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1-도서관 이야기】 통계로 보는 부산의 공공도서관 현황
【시민시대1-도서관 이야기】 통계로 보는 부산의 공공도서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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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26 14:20
  • 업데이트 2023.01.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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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저물어 간다. 한 해가 지나가면 한 해의 성과를 정리하며 이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통계를 작성한다. 국가통계는 사회ㆍ경제적 변화를 진단하고 과학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필수적인 공공재이다. 이번 호에서는 국내 도서관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종합적인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1)을 통해 부산의 공공도서관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의 수는 다음 <표 1>에서 보듯이, 2016년 1,010관에서 2017년에는 1,042관, 2018년에는 1,096관, 2019년에는 1,134관, 2020년에는 1,172관으로 4년 동안 162관이 늘어나 매년 40관 이상 증가하였다.

공공도서관 현황
〈표 1〉 공공도서관 현황2)

이처럼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가 증가하였음에도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다음 <표 2>에서 보듯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공공도서관 수는 1,172관으로 미국(9,057관)의 13%, 독일(6,859관)의 17%, 일본(3,316관)의 35%, 호주(1,664관)의 70%에 불과하다. 이를 볼 때 우리의 공공도서관 수의 확충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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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ㆍ문화체육관광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https://www.libsta.go.kr/>, 2022.12.12.
접속.
2) 문화체육관광부, 2021(’20년 기준)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 보고서, 서울: 문화체육관광부
, 2021.

〈표 2〉 주요 국가별 공공도서관 수
〈표 2〉 주요 국가별 공공도서관 수3)

각 나라마다 인구 규모가 다르므로 국가별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 수를 살펴보면, 다음 <표 3>과 같이, 한국은 1관당 인구 수가 42,223명으로 독일(12,215명)의 약 3.5배, 호주(15,441명)의 2.7배, 미국(36,333명)의 1.16배, 일본(38,141명)의 1.1배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전체 공공도서관의 수가 적을 뿐 아니라 1관당 인구 수도 엄청 많은 것을 볼 때 공공도서관의 확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표 3〉 주요 국가별 1관당 인구 수
〈표 3〉 주요 국가별 1관당 인구 수4)

왜냐하면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무료로 지식과 정보를 즉석에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공공도서관은, 빈부격차에 따른 지식과 정보의 격차가 또다시 빈부격차를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민주적이고 사회적인 장치이다. 따라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공공도서관의 역할에 주목하고 어디에 사는지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의 지식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지식정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공공도서관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인근 도서관의 소장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필요한 자료를 원거리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즉 지식정보접근권이 실현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서비스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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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1(’20년 기준)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 보고서.
4) 2021(’20년 기준)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 보고서.

그러면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의 공공도서관 현황은 어떠한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을 통해서울광역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와 비교해 보고자 한다. 다음 <표 4>과 같이, 2021년 기준 부산의 공공도서관 수는 49관이고, 서울은 195관, 인천은 58관, 대구는 44관으로 부산은 서울의 1/4에 불과하다. 도서관 증가상황을 보면, 서울은 2017년 160관에서 2021년 195관으로 4년 동안 35관이 증가한 반면, 부산은 4년 동안 40관에서 49관으로 9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은 공공도서관의 교육적ㆍ문화적ㆍ사회적 효용을 인지하고 적극 확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4〉 공공도서관 수5)

그리하여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 수를 보았더니, 다음 <표 5>와 같이 우리나라 전체로는 2017년 49,692명에서 2018년은 47,287명, 2019년은 45,723명, 2020년은 44,223명, 2021년은 42,747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볼 때, 공공도서관이 점차 증가하여 1관당 봉사대상 인구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표 5〉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1관 당 인구 수
〈표 5〉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1관 당 인구 수6)

