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4-표지화 작가 이야기] 수채화로 따뜻한 마음 나누는 이옥분 작가
[시민시대4-표지화 작가 이야기] 수채화로 따뜻한 마음 나누는 이옥분 작가
  • 시민시대 시민시대
  • 승인 2022.04.23 13:01
  • 업데이트 2022.04.25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영명 / 서양화가, 전 부산미협·산예총 회장
ⓒ이옥분

이옥분 수채화 작품을 대하면서 물을 노래한 이찬용 시가 떠올라 소개한다.

물의 노래

물처럼 살아라 한다
맛도 모양도 없는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아래로
아래로
밑으로
밑으로
머리사 마냥 숙으리고
밑으로
밑으로
아래로
아래로
시궁창
하수구
별의별 험한 곳 가리지 않아
눈꼽만큼의 자존도 없다
세모면 세모
네모면 네모
둥글면 둥근 대로        
온갖 몹쓸 것 다 싸안고
때로 흉흉한 소용돌이
천 길 폭포수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
그러나 몇 만 년을
숲은 역시 푸르르고
바다의 가슴은 넉넉하다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모양도 맛도 없는
물처럼 살아라 한다

따뜻한 새봄 4월은 신록과 온갖 아름다운 꽃들로 새 생명이 솟아나듯 겨울 내내 추위와 코로나로 움츠렸던 우리들 마음을 녹여, 물같이 흘러 흘러 씻어내고 정화되어 마스크를 벗은 환한 얼굴의 웃음을 볼 수 있는 우리들 생활을 되찾길 소망한다.

수채화 역사는 고대 BC 3,000년 이집트에서 무덤 속의 생석회 벽이나, 미이라 포대, 나무, 파피루스[식물의 섬유 셀룰로오스를 뽑은 종이 비슷한 것으로서 오늘날 Paper의 어원] 등에 수채물감으로 그림, 문자를 표현하였다. 전통 한국화와 수묵담채화도 물의 특성을 이용하여 흐름과 번짐, 침투성, 안료의 농도 등으로 흡수하는 종이에 표현하는 투명수채화 개념이다.

이옥분 작가는 1961년 부산 태생으로 부산진여고를 거쳐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줄곧 중등학교 미술교육에 봉임하면서, 특히 수채화 창작활동과 국내외 발표를 꾸준히 해온 부산의 중견작가이다. 70년대에 어느 지역보다도 일찍 태동한 부산수채화협회 회장을 이어 맡으면서 지역 수채화 발전과 활성화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① 화분 (수채 53 x 41cm 2007년)
화분 (수채 53 x 41cm 2007년)
뜰 앞에서 (수채 63 x 48cm 2013년)
물소리 (수채 65.1 x 50.0cm 2021년)

이옥분은 작가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림은 이미지 표현이다. 대상의 인상, 심상을 어떻게 나답게 표현할까? 항상 고민하는 나에겐, 물의 농도에 따라 색채의 깊이를 달리하는 수채화의 매력은 유화에서 볼 수 없는 고유의 투명함과 담백함으로 다가온다. 내 작품 속 대상은 자연에서 그냥 무심히 지나가는 풍경과 길거리에 핀 꽃, 화분 등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접하는 소재들이다. 하지만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 버리는 것들... 화려하지 않는 소박함 속에 내가 표현하는 이미지는 따뜻함이다. 이 따뜻함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중간 매개체로 빛을 주로 다룬다. 빛과 그림자, 자연의 똑같은 대상을 표현하더라도 빛의 효과를 이용하면 대상이 주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내 작품 속 빛은 밝음에 의한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공유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빛이 있으면 공간이 보이고 생명이 살아 숨쉰다. 빛이 주는 색채감, 공간감을 대상이 가진 다양한 성격과 함께 표현하면서 그림 속에 감정적 정서를 만들고자 한다. 세련되지는 않지만따뜻함이 있는 나만의 정서를 만들고자 한다.”

햇살 좋은 날 (수채 60.6x 45.5cm 2021년)
산 아래 봄 (수채 53X 41cm 2007년)
맨드라미 (수채 90.9X 65.1cm 2021년)

※ 이 기사는 본지와 콘텐츠 제휴 매체인 『시민시대』 4월호에 게재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