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중심 사고로 가덕신공항 판단하지 말라

이상오 승인 2021.03.02 11:59 | 최종 수정 2021.03.02 12:51 의견 0

세계 2위 환적물류항만, 한국 제2의 도시, 한국 최대 중공업지역 – 자동차·조선·기계 산업지역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천년고도 경주를 한 시간 거리에 두었고, 인구 800만 명이 밀집한 지역에 24시간 운영되는 공항 하나 있어야 한다는 이유 말고 무슨 잡다한 이유가 필요한가. 가덕신공항 얘기다.

대형국책사업에 정치적인 판단은 불가피하다. 경제 타당성 운운하지만 개항돼 실제 운영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 예측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게 얼마나 되는가. 10년 후, 50년 후 수요예측을 도대체 누가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현지에서 느끼는 감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박이 터질 걸로 본다. 일본 간사이공항 개항 후 오사카, 교토 지역의 국제적 위상을 보면 가덕신공항의 잠재력을 함부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

평생 지방도시에 살아보지 않고 수도권 중심 사고에 고착된 서울공화국 오피니언 리더들에게는 ‘작은 나라에 무슨 관문공항이 또 필요한가’, ‘그 돈으로 서울에다 뉴욕 센트럴 파크 같은 공원이나 하나 짓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지방 사람들과 항공물류가 외국에 가려고 인천까지 이동하는데 드는 시간과 돈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 시간과 돈은 50년만 추계하면 가덕신공항 열 개로도 부족할 것이다.

가덕신공항을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대한민국 개국 이래 서울공화국이 얼마나 나라의 세금을 독점해 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풍요로움이 일상이 되다보니 당연히 그런 줄 알지만, 그 풍요로움을 유지하는 기반시설과 산업인프라는 지방의 희생을 대가로 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왜 원자력 발전소 같은 위험한 설비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할까. '밀양 송전탑 사건'이 말해주듯 장거리 송전설비 건설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감안하면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소는 수도권에 짓는 게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원전 같은 공포설비는 부울경에 왕창 안기면서 부울경에 관문공항 하나 짓자니까 온갖 요설을 다 쏟아낸다. 그들의 반대의 논리 뒤에는 수도권 이기주의와 수도권의 이해가 숨어 있음을 모르는 사람 없다. 할주로에 고추 말릴지 모른다며 경제 논리로 포장하는 작태가 가증스럽다 못해 신물이 난다.

이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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