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1-지상갤러리】 옻칠화 작가 최말애 - 옻칠의 물성을 현대회화 표현에 접목
【시민시대1-지상갤러리】 옻칠화 작가 최말애 - 옻칠의 물성을 현대회화 표현에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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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4 13:09
  • 업데이트 2023.01.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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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 / 72.7*60.6cm / 나무판 위 옻칠, 삼베, 토분, 자개, 안료, 칠가루 / 2013
오르다 / 72.7*60.6cm  / 나무판 위 옻칠, 삼베, 토분, 자개, 안료, 칠가루 / 2013

옻칠의 물성을 현대회화 표현에 접목하는 옻칠화 작가 최말애

송영명 전 부산미협 및 부산예총 회장

 

<방탄소년단> <에미상>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오늘날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이 많은 외국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한국을 동경하는 한류 열풍이 이어가고 있다.

36년간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우리사회는 한동안 외래문화에 의존했었다. 이제 암울했던 시기를 벗어나 우리문화와 예술이 세계로 뻗어가는 모습들이 자랑스럽고 기쁘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지혜와 창의력을 이어 받은 것일까?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이란 고유문화의 정체성 바탕에서 현대 생활문화에 맞게 지혜와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하겠다.

1월호 지상갤러리에 소개하는 최말애 작가는 동양 삼국 한국, 중국, 일본이 그 민족특성에 맞게 형성된 전통 옻칠문화를 연구하면서 손수 옻안료를 제작하여 다양한 기법으로 독창적인 현대회화를 모색하고 있는 작가이다.

우리나라가 고대부터 이어온 옻칠문화가 고려시대 나전칠기로 꽃을 피웠다.

깊은 잠 / 72.7*60.6cm / 나
깊은 잠 / 72.7*60.6cm / 나

중국은 조칠기[여러 겹 쌓인 옻칠을 조각하여 문양을 만드는 기법], 일본은 마키에[Maki-e 귀금속 가루를 옻과 배합하는 기법] 옻칠문화가 형성되었다. 궁중에서부터 서민들의 일상생활 도구까지 널리 사용하던 옻칠문화가 현대에 와서 외래종 칠재료[카슈, 니스, 우레탄, 페인트]에 밀려 점차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안타갑기 그지없다. 요즘 옻칠 안료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하고 옻칠화 작품전이 개최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 보아진다.

시간의 신비 / 53*45.5cm / 나무판 위 옻칠안료, 자개 / 2019
시간의 신비 / 53*45.5cm / 나무판 위 옻칠안료, 자개 / 2019

“옻칠은 동아시아의 고유한 재료다. 서양화의 세계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특한 미감을 옻이 함축하고 있다. 그러니 작업의 과정과 결과에 과거와 현재의 공존은 자연스런 것이다. 옻칠의 물성이, 유화만 고집하던 나의 세계관에 균열을 가져 오고, 그것이 그림으로 변모되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미학의 발현이다. 옻칠의 색 한 조각, 토분의 질감, 심지어 우연한 사포자국 에서 나타나는 느낌들을 깊이 받아들여 내가 그 속에서 머물게 된다.”

은분을 이용한 인물의 사실적 표현과, 자개나 난각卵殼의 활용, 안료특유의 색감이 옻칠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빛의 변화와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색을 달리하는 무지개빛 자개는 물감에서는 얻기 힘든 신비스러운 미학적 특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1. 나의 꽃 / 53*45.5cm / 나무판 위 옻칠, 은분, 안료, 자개 / 2019 // 2. 봄을 담고 / 53*45.5cm / 나무판 위 옻칠, 삼베, 토분, 안료, 자개, 난각, 금박 / 2022  // 3. 연꽃 / 40.9*31.8cm / 나무판 위 옻칠, 삼베, 토분, 안료, 3 자개, 난각, 순금 / 2022

“안료에 옻칠을 타서 그대로 칠해도 어색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다양한 색깔들이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유화 물감에서는 얻을 수 없는 옻칠의 물성에 내 눈이 맞춰진 셈이다.”라고 말한 작가노트에서 최 작가의 전통 옻칠에 대한 깊은 사려와 애정으로 독특한 현대회화를 구축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옻칠화가 한국 현대회화의 꽃이 되어 세계미술계에서 주목받는 그날을 기대한다.

최말애 화가 약력

 

※(사)목요학술회가 발행하는 월간지 『시민시대』는 본지의 콘텐츠 제휴 매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