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감'대화법 (18)나를 버리기

배정우 승인 2020.06.19 14:59 | 최종 수정 2020.06.20 00:49 의견 0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의 한 장면.

지난 3회에 걸쳐 대표적인 대화법 중의 하나인 TA(교류분석)에 대해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그러나 대화법에 관한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 태도로서 이 글을 연재하기 시작할 때부터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의 말에 경청하는 태도를 익히기 위해 우선해야 할 ‘나를 버리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화가 어긋나는 이유

대화(dialogue)란, 두(dia) 사람이 이성(logos)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성(생각, 사고, thought)은 감정(emotion, feeling, sentiment), 욕구(need), 의도(intention) 등과 깊이 연관되어 있으므로 생각만 주고받는다면 원활하고 정확한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한편,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란 함께 공유하고 친하게 사귀는(commune)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유하지 않고 혼자서 자기 생각이나 감정만 말하면 소통이 막혀버립니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보는’ 경우에 소통이 될 수 있겠습니까? 두 연인이 밝은 달밤에 데이트를 할 때 한 사람이 “달이 참 밝다”고 할 때 “보름달이니까 밝지”라고 대꾸한다면 소통도 막히고 연애 기분도 망쳐버릴 것입니다. “달이 참 밝다”고 말한 속마음은 ‘달밤에 데이트 하니 기분이 좋다’는 것이니 ‘그래, 분위기 참 좋지?’라고 하거나 ‘기분 좋은가 보구나’라고 응답해야 합니다. 이처럼 대화가 어긋나는 까닭은 성격 유형(외향형-내향형, 사고형-감정형)이 다른 게 가장 큰 이유이지만 그 못지않게 큰 이유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애할 때는 상대방과 잘 소통되었는데 결혼한 뒤에 잘 소통되지 않는 까닭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이 결혼한 뒤에 날이 갈수록 약해짐으로써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는 태도가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기중심적 존재

인간은 자기중심적 존재입니다.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성숙해진다는 것인데, 성숙이란 자기중심성(ego-centrism)을 벗어나 객관적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성을 발휘하여 충동적인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기심, 교만, 탐욕 등에 빠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성숙한 인간’만이 어느 누구와도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성숙한 인간이 되려면 시시때때로 ‘나는 (지금 이 순간) 자기중심적이지 않나?’라고 스스로 끊임없이 반성적 질문을 해야 합니다.

나를 버리는 법

나를 다스리기는 얼핏 쉽지만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나를 다스리는 게 어려운 까닭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알게 모르게 갖고 있는 착각과 욕심 때문입니다. 내가 기대하는 나이만큼 살 수 있다는 착각, 내가 한 일이 완전하다 또는 나는 뛰어나다는 착각,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 나는 살아왔고 살 수 있다는 착각, 재물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 등으로 말미암아 자기를 다스리기가 힘듭니다. 아인슈타인은 “인류의 불행은 반성적 사고의 결여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육체적으로 연약한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로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이성’이라는 종합적 사고능력 덕분이고, 동물성을 지닌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여 공존 공생해올 수 있는 까닭은 ‘도덕심’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잘 다스리려면, 끊임없이 반성적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나의 행동은 도덕적인가?’, ‘나는 이성적으로 판단했는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모두에게 유익한가?’…

영화를 통한 대화법 연습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이기심이 잘 그려진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Cherry Blossoms-Hanami, 2008, 독일)’을 소재로 등장인물(아버지, 어머니, 큰아들 부부, 딸, 막내아들) 간의 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남편 ‘루디’가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생명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아내 ‘트루디’는 남편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큰아들 부부와 딸을 만나러 베를린으로 떠난다. 그러나 자식들은 부모를 부담스러워하며 오랫동안 머무를까 봐 걱정한다. 앞에서만 챙기는 척하는 큰아들, 레즈비언으로 동성과 동거 중인 딸, 먼저 연락한 적이 없는 도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막내아들… 그런데도 엄마 ‘트루디’는 자식들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감싼다. 반면에 ‘루디’는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잘 모르고 주관이 분명하여 자식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내 ‘트루디’가 갑작스럽게 죽음으로써 오히려 홀로 남게 된 ‘루디’는 아내가 원했지만 이룰 수 없었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아내가 늘 보고 싶어 했던 막내아들을 만나기 위해 일본 도쿄로 간다. 막상 막내아들을 만났지만 반가운 것도 잠깐일 뿐 막내아들이 출근하고 나면 할 일이 없어 심심하다. 그래서 무작정 외출하여 공원을 거닐다 부토(일본의 전통무용으로서 홀로 추는 그림자 춤이다)를 추는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소녀로부터 친자식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따뜻한 관심과 정을 느끼며 부토를 좋아했던 아내를 더욱 그리워한다.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포스터.

