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머릿속 전시회 : 서울-부산 도보 生覺記 47 - 전략적 경쟁력이라고?
박기철 교수의 머릿속 전시회 : 서울-부산 도보 生覺記 47 - 전략적 경쟁력이라고?
  • 박기철 박기철
  • 승인 2023.07.26 07:00
  • 업데이트 2023.07.28 10: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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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경쟁력이라고?

부처가 된 싯다르타는 나를 믿으면 소원성취할 것이라고 했을까요? 천만에요. 그는 自燈明 法燈明이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오로지 너 자신을() 등불로() 밝아져라()! 오로지 법을() 등불로() 밝아져라()! 여기서 법이란 법률(law)이 아닙니다. ()이 가는() 순리적 흐름이 법()이지요. 이러한 법적인 순리는 생태주의 철학의 기반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순리보다 온통 전략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전략(戰略)은 한자 뜻 그대로 창()을 들고 들어가 남의 땅()을 마구 빼앗는 짓인 노략(擄掠)질이지요. 또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꾀()로 군인들이 쓰던 말이지요. 우리는 군인도 아닌 민간인인데 무조건 전략이라고 합니다. 경영전략, 마케팅 전략, 판매전략, 하물며 농사전략, 학습전략, 결혼전략, 대화전략, 연애전략이라고 합니다. 농산물, 공부, 배우자랑 싸울 것도 아니면서그러한 싸움의 용어인 전략을 갈아 치우는 말이 순리입니다. 순리(順理)란 물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르는 이치입니다. 물 흐르는 법()적 순리는 균형만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한쪽이 크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하지요. 네가 크면 나도 커야 균형이 맞겠지요. 그것이 지역 균형입니다. 균형(balance)과 달리 조화(harmony)는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습니다. 크든 작든 전반적 어울림을 따지지요. 균형의 관점에서는 서로들 커야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조화의 관점에서는 서로 어울려야 생명력이 있다고 생각하지요. 남보다 크고 세서 경쟁력이 있는 것보다 남과 어울려서 생명력이 있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처럼 생태주의란 전략이 아닌 순리에 따라 균형이 아닌 조화를 추구하여 경쟁력이 아닌 생명력을 기르기 위함입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이상적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적인 철학입니다.

생태주의로의 패러다임 전환

제가 걷는 길에서 전략, 균형, 경쟁력이라는 단어들은 언제 어디서나 판을 치고 있었지요. 세상이 온통 그러한 생각들로 도배질 된 듯 싶었습니다. 그러한 세상에서 생태주의 철학을 품고 있는 저는 이방인이 된 듯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왕따 당하지 않나 걱정하였을까요? 아니지요. 오히려 순리적 조화로 생명력이 넘치는 생태주의 세상을 그렸지요. 그 그림을 통하여 막연한 드림(dream)이 아니라 가능한 비전(vision)을 다졌습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kaci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