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상과 소월을 한 무대에서 만난다

생상 서거 100주년 기념공연 '생상과 소월, 함께 본 하늘'
11월 28일 오후 4시 부산문화회관 체임버홀

조송현 기자 승인 2021.11.15 11:05 | 최종 수정 2021.11.17 14:33 의견 0

프랑스 대표 낭만주의의 작곡가 생상과 한국 대표 서정시인 소월을 한꺼번에 만나는 모처럼의 무대가 마련된다.

예술기획 미담은 생상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생상과 소월 함께 본 하늘’ 공연을 11월 28일 오후 4시 부산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연다.

생상과 소월은 20세기 초 동시대를 살았고 동서양 시공을 초월하여 낭만주의 예술의 길을 걸었다.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1875-1921)은 낭만주의 음악의 대부로, 소월(1902-1934)은 한국적 정서를 살린 민족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두 예술인은 작품을 통해 계몽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의 감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낭만주의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생상은 슈만, 리스트, 바그너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고전적 형식을 고수하면서도 동시에 과감한 조성변화로 음악에 색채감을 더하는 방식을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Mélodiees persanes(페르시아의 멜로디)에서는 이국적인 스케일과 리듬으로 시에서 나타나는 페르시아의 이국적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고, Danse Macabre(죽음의 무희)에서는 죽음이라는 알레고리를 음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해골이 부딪히는 소리를 피아노의 연타로 표현하거나 죽음의 불안함을 불협화음이 가미된 주제로 표현하였다. Le cygne(백조)에서는 백조(고니)가 물 밑에서 열심히 발을 젓는 모습을 연속되는 피아노의 아르페지오로 표현하기도 하는 등 음악적 테크닉을 통해 듣는 이로 하여금 주어진 소재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을 가능케 했다는 평을 받는다.

한편 동시대 조선의 소월은 1925년 유일한 생전 시집 《진달래꽃》을 내놓았는데 서구 사조의 모방이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한민족 고유의 정서를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시 진달래꽃, 산유화 등에서는 자연물을 이용해 서정적 자아의 내면을 비추고 있고 못잊어, 초혼, 첫치마 등은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이용해 서정적 세계를 시적으로 표현해냄과 동시에 한국어의 시적 가능성을 최대한 살려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프라노 정아영
소프라노 정아영

이번 연주회는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에서 수학한 소프라노 정아영, 피아니스트 배필호, 첼리스트 송승찬이 협연한다. 소프라노 정아영은 서울대 음대 성악과 장학생으로 졸업한 뒤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석사, 인디애나 음대 박사로 성악을 전공했고, 합창지휘, 음악이론을 부전공했다. 국내에서 세종 음악 콩쿠르, 국립 오페라단 콩쿠르 등 다수 콩쿠르에 입상하였으며, 국외에서 National Association of Teachers of Singing Competition, Vienna Music Festival Competition 등에서 입상하였다. 오페라 라보엠의 뮤제타, 쥴리오 체자레의 클레오파트라,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돈조바니의 제를리나 역 등을 공연했다. “유연하고 다채로운 색의 목소리와 기교로 여러 가지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능력과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소프라노”라는 평을 오페라와이어(Operawire)로부터 받았다. 지난 9월 4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귀국독창회를 가졌고, 이번은 첫 부산 공연이다.

피아니스트 배필호

피아니스트 배필호는 서울대 기악과를 실기수석으로 졸업한 뒤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AD) 학위를 받았다. 대구시향, 경북도향, 인디애나 음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으며 바흐부터 리게티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솔로뿐만 아니라, 실내악에서도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첼리스트 송승찬
첼리스트 송승찬

첼리스트 송승찬은 부산국제고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학사 우등 졸업을 한 뒤 현재 미주리대 캔자스시티에서 장학생으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공연은 생상의 Allegro appassionato(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 Op. 43, Le cygne(백조), Serenade(세레나데), Op16-2, Mélodies persanes(페르시아의 멜로디), Op.26, Danse Macabre(죽음의 무도)와 소월의 산유화(김순남 곡), 진달래꽃(김순남 곡), 초혼(김순남 곡), 첫치마(김형주 곡), 진달래꽃(김동진 곡), 못잊어(조혜영 곡), 엄마야 누나야(김광수 곡), 먼후일(김주원 곡)로 구성된다.

티켓은 전석 1만원으로 인터파크 예매나 당일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 상세 내용은 아래 주소를 참고하면 된다.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1010636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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