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간 다양한 인프라 공유와 상생 통한 협력 확대
장영수 부경대학교 총장
1. 현재 지역대학이 안고 있는 가장 힘든 현안은 무엇입니까?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전환이라는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사회적 여건은 특히 지역대학에 유달리 힘든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모든 대학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이지만, 대기업과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맞물려 청년들의 탈지역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특히 지역대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대학은 우수 인재를 키우고 특성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인적, 물적 자원이 크게 부족한 여건 속에서 정부 지원이나 고등교육 정책에서도 소외되며 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 또한 대학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수 신입생을 확보해 양질의 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로 양성하고, 지역과 산업,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해나가기 위해서는 재정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대학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자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재정지원사업 확대를 비롯한 고등교육 재정확충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2. 교육부 교육정책 중 대학 운영에 가장 힘든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학은 수많은 대내․외 평가를 비롯해 각종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연차평가, 종합평가 등에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적, 행정적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는 결국 대학 본연의 교육과 연구에 집중되어야 할 대학의 각종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대학 간에도 상생하며 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고 경쟁에 집중하며 상호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대학의 자율성을 더욱 강화해 각 대학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특성화하고, 일률적인 지표에 기반한 평가보다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지원 후 성과를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대학은 지역산업과 환경 등 여건에 맞게 특성화하며 고등교육 발전은 물론 지역발전 거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역대학만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 집행 관련 규제로 인해 자율적인 예산 집행이 어려운 점은 이러한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도록 한다. 규제 중심의 예산 관련 각종 규정을 개선해 각 대학이 특성화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재정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3.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획, 실천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습니까?
부경대학교는 국가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대학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동남권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간 250명 규모의 반도체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반도체 학과와 차세대 반도체 전문 대학원 신설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기존 반도체 관련 학과인 나노융합공학과, 재료공학전공, 신소재시스템공학전공, 디스플레이반도체공학전공은 물론, 반도체 분야 정부 재정지원사업으로 운영 중인 ‘반도체 전공 트랙 사업’, ‘스마트 그린 융복합소재 인재육성 연구단’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오는 2024년부터 전문인력을 키우게 된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미래의 유망한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인재 양성을 확대한다. 이차전지 등 에너지 소재 분야를 비롯해 지역 특성과 연계한 해양 모빌리티 분야의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한 융합전공 및 전공트랙을 개설하고, 디지털금융 분야 학과도 신설해 첨단산업 분야 인재 양성과 산업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특히 파워반도체 전문 기업 ㈜비투지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고 차세대 반도체 분야 산업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 및 혁신 인재 양성에 협력하고, 기업 IT 직무교육 선도기업인 멀티캠퍼스와 협력해 디지털인재양성 사업을 추진하는 등 산학협력은 물론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발전을 이끌기 위해 힘쓰고 있다.
4. 지역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향으로 지산학협력 체계를 통한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지역을 활성화할 정도로 온전한 성공 모델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산학의 협력체계 모델은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먼저 지산학 협력 컨트롤타워 기능을 정립 및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으로 지자체에서는 관련 제도 개선과 동반자적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대학은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기존의 성공사업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는 방식으로 지산학 협력 혁신 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드래곤밸리’로 불리는 부경대 용당캠퍼스에서 성공적으로 추진 중인 ‘대학혁신연구단지[URP] 조성사업’을 확대 추진하면 지산학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캠퍼스 공간을 활용한 기업 지원체계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교육부와 국토부, 중기부가 주관하는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과 같은 지원 사업을 지산학이 함께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지산학 협력에 따른 수요와 공급을 적절히 매칭하고, 4차산업혁명 등 산업 변화와 수요에 부응하는 지산학 생태계 조성에 힘써야 한다. 부산시의 경우 지산학협력센터를 보다 내실화하는 방안이 있다. 이를 위해 대학 캠퍼스에 지산학협력센터를 확대, 설치한다면,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지산학 협력을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지산학협력사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지역 대학생이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학생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지산학협력 체계 강화를 비롯, 혁신인재 육성을 위한 기반 조성, 기업수요에 적합한 혁신인재 양성, 지역현안을 해결하고 AI․블록체인․해양바이오 등 미래산업을 선도할 인재 양성 등을 목표로 지산학 협력체계 혁신 모델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5. 국가교육위원회가 발족하여 활동을 시작했지만, 아직은 그 존재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대학 위기 문제를 중요한 과제로 삼아 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는 미진합니다. 지역대학 위기와 관련해서 국가교육위원회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역대학이야말로 지역 경제산업의 발전과 지역 문화 성장의 구심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오랫동안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온 지역대학은 지역의 청년들에게 양질의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 분석하기 위한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의 요람으로서 기능을 수행해왔다. 몇몇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역대학의 위기가 지역의 경제와 산업을 휘청이게 할 만큼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지역대학의 성장과 발전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대학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 지역 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대학이 자체 역량을 바탕으로 특성화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지역 균형발전의 시각에서 지역의 경제산업 등 모든 인프라 발전과 연계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리는 등 경제․사회․문화 인프라가 한 곳에만 집중된 현 상황은 구조적 문제인 동시에 지방 우수 인재들 유출과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큰 원인 중 하나다. 우수 인재가 지역에 정주하고 지역대학이 지산학 협력을 주도하며 지역과 상호 유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는 대기업 등 기관의 지역 이전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지자체는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적, 행정적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이 같은 발전적인 시각으로 지역대학 관련 문제에 접근해주기를 바라고,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
6. 부산지역 대학들이 지역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도모해 볼 수 있는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함께 할 수 있는 지역대학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해주십시오.
