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40 겁(劫) 사랑 - 박홍재

손증호 승인 2023.11.29 09:32 | 최종 수정 2023.12.02 15:13 의견 0

겁(劫) 사랑

        박홍재

          

석회분
한 방울씩
종유석
키워내고

석순은
받은 방울
그대 향해
커 갑니다

지금은 멀다 하여도 언젠가는 만나지리

종유굴 안의 천장에 매달려 있는 종유석은 돌고드름입니다. ‘석회분/ 한 방울씩/ 종유석/ 키워내’다가 그 석회분 한 방울씩 떨어지면 바닥에 죽순(竹筍) 모양의 ‘석순’으로 자랍니다. 위아래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마주 보며 한 몸이 되기를 바라는 종유석과 석순. ‘지금은 멀다 하여도 언젠가는 만나지리’라 기대하며 영겁(永劫)의 ‘사랑’을 꿈꿉니다.

 

손증호 시인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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