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약속 / 이현수

이현수 승인 2020.10.27 22:41 | 최종 수정 2020.10.27 22:50 의견 0

약속 / 이현수

봄날의 꽃잎 부럽지 않은
가을 단풍이 차올랐다

가을꽃 붉게 피면 다시 오겠다던 그 약속
벌써 잊었느냐 너는

붉은 가을꽃 바닥에 떨어져 허무로 뒹구는데
오긴 올 거니

<시작노트>
행복한 삶은 기다림을 아는 맛이다. 지난 시월 열이렛날, 시야 시야 동인들이 만든 창간호 "여백, 01"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회원을 좋은 쪽으로 이끄는 리더는 사다리와 같다고 했다. 자신의 두발은 지상에 붙어있지만 머릿속에 들어찬 생각은 벌써 또 다른 꼭대기에서 정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리더이기 때문이다.

남다른 느낌으로 따뜻함 가득 안고 가족애를 느낀 동인들, 그들에게 리더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너무 미약했다는 사실에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가을이 더 짙어지면 우리 또 만나자는 약속을 내년 봄으로 미루고 말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믿음에 대한 기다림의 약속이다. 이 시를 시야 시야 동인들에게 바친다.

이현수

◇이현수 시인은

▷경남고성 출생, 부경대학교 졸업
▷한국문단에 시로 등단,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
▷2017년 월간시인마을 문학대상
▷현대시인협회 정회원, 포에지-창원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리더
▷시집 《한 걸음 뒤에 서서》 《떠나가는 모든 것은 추억이다》, 공동저서 10여 권 
▷강건문화뉴스 선임기자, 새한일보 취재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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