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 (120) ‘목압서사 2022년 9월 외부 초청 특강’ 진행
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 (120) ‘목압서사 2022년 9월 외부 초청 특강’ 진행
  • 조해훈 기자 조해훈 기자
  • 승인 2022.10.06 10:20
  • 업데이트 2022.10.0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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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선 건축전문가 '집 짓는 이야기' 주제
집 짓는데 측량, 설계, 건축 세 가지가 필수
비싸게 짓기 보다 가성비 좋게 짓는 게 효과

목압서사가 매달 주최하는 2022년 9월 외부 초청 특강이 30일 오후 6시30분 서사 연빙재(淵氷齋)에서 열렸다.

초청강사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형제봉 올라가는 등산로 인근인 노전마을에 몇 달 전 집을 지어 살고 있는 노전 김갑선(69) 건축전문가였다. 주제는 ‘건축(집짓는) 이야기’였다. 강의는 노전 선생이 30분가량 이야기를 한 후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아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먼저 집을 짓는데 있어 필수요소인 세 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는 측량, 둘째는 설계, 셋째는 건축이라고 했다. ‘측량’에는 건축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 주택은 주부의 동선(動線)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했다. 집을 지을 땅의 모양이 모두 다르므로 측량을 할 때 이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목압서사 9월 인문학 특강'이 9월 30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사 내 연빙재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목압서사
'목압서사 9월 인문학 특강'이 9월 30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사 내 연빙재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목압서사

다음은 ‘설계’의 문제다. 집을 지을 때 설계사무소에 “얼마짜리 집을 지어달라”는 협의를 거쳐 건축을 하지만 다 짓고 나서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창문틀이나 변기 등의 자재를 “왜 유명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았느냐?” 하는 경우이다. 건축주는 당연히 그런 자재를 사용하리라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설계도에 소위 ‘시방서’를 반드시 붙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대개 3개월이면 집을 짓는다. 설계 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제는 ‘건축’의 문제다. 땅의 어느 지점에 건축을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땅이 길쭉하다면 위쪽에 지을 것인가, 아래쪽에 지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생각보다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건축 할 지점에 대한 문제는 건축주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물 빠짐 문제와 햇빛이 언제 집안에 드는지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설계자 입장에서는 건축주가 지어달라고 하는 곳에 지어야 뒤탈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많은 건축주들이 멋있는 집을 모델로 해 ‘저 집과 똑같이 지어주세요’라는 주문을 한다. 그럴 경우 아주 난감하다. 왜냐하면 그 집의 내장재는 물론 땅에 묻힌 보이지 않는 파이프 등에 대해서 건축가로서는 모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50mm 파이프를 사용했는지, 100mm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갑선 건축전문가가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목압서사 제공
김갑선 건축전문가가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목압서사 제공

이어 한 참석자가 풀(pool) 빌라를 짓는데 대한 질문을 했다. 이 참석자는 이미 집을 직접 지어본 경험이 있어 구체적으로 보드판에 그림을 그려 자신이 구상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건축전문가는 이야기를 들어본 후 몇 가지 주의사항을 주고 당부를 했다. 건물마다 별도의 풀을 만들 경우 특히 두 가지는 분명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풀장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각각의 건물마다 담장을 높이 쌓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 건물과 저 건물을 구분하는 담장 아래에는 반드시 두 풀장의 물이 서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해에도 그런 풀 빌라가 있으므로, 가서 눈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 동남아도에 그런 풀 빌라 시설이 잘 되어 있으므로, 여건이 되면 어떻게 건축해 운영하고 있는지 많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를 했다.

이어 다른 참석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첫째, “악양 노전마을의 선생님 댁에 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앞으로도 풍광이 좋고 고개를 뒤쪽으로 돌리면 형제봉의 구름다리가 바로 보였다. 그래서 그 집 자리를 구할 때 어떤 것을 집중적으로 고려했는가?” 둘째, “집 자리를 잡으려면 어떤 점들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가?”

강의 후 김갑선(앞줄 가운데) 강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목압서사 제공
강의 후 김갑선(앞줄 가운데) 강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목압서사 제공

그는 이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원래 그 자리에 작은 집이 있었다. 이런 저런 것들을 보니 터가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풍수를 잘 보는 스님을 평소에 알고 지냈다. 그 스님을 모셔 또 그 분의 생각도 들었다. 양쪽에서 산줄기의 기운이 모이는 터였다. 7, 8년 동안 화개에 왔다 갔다 하면서 집터를 찾았으나 결국 낙점한 곳이 지금의 내 집이다.”고 답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물이 집안으로 흐르는 터는 가능하면 피하는 곳이 좋다. 만일 큰 비가 내려 집에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터는 부근의 땅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 그런 땅도 피하는 게 좋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대개 귀촌해 평생 살 생각으로 많은 돈을 들여 집을 짓는다. 어찌 보면 그건 낭비다. 자신의 사정을 고려해 소위 말해 가성비가 좋도록 짓는 게 낫다. 자재도 반드시 비싸다고 좋은 게 아니다. 저도 최근에 집을 지을 때 사용 목적에 맞게 집을 지었고, 지붕 등에 ‘징크’ 자재를 사용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효율적으로 지었지만, 자재 값 등은 훨씬 적게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지식으로 주민들에게 봉사하려고 한다.”며. “다른 건 몰라도 집을 짓는 문제 등 건축에 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누구든지 상관없이 문의를 하면 상담해 준다.”고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역사·고전인문학자, 본지 편집위원 massjo@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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