을 하고 달아날 줄 모르면 안 된다는 데서 유래한 것 같다.

야당 후보 윤석열 같이 손발이 잘 맞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그의 손에는 ‘王’자가 박혀 있고, 발은 편한 의자에 모셔져 있으니 가히 ‘왕족(王足)’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손발이 잘 맞는 대통령 후보가 역사상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우주의 기운이 윤 후보의 머리 위에 감도는 것 같은 예감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이런 예감은 왕조 시대에나 가질 만한 것이다. 그러나 유교이념에 따른 봉건왕조 시대에도 윤석열의 王足은 허용되지 않는다. 나름대로 제왕의 법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언론들도 윤석열의 王足을 보도하고 있다. 아마 그가 대통령이 되어 해외 순방을 한다면 언론들은 왕족 사진을 대한민국의 상징처럼 보도할 것이다.

윤석열은 지금 ‘민주공화국’의 대통령 후보이다.

그래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자면 민주공화국을 왕조 시대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그런데 그는 王足에 잘도 어울리게 왕조시대 도래를 재촉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검찰총장을 법무장관의 권한 밖에 두겠다고 사실상 입법, 사법, 행정, 검찰 4권 분립을 선언했다. 그리고 그가 이 선언을 한 다음 날 지방 유세차 지방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王足을 가시화 했다. 그는 25년 동안 공들여 만들어 놓은 공수처도 폐지하고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고도 했다. 법의 절차가 엄연히 남아 있는데 어떻게 적법 절차도 거치지 않고 심판부터 하겠다고 하는지 초딩도 의아해한다. 이는 표적을 해 놓고 그 다음에 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윤석열이 지금까지 해온 방법이던가?

윤석열의 王足을 보고 여야를 막론하고 경악하고 있다. 심지어는 유치원생 정도라도 놀라고 있다. 유치원에서도 이 정도의 짓은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열차 승차 내규에도 구두를 의자에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럼 이런 윤석열이 대통령을 심판하겠다고 하니 점점 납득이 안 간다. 민주공화국에선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고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열차 승차 내규도 모르는 자가 칼자루를 잡겠다고 하니 생각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를 더욱 경악케 하는 것은 이 사진을 게시판에 올린 장본인이 바로 윤석열 캠프의 공보 담당자이고, 그가 직접 촬영까지 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자기들의 캠프 게시판에 올렸다는 것이다. 아무리 서슬 시퍼런 대통령 후보라 하더라도 열차 좌석에 발 올리는 것 정도는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지 않았겠는가? 다리가 저려 그랬다면 자기들 끼리 보고 넘어 갔으면 될 것을 당 캠프 게시판에까지 올렸다는 것도 참 이해가 안 간다. 이준석 대표는 자기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생긴 일이라고 한다. 이 말도 이상하다. 당대표가 앉은 혹은 앉을 자리에 흙발 묻은 구두신발을 올려놓는 것도 이상하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힘당 전체가 자기들 안에서는 그 자체로서 무엇이 잘못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더 이상한 것은 윤석열의 해명 발언이다. ‘유감’이라고 했다. 보통 이 말을 하는 경우는 상대방이 한 말이나 행동에 불쾌감을 느꼈을 때이다. 그런데 유감이라고 말하는 것은 언론이나 사람들이 윤석열에게 손가락질 하는 것을 두고 미안하고 죄송하기는커녕 오히려 불쾌하다는 말이 아닌가? 이 모든 일련의 일들을 종합해 볼 때에 윤석열과 그 주변의 사람들, 나아가 국민의 힘 전체가 자기들은 왕족(王族)이라고 착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품게 한다. 의심이 아니고 그렇다는 심경을 가질 수밖에 없게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생각나는 말이 있다. ‘제왕무치帝王無恥’란 바로 이 말 한마디다. 즉, “왕은 수치가 없다”이다. 봉건왕조 시대에 임금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짓을 해도 수치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 하나로 王足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그래서 지금 국민의힘 당과 그들의 후보 윤석열은 왕조 시대 회귀를 꿈꾸고 있고 그것이 실현되는 것이 이번 선거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민주화와 산업화의 성공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거의 전 언론이 자기를 지지하는 글을 쓰고 있는 가운데 겨우 실오라기 같은 유튜브 언론 정도가 자기를 비판한다고 그것까지 자갈을 채우겠다고 한다. 제왕무치에 가장 저해되는 것이 실오리같이 남은 언론이라는 것이다. 2월 15일 고속버스 터미널 광장에서 한 이낙연이 한 찬조연설에서 이번 선거가 왕조시대 도래의 ‘데자뷰’라고 한 것은 많은 공감을 던져 주고 있다.

2022년 3월 9일은 소름 돋게 하는 무서운 날 같이 느껴진다. 박정희와 전두환보다 더 무서운 공포가 피부로 느껴져 온다. 박정희와 전두환도 최소한 왕조를 꿈꾸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우리가 싸울 힘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은 그렇지 않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다. 윤석열의 ‘제왕무치’는 유교윤리에서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유교의 철저한 임금에 대한 忠사상도 공자의 덕목인 애민과 천명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왕조 시대에 임금은 지금의 대통령보다 더 힘을 행사하기 어려웠다. 왕조실록에 보면 공자의 이름을 기록할 때는 임금이란 글자보다 항상 위에 적어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의 논리는 유교 윤리도 아니기 때문에 섬뜩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다시 말해서 윤석열의 힘은 법도가 아닌 주술이나 신탁 같은 데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무섭다는 말이다.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 죽이고 작두 위에서 춤을 추는 데서 나온 힘이기 때문에 무섭다는 말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무당은 오히려 권선징악과 평화와 행운을 빈다. 이런 무속 문화는 길이 보존돼 마땅하다. 우리의 정신적 뿌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무당이다. 기복과 주술에 근거해 무속을 자기의 출세와 금권욕에 이용하는 선무당이 문제이다. 김건희와 윤석열이 과연 이러한 건전한 무속에 의존하고 있는 것인가? 이미 대통령이 되기 위해 법사들인가 하는 자들을 찾아다니는 것 자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닌가?

그래도 왕조시대의 제왕무치는 법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김건희와 윤석열의 王足은 ‘무지막지無知莫知’(무지하고 우악스러움)한 데서 나온 것 같이만 보인다. 과연 옛날 王이 열차를 탔다고 했을 때에 제왕무치라고 해 열차 좌석에다 저렇게 구두발을 올려놓을 것인가. 연산군도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의 저런 행위는 제왕무치에도 없는 무지막지에서 나온 주술의 영매와 빙의憑依에서나 가능한 짓이다.

관악산 입구 같은 데 가면 지금도 큰 바위 있는 곳에서 선무당들이 굿판을 벌인다. 그런데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 청소가 제대로 된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무속이 욕을 얻어먹는 것이다. 과연 김건희와 윤석열이 지나간 자리가 어떨까? 심히 걱정된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이 나라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가? 3월 9일 악몽을 꾸는 날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상일 교수
김상일 교수

만약에 혹시라도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것은 이 나라의 불행인 동시에 윤석열과 그 일가의 불행이 될 것이다. 당선되는 그 날부터 본·부·장의 비리가 그를 엄습할 것이다. 그래서 그의 홍위병인 검찰권력을 무소불위 모든 권력 위에 두겠다고 한 것이다.

윤석열의 손발 잘 맞는다고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것들이 있다. 언론과 검찰들이다. 굿판에는 항상 먹을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깨어 있는 시민들 결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 한 표라도 사표 내지 말고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목련꽃 피는 4월 부디 잔인한 달이 아니 되기를 기도한다.

<전 한신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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