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환의 새 이야기] 다대포 나무섬에서 축제를 벌이는 칼새를 아시나요

김시환 승인 2022.04.14 10:00 | 최종 수정 2022.09.28 13:42 의견 0
죽전가 칼새
죽전가 칼새

이른 봄, 찾아오는 매화꽃과 매서운 봄바람이 부는 삼월 삼짇날 돌아온다는 제비는 음력 2월인데 벌써 돌아왔다.

무거운 잿빛 하늘 아래 휘어감고 물을 차는 제비떼들 상층엔 부메랑들이 날아든다. 높고 푸른 어느 날 하늘을 어지럽게 휘감는 제비와 부메랑 칼날처럼 날아돌아오는 칼새들이 뒤엉켜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처음 보는 이들은 제비라고 부르며 "왜 크기가 다르지?", 하고 다른 이는 "어미와 새끼 아니냐" 하고 대답한다. 두 종은 비슷하지만 다른 종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 나 역시 그리하였다.

칼새
칼새
칼새
칼새

제비는 참새목의 속하고 칼새는 칼새목에 속하여 전혀 관련 없는 종이지만, 칼새는 제비와 유사한 생활습성으로 사냥하는 것과 천적을 피하고자 인간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제비처럼 사람 근처에 생활하는 모습 기록되지 않고 있다.

연막 둔치 상공의 제비
칼새7-둔치도 동편둘레길  칼새와 제비
둔치도 동편둘레길 칼새(앞)와 제비. 둘은 사촌처럼 닮았으나 다른 종이다.

4월이면, 부산 다대포 앞 나무섬 깎아지는 절벽에서 들려오는 매의 소리, 큰 바위 얼굴 엄마의 품처럼 비비대는 매와 칼새무리들. 큰 바위 얼굴 아래 “휘이요~ 휘휘~~ 휘호~~ 이.” 바다 절벽을 타고 하늘로 솟구치는 해녀들의 휘파람 소리를 수백의 칼새가 감아, “츄~ 휘윙~~ 윙~~ 윙~~” 춤과 노래로 섬을 축제 무대를 만든다.

칼새5-나무섬 큰 바위 얼굴
나무섬의 큰 바위 얼굴
칼새6-나무섬에서 번식하는 매1
나무섬에서 서식하는 매
칼새9-칼새들 쫓는 매
칼새들 쫓는 매

칼새는 그리고 보면 지면에 내려앉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하늘에서 활동하는 사진뿐 단순하고 대부분 공중에서 부리로 곤충을 잡아먹는 생활 행동만 알고 있다. 연구자료를 통하여 알게 된 사실은 잠시 쉬고자 할 때 수직 표면에 달라붙어 쉰다고 한다. 그래서 작고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고 서식지는 천적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연구자의 거주지에선 보통 다리나 건물과 같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을 이용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섬, 해안가나 높은 산악지역에서 바위 절벽의 작은 구멍 또는 암벽에 밀착시켜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짓고 번식한다. 유럽에선 제비가 떠난 둥지를 이용하거나 제비의 둥지를 빼앗아 번식한다고 한다.

칼새12-20150405 염막침사지 칼새
염막침사지 상공의 칼새
칼새 무리
통통한 칼새

낙동강하구 근교에선 확인 못했지만, 나무섬 절벽에 매의 번식 후 칼새의 번식지로 적합한 환경이고 4월 수백만 마리가 찾는 것을 볼 때 칼새가 매의 둥지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칼새는 관심이 필요한 종으로 등재되어 있다. 환경에 따라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글, 사진 = 김시환 습지보전활동가>

 

김시환
김시환

◇김시환 습지보전활동가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현)
▷국립습지센터 습지블로그 모니터링 기자 (전)
▷낙동강하구 탐조 가이드북 『낙동강 하구의 새』 공동저자
▷낙동강 하구 정기조류조사
▷도요물떼새이동표식조사
▷고니조사
▷부산연구원조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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