●장면 1. 아내(트루디)가 남편(루디)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자녀들을 만나러 베를린과 일본에 가자고 제안하는 장면

아내: 애들 보러 베를린에 갈래요?
남편: 베를린? 글쎄…
아내: 마침내 우리 일본에 가는 건요?
남편: 후지산은 그냥 산일뿐이야.
아내: 그래도 칼(막내아들)을 볼 수 있잖아요.
남편: 그 녀석이 오는 게 더 쌀 걸.
아내: 당신도 참!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아내: 애들 보러 베를린에 갈래요?
      “애들 보러 베를린에 가고 싶은데 당신은 어때요?” (자신의 욕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그래야 상대방의 내 욕구를 분명히 알아채고 동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남편: 베를린? 글쎄…
      “베를린에 가고 싶나 봐? 좋지.” (상대방의 욕구에 반응을 해 주는 게 좋다)
아내: 마침내 우리 일본에 가는 건요?
      “베를린에 가고 싶고, 막내가 사는 일본에도 꼭 가고 싶어요.” (자신의 욕구를 명확하게 표현해야 상대방의 동의를 얻기 쉽다.)
남편: 후지산은 그냥 산일뿐이야.
      “그래, 당신의 소원이 이루어지려니 기쁘고 설레겠소.” (상대방의 욕구를 들어주고 감정에 공감해 준다)
아내: 그래도 칼(막내아들)을 볼 수 있잖아요.
     “일본 여행에 흥미가 없나 보군요. 아쉬워요”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해 주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한다)
남편: 녀석이 오는 게 더 쌀 걸.
     “여행도 하고 아들도 보려니 설레는가 보군.” (상대방의 욕구를 수용하고 감정을 공감해 준다.)
아내: 당신도 참!
     “항공료가 비싸니 걱정되나 보군요.”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해 준다)

●장면 2. 부부가 자녀들을 만나러 베를린을 향해 기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하는 장면

남편: 뭐 먹을 거 없어?
아내: 출발한지 5분도 지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사과를 꺼내 닦은 뒤 건네준다)
남편: 사과 하나면 의사가 필요 없어. 당신도 먹어.
아내: 난 됐어요. 나중에 먹을게.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

남편: 뭐 먹을 거 없어?
     “배가 출출한데 먹을 거 있으면 줘.” (자신의 상태와 욕구를 자세히 알리고 부탁을 분명하게 한다.)
아내: 출발한지 5분도 지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사과를 꺼내 닦은 뒤 건네준다)
     “배고픈가 보군요. 예, 당신 좋아하는 사과가 있어요.” (상대방의 언행에 판단이나 평가를 하는 것은 비판/비난으로 들려 상대방이 반발하기 쉽다. 상대방의 신체적 상태와 감정에 공감해 주는 게 좋다.)
남편: 사과 하나면 의사가 필요 없어. 당신도 먹어.
     “고마워. 내가 좋아하는 걸 챙겨줘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해 준 배려에 충분히 감사 표현을 하는 게 좋다. 단순히 ‘고마워’라고만 말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과를 챙겨줘서’ 고맙다고 이유를 덧붙이는 게 진심이 더 강하게 전달될 수 있다.)
아내: 난 됐어요. 나중에 먹을게.
     “고마워요. 함께 먹으면 좋겠지만 아직 먹고 싶지 않네요. 나중에 먹을게요.” (상대방의 관심과 배려에 대해선 언제나 ‘고맙다’는 감사 표현을 하는 게 좋다. 거절을 할 때는 특히 감사 표현을 먼저 한 뒤에 이유를 설명해야 상대방이 당황하거나 섭섭해 하지 않는다. )

