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그래요, 햇살이었어요 / Leeum

Leeum 승인 2020.10.31 12:55 | 최종 수정 2020.10.31 13:07 의견 0

그래요, 햇살이었어요 / leeum

그리움이 다녀간 풀숲은
설레고 애이고
바람을 안고 떠돌다
살금살금 스쳐간 햇살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 물들어 버렸어요

​눈썹달의 쓸쓸함이 잠을 재우더니
아침 쌀쌀함이 나를 깨웁니다
나에게도 있더라고요
가을로 물드는 나이 가요

​꿈을 꾸 듯 잠시 다녀갔어요
연주가 끝나고 눈을 떴을 때
철렁, 멀리 사라졌어요

그래요,햇살이었어요
벌벌 떨리는...

라빵 ,연주하고 (태양은 가득히 ost) / 이수정 ,스타리 읽고... / Leeum 짓고 찍고 맹글고

<시작노트>
라빵으로 가는 길에서...
"그래요, 햇살이었어요" 를 지었습니다

세레나데를 연주하는
기타 치는 슈베르트를 보았지요
방향성을 드러낸 guitarist의
자율적인 행보를 펼쳐나가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연주가
보고 느끼고 감지하는 것에서
앞서 지나간 내 젊은 청춘의 조각들이
늙지 않았음을 알았어요
낡았을 뿐이지...

천재들의 언어는 완고하여  매력적이다고. 하죠
그가 추구하는 편곡의  디테일은
정밀하며 절제된 매력으로 
함께 연주하며 노래하는 이에게는 
기쁨이고  순간일 것입니다

아아..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곡을 연주할 때에 깊이 빠져드는 그의 모습에서 
가냘픈 청년인 슈베르트를 보았어요

내 심장이 멈췄다  다시 뛰고
함께 간 친구는  뒤돌아서서
잊어버린 자신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찾았다고도 환성을 했으니까요

마지막 연
<벌벌 떨리는> 끝 문장은
시 선물을 받은 청년 슈베르트의 응답입니다

​이 얼마나 때묻지 않은 설렘,
살 떨리는 표현인 줄 아세요?

​밤은 깊어 고요한데
들리는 소리, 들리는 소리 같은...
연주 내내 꿈을 꾸고 있는 표정에서
안개가 걷힌 가을 아침의 시원함을
보았습니다

​낯선 곳에서 아주 낯선 이에게 
읽어주는 시입니다
10월의 동화 같은 이야기와 선곡이기에 필자도 벌벌 떨리는 마음으로

내가 가장 이뻤을 때를 기억하려고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구노와, 슈베르트의
성모 찬가 聖母讚歌를
청년의 손끝에서 울리는 소리와  표정으로 들어 볼 참입니다

Leeum

◇Leeum 시인은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주)금호T/C 재직,  기획공연- 다솜우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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