부산의 상황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지역별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 수를 살펴보니, 다음 <표 6>과 같이 2021년 기준으로 부산은 68,375명으로 서울의 48,766명보다는 40%가 많고, 인천의 50,834명보다는 35%가 많으며, 대구의 54,214명보다도 26%가 많은 수치로 전국 광역시ㆍ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이다. 부산의 교육과 문화의 가장 기본적 인프라인 공공도서관이 인구대비 전국에서 가장 적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적다고는 생각했지마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는 역대 부산시장과 구청장, 부산시교육감이 교육과 문화 수준을 향상하여 부산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교육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신념과 실천 의지가 없었거나 부족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표 6〉 지역별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 수
〈표 6〉 지역별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 수7)

부산시의 공공도서관 1관당 인구 수를 전국 평균인 42,747명으로 하려면, 부산시의 2021년 인구는 3,396,109명8)이므로 공공도서관 79.45관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49관이므로 30관이 더 확충되어야 하고, 서울 수준으로 하려면 69.6관, 즉 70관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 49관이므로 공공도서관 21관이 더 확충되어야 한다. 부산시가 인구유출을 염려할 것이 아니라 교육과 문화의 인프라인 공공도서관을 확충하여 부산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교육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든다면 인구는 절로 유입될 것이다. 이렇게 실행되도록 우리는 시장과 구청장, 교육감에게 요구하고, 그런 의지가 있는 단체장을 선출하여 실현되도록 시민들이 채근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부산의 도시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쇄신할 필요가 있다.

걸어서 15분 이내에 안락한 분위기에서 지식과 정보의 바다에 빠져서 책 읽고, 자료 찾고 영상 보며 즐기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시내 곳곳에 건립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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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6)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7)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8) 부산광역시, 공공데이터포털, <https://data.busan.go.kr/statData/list.nm>, 2022.12.15. 접속.

 

그런데 한 가지 희망을 보았다. 지난 11월 부산시청에 문화재위원회가 있어 간 적이 있다. 나오다 보니 산뜻하게 조성된 도서관에 어린이들이 보호자와 함께 책을 보고 있어 ‘어린이도서관이 시청에 생겼구나’ 하며,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 보았다. 간판은 “부산시청 들락날락”이며, 박형준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하였다.

부산광역시청 1층의 ‘부산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부산광역시청 1층의 ‘부산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9)

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시청 1층에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미디어 아트를 감상하고, 3D 동화를 체험하는 등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체험ㆍ학습하고,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어린이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책 읽기를 즐기고 디지털 콘텐츠를 접하며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이런 공간을 2030년까지 300개소를 조성한다고 하니 응원하는 마음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들락날락> 1층에서는 책의 열람만 가능하고, 대출은 하지 않고 있었다.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겠지만 장서를 대폭 확충하여 대출 서비스를 개시할 필요가 있다. 부산은 많은 공공도서관이 산꼭대기나 외진 곳에 있어 걸어가기는커녕 지하철이나 버스에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공공도서관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새로 설립되는 <들락날락>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주기를 기대한다. 어린이들이 안락한 환경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보다가 집에 가서도 볼 수 있고, 나아가 다양한 디지털 자료도 갖추어 서비스를 강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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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부산광역시교육청 공식블로그, 부산시청 어린이복합공간 '들락날락 미래놀이터'로 놀러오세요~,
<https://blog.naver.com/with_pen/222904424896>, 2022.12.15. 접속

도서관에서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에 발 맞추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들을 만나고 보고 느끼고 즐기는 것이 도서관의 자연스러운 진화과정이다. 책을 읽는 것도 놀이가 되면 책 읽기가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 된다. 어린이부터 은퇴 세대까지 전 세대가 이러한 즐거움을 느끼고 이를 통해 자아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이다. 부산시장과 각 구의 구청장 및 부산시교육감은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인지하고 우선적으로 정책을 수립하여 공공도서관을 대폭 확충하기 바란다.

송정숙 교수
송정숙 교수

◇송 정 숙 : ▷부산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석사, 박사, 고전문학 전공) ▷연세대 대학원 문헌정보학과 졸업(문헌정보학 석사, 서지학 전공)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정보학대학원 문헌정보학과 방문학자 ▷부산대 도서관 부관장, 한국기록관리학회 회장, 한국문헌정보학교수협의회 회장 역임 ▷부산대 사회과학대학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2022.9.1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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