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 훼손하는 특별사면
법치주의 훼손하는 특별사면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5.11.21 17:10
  • 업데이트 2021.09.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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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훼손하는 특별사면

1996년 8월 26일 ‘12·12 및 5·18 사건‘ 1심 선고공판정에 선 노태우, 전두환 1996년 8월 26일 ‘12·12 및 5·18 사건‘ 1심 선고공판정에 선 노태우, 전두환

12·12와 5·18 사건의 주모자인 노태우 전두환 씨는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군사반란과 내란 수괴, 내란목적 살인 등의 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당시 국민들은 이 판결을 환호하며 법치주의의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은 8개월 후인 그해 12월 22일 풀려났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국민화합을 명분으로 특별사면을 내린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단죄한 사건에 면죄부를 주는 자기모순적인 조치를 취한 셈이다. 특별사면이 국민화합이라는 명분 속에 반역사적인 행위에 악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역대 정권이 모두 특별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도 최근 정치인과 경제인, 고위공직자 등 75명을 특별사면해 임기말 사면권 남용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도 1974년 포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당사자인 닉슨 전대통령의 재임기간 중의 모든 범죄를 사면해 격렬한 논란을 야기했다. 특별사면은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특정인에 대해 형의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 선고 효력을 없애는 조치를 말한다. 이것은 삼권분립을 원칙으로 하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원리에 어긋난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견해다.

법무부가 사면심사위원회 신설과 심사위의 심의 공개 등을 골자로 하는 사면법 개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앞으로는 특별사면 절차가 이전보다 한층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사면심사위의 의결을 따를 의무가 없어 자의적 행사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시행요건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특별사면 남발은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