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박홍재

 

 

페인트 빈 통 들이 덜컹대는 트럭 위에

꼿꼿한 말 통 몇 개 실눈 뜨고 웅크린 채

벽면을 오르내리던 롤러 붓을 응시한다

짐차에 새긴 상호 점 몇 개 뱉은 기침

도리어 흠이 더 쳐 따라온 그림 되니

까칠한 군더더기는 무뎌지는 칼끝이다   

<시작 노트>
자신을 감출 수 있다면 무엇을 감출까?
무엇으로 감추어야 감쪽같을까?
가장 좋은 것이 페인트로 칠하는 방법이다.
사람도 페인트로 감출 수 없다.
그래서 파출소와 법원은 항상 시끄럽다.
범부의 깨끗한 생활이 더 그리워진다.
드러낸 채 자신을 내놓을 수 있게 살자.
조용히 나를 뒤돌아본다.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회원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명소 기행(포토 에세이) 『길과 풍경』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