●장면 3. 북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갑작스레 죽은 아내의 장례식을 마친 뒤에 레스토랑에서 자녀들과 모여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

아빠: 이렇게 갑자기 갈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잘해주는 건데…
막내아들(칼): 아빠, 그것은 아무도 몰라요.
아빠: 여기 다 모여서 다행이야. 칼, 엄마가 널 봤다면 정말 기뻐했을 거야.
딸의 친구: 이제 어쩌실 거죠?
아빠: 익숙해져야겠지. 내 걱정은 마라.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

아빠: 이렇게 갑자기 갈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잘해주는 건데…
     “매우 후회되고 미안하구나. 평소에 잘 해주는 건데…”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야 한다. ‘갑자기 갈 줄 알        았더라면’이라는 말은 변명처럼 들려 황당하다. 건강히 오래 살면 잘 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막내아들: 아빠, 그것은 아무도 몰라요.
     “아빠, 매우 허망하고 후회되시나 봐요.”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해 준다. ‘미안하신가 봐요’라는 표현은 하지 않   는게 좋다. 상대방을 더 미안하고 힘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 여기 다 모여서 다행이야. 칼, 엄마가 널 봤다면 정말 기뻐했을 거야.
     “다 모여 줘서 고맙다. 칼,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고 그리워했는지 아니? 네가 연락이 뜸해 아쉬워 하셨다.” (감사 표현을 정확히 하는 게 좋다. 칼에게는 엄마의 평소 감정을 명확하게 전해주는 게 좋다.)
딸의 친구: 이제 어쩌실 거죠?
     “이제부터 어떻게 사실는지 걱정됩니다. 외롭고 힘드시겠군요.” (궁금한 사실을 묻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소통이 원활해진다. 그리고 상대방의 감정을 추측하여 표현하면 위로가 될 수 있다.)
아빠: 익숙해져야겠지. 내 걱정은 마라.
     “걱정해줘서 고맙다.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도록 노력할게.” (상대방의 말 속에 담긴 감정을 포착하여 공감 표현을 한다. 그리고 걱정해준 데 대해 감사 표현을 한다. 또한 자신의 다짐을 표현한다. ‘내 걱정은 마라’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가벼운 저항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 ‘걱정 안 하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표현하는 게 바람직하다.)

●장면 4. 죽은 아내가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막내아들이 사는 일본 도쿄에 남편 ‘루디’가 간다. 아들의 아파트에 도착하여 아들에게 주려고 가져온 식품들을 트렁크에서 하나씩 꺼내 식탁 위에 놓으며 대화하는 장면

아빠: 엄마가 항상 네게 보내던 것이야. 일본에 이런 빵은 없지. 소시지도. 그리고 이거, 두 가지 맛.
아들: 아빠, 저 사무실에 가야 해요.
아빠: 너 하는 일이 정확히 뭐니? 난 통 모르겠더라.
아들: 5년이나 지나 물어보시다니. 전 숫자와 씨름해요.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

아빠: 엄마가 항상 네게 보내던 것이야. 일본에 이런 빵은 없지. 소시지도. 그리고 이거, 두 가지 맛.
     “엄마가 항상 네게 보내던 것 가져왔다. 네가 좋아할 줄 알고.” (일방적인 배려는 상대방이 싫어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행동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게 좋다.)
아들: 아빠, 저 사무실에 가야 해요.
     “고마워요. 챙겨주셔서.” (혹시 상대방의 배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배려하는 마음에 대한 감사를 할 필요가 있다.)
아빠: 너 하는 일이 정확히 뭐니? 난 통 모르겠더라.
     “미안하지만, 네가 하는 일을 정확히 알고 싶은데 가르쳐 줄래?” (상대방이 알려줬는데 잊어버렸다면 상대방이 섭섭해 할 수 있음을 예상하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게 좋다.)
아들: 5년이나 지나 물어보시다니. 전 숫자와 씨름해요.
      “정확히 몰라 답답하셨겠군요. 제가 정확히 알려드리지 않았나 보네요. 관심 가져주셔서 고마워요.”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해 준다. 연세 많은 부모가 기억하지 못하는 내용은 부모를 탓하기보다 자식이 알려드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좋다. 상대방이 모른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섭섭함을 느끼는 것보다 관심에 초점을 주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게 좋다.)

