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가을엔
석정희
이 가을엔 이런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한 해의 소망이 여문 뒤
그 열매 한 바구니 가득 채워
동네를 돌며 나누고
기쁨에 찬 노래를 합창케 하소서
합창하는 무리 속에 어울려
뜨겁던 태양
거칠던 바람도 기억하며
목 타던 가뭄 끝에
내리시던 빗줄기
축복의 눈물로 쏟게 하소서
넓은 들에 가득한 곡식
나무마다 곱게 영근 열매
가렸던 푸른 치마 벗어 내리고
온 몸으로 하늘을 두르고 선
그림을 주신 하나님 앞에
감사의 잔을 바치게 하소서
이윽고 그 푸르던 하늘 내려 앉고
빈 들에 어둠이 쌓일 때
낙엽을 밟고 서서
축복과 감사보다 늦은
회개의 깨달음 고하며
엎드려 기도하게 하소서
흰 눈 내린 새벽길
하얀 융단을 밟고
종소리 울리는 교회로
발길 옮기는 꿈 있게 하소서


◇ 석정희 시인은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미주시문학 백일장에서 '장원'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유관순 문학대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 탐미문학 본상, 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제18회 대한민국통일예술제 문학대상 외
▷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The River》(영문시집), 《나 그리고 너》,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시선집), 《내 사랑은》
▷가곡집 《사랑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