지역대학의 강점은 지역의 경제․사회․문화를 기반으로 한 특화전략을 중심으로 특성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과 함께 성장해온 지역대학들은 각각의 강점과 우수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학문 분야의 특성화를 통해 지역발전과 산업발전을 이끌 수 있다. 부경대가 오랜 전통의 공학과 해양수산 분야 기초학문을 기반으로 최근 반도체, AI, 휴먼바이오 등 첨단학문 분야를 이끌며 특성화종합대학으로 거듭난 것처럼, 부산지역의 많은 대학은 해양, 의학, 금융, 모빌리티, 관광, 환경 등 부산시의 미래 전략과 연계한 특성화에 공들이고 있다. 이 같은 특성화 노력은 이미 부산지역 각 대학 간 협력 확대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는 이 같은 각 대학의 자체 노력과 부분적인 협력에 이어 대학별 강점 분야를 활용해 지역산업 밀착형 공동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학위 과정은 물론 비학위과정 등 다양한 과정을 개발해 공유하는 등 대학 간 협력을 확대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대학의 다양한 인프라를 공유하며 경쟁이 아닌 상생을 전제로 한 유연한 협력을 확대해간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대학과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7. 부산지역 대학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 부산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지역대학 입장에서 지역 고등교육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지자체의 거는 기대는 아주 크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자 해양수도인 부산지역의 위상을 생각하면 대학과 고등교육 또한 그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산시가 장․단기 지역인재 육성 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역대학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반영할 수 있는 정례화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지역대학의 다양한 여건과 인프라를 고려하고, 개별 발전전략을 취합해 대학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학생과 청년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도 중요하다. 주거와 일자리 문제 등 지역 우수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지역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적, 행정적 지원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8.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대학이 가진 장점과 특징을 중심으로 홍보내용을 안내해주십시오.

부경대는 전공 칸막이를 낮춰 학생들이 전통의 기초학문은 물론, 첨단산업 분야 선도학문까지 두루 익히며 융복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또 연계․융합전공과 학생설계전공, 마이크로전공 등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설계로 맞춤형 교육 혜택과 함께 전공, 교양과는 별도로 180개에 이르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취‧창업, 봉사, 공모 등 다양한 경험까지 누릴 수 있다. 뛰어난 교육인프라도 강점이다. 부산 대표 대학로이자 광안리와 맞닿은 완전 평지 캠퍼스인 부경대는 중앙도서관과 청운관 등 도서관을 학생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최근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수상레저관도 건립했다. 여기에 부경대생들은 세종관과 행복기숙사 등 넉넉하고 안락한 학생생활관과 휴식․축제의 공간인 백경광장 등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또 국립대의 장점인 등록금과 장학금 혜택으로 교육비 부담은 낮추고, 자매결연한 수많은 해외 유수 대학에 교환학생 등 국제교류 프로그램 참가할 수 있는 글로벌 교육환경까지 제공한다. 부산 최초의 대학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특성화종합대학으로서 최근에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QS 세계대학평가 등 각종 대외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매력적인 대학이 바로 국립부경대학교다.
<부경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