●장면 5. 막내아들 ‘칼’이 만취한 채 귀가하여 아빠가 부축해주는데 아들이 아빠에게 오랫동안 묵혀둔 불만을 표출하는 장면

아들: (아빠 손을 뿌리치며) 절 애 취급하지 마세요!
아빠: 잘 시간이다.
아들: 이렇게 재워주시는 건 처음일 걸요. 다들 즐겨요!
아빠: (침대에 쓰러진 아들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마셨니?
아들: 다들 아빠를 챙겨야 하고 아빠는 항상 주인공이셔야 하죠.
아빠: (양복을 벗겨 주려고 하며) 팔 이리 내 봐. 네 아빠를 생각해.
아들: 피곤하셔! 너무 열심히 일해서 사무실 뜨기도 힘드셔!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

아들: (아빠 손을 뿌리치며) 저를 애 취급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미안해요.” (만취해서 비틀거리는 아들을 걱정하는 아빠의 심정을 조금도 몰라주는 아들의 말은 아빠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배경이 있는 발언이므로 이해가 되긴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아빠: 잘 시간이다.
     “쉬! 좀 조용히 하길 바란다. 다른 집에 방해될까 봐 걱정된다.” (전형적인 TA의 이면교류이다. 이면교류는 상대방이 속뜻을 빨리 알아채기 힘들고 알아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불리하거나 불편하면 모르는 척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요청을 명확하게 하는 게 좋다.)
아들: 이렇게 재워주시는 건 처음일 걸요.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어릴 때 아빠가 따뜻하게 챙겨주시지 않아서 아쉽고 섭섭했어요.” (상대방의 배려에 대해 감사 표현을 먼저 한 뒤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상대방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아빠: (침대에 쓰러진 아들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마셨니?
     “많이 취했구나, 속 쓰릴까 봐 걱정된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마셨니?’라는 표현은 걱정하는 마음이 덜 느껴지고 꾸중하는 것으로 들려 반발심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오로지 감정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게 진심이 잘 전달된다.)

배정우 박사
배정우 박사

아들: 다들 아빠를 챙겨야 하고 아빠는 항상 주인공이셔야 하죠.
     “우리 가족 모두 아빠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에 신경 쓰이고 아빠에게 맞추느라 힘들었어요.” (상대방이 잘못한 행동일지라도 사실만 설명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반성하기보다 비난으로 받아들여 반발심을 일으키기 쉽다.)
아빠: (양복을 벗겨 주려고 하며) 팔 이리 내 봐. 네 아빠를 생각해.
     “도와줄게. 팔 이리 내 봐. 옷 벗기기가 힘들구나. 좀 협조하렴.” (지시/명령은 반발심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안 하는 게 좋지만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지시/명령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 반발심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상대방의 협조를 잘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들: 피곤하셔! 너무 열심히 일해서 사무실 뜨기도 힘드셔!
     “아빠가 직업정신이 투철하여 열심히 일하신 것은 존경해요. 그러나 가족에게 무관심할 정도로 일만 열심히 하셔서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시나 싶어서 매우 섭섭했어요.” (아들의 말은 사실이지만 비난으로 들려 수용되기보다 거부감이 느껴지기 쉽다. 어떤 행동이든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에 그것을 인정해 준 뒤에 내가 받은 나쁜 영향과 감정을 얘기하면 상대방이 수용하고 공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담심리학 박사, 한마음상담센터 대표, 인제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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