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과학 인사이드】상대론 오디세이 (2) 기적의 해 1905년

조송현 기자 승인 2022.12.12 11:12 | 최종 수정 2023.01.11 09:30 의견 0
【CBS부산 과학 인사이드】상대론 오디세이 (2) 기적의 해 1905년

자.. 계속해서 
과학인사이드 이어갑니다.
과학스토리텔러
웹진 인저리타임
조송현 대표와 함께 합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00. 자.. 7개월에 걸친
양자론 오딧세이에 이어
지난주부터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어요. 
상대론 오디세이..
첫 시간에는
상대성이론의 시작이자 끝..
혁명적 천재라는 수식어까지 동원해서 
추앙하는 마음을 표해주셨는데..
아인슈타인 비긴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성장기와 청년기..
그리고 고작 스물여섯 나이에 
과학사에 길이 남을
놀라운 논문을 
세 편이나 발표를 했죠. 
기적의 해라고 불리던
바로 그 시기까지 
삶의 궤적을 
함께 좀 짚어봤어요. 
자.. 오늘은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이어가죠. 
기적의 해.. 1905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 1905년을 왜 기적의 해라고 부르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죠. 
그걸 알기 위해서는 당시 물리학계 상황이 어땠는지부터 
알 필요가 있는데요. 
아주 상징적인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Q2. 네. 저는 기적의 해라고 해서 
그저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이 
세상에 밝히 드러난 해..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닌가 봅니다. 
당시 물리학계의 상황이라..
천재의 탄생에도 
어떤 맥락이 있다.. 
그 말씀 같네요. 
상징적인 에피소드
소개를 좀 해 주실까요?


-> 절대온도 단위 켈빈, 아시죠. 
이 이름은 영국의 수리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윌리엄 톰슨이 받은 남작 작위 이름에서 유래했는데요, 
이 분이 제1대 켈빈 경입니다. 
켈빈은 스코트랜드 글래스고대학 앞에 흐르던 
켈빈 강에서 따왔다네요. 
톰슨 경은 1848년에 처음으로 절대온도 개념을 제안했고, 
1851년에는 열역학 제2법칙을 공식화할 정도로 
당시 과학계의 거장이었습니다. 

이 분이 19세기의 마지막 해인 1900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과 빛에 관한 역학적 이론에 드리워진 조각구름’
이란 제목의 강연을 했는데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물리학의 하늘은 대체로 맑다. 
에테르와 흑체복사 문제 등 
두 개의 조각구름이 떠 있을 뿐이다.”


Q3. 두 개의 조각구름이라.. 
과학자의 언어답지않게 
시적이네요. 
이게 무슨 말인가요? 

-> 켈빈 경이 같은 해 
영국과학협회에서 한 발언에 바로 그 내용이 있습니다. 
“물리학에서 새롭게 발견될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단지 에테르와 흑체복사 문제라는 
해결되지 않은 작은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그런데 켈빈 경이 이 발언을 하기가 무섭게 
물리학의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했어요. 
조각구름 두 개, 
에테르와 흑체복사 문제를 품은 
그 조각구름 두 개가 점점 커져 
하늘을 뒤덮은 거죠. 

Q4. 그러니까 이게 그저 보기 좋은 
조각구름이 아니었네요. 
제가 잠깐 찾아봤는데..
"에테르는 빛의 파동설의 부산물로 
파동이 진행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믿어졌던 매질이다"
그리고 
"흑체는 외부에서 주어진 빛을 완전히 흡수했다가, 재방출하는 물체..
모든 전자기 복사를 흡수하는 이상적인 물체다"
"열평형 상태에 있는 흑체는 흑체복사라는 
전자기 복사를 방출한다"
이렇게 돼 있는데..
어렵기도 하고 얘기가 길어지니까..
일단 물리학계의 난제 정도로 
정리를 하고 넘어갈게요. 
물리학계를 온통 뒤덮은 
두 개의 난제.. 이 암운이 
걷힌 게 바로 1905년! 
바로 그 중심에 아인슈타인이 있었다..
이야기가 이렇게 되는 거죠? 

-> 맞습니다. 
아인슈타인이 그냥 문제를 푼 게 아니라 
물리학의 혁명을 일으켜 새로운 물리학 체계의 기초를 세웠죠. 
아이러니하게도 켈빈 경이 작은 조각구름이라고 표현한 
에테르 문제는 상대성이론의 씨앗이 되었고, 
흑체복사 문제는 양자론으로 변했죠. 
문제의 조각구름이 결국 아인슈타인의 손을 거쳐 
현대물리학의 양대 기둥이 된 겁니다.

Q5. 네. 흑체 얘기는 양자론 오디세이 
초반부에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자.. 일단은 가볍게 
천재 아인슈타인의 혜성같은 등장
정도로 정리를 하고..
이 기적의 해에 
아인슈타인이 역대급 논문을
여러편 발표했다고 하는데..
어떤 주제를 다뤘는지..
어떤 면에서 평가를 받는지..
짧게 좀 짚어볼까요? 


-> 아인슈타인은 당시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저널인 
《물리학 연보》에 1905년 4편을 게재했는데요, 시간 순으로   
▲광전효과 설명(빛의 생산과 변환에 관한 휴리스틱 관점에 관하여)
[1921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작]
▲브라운 운동 설명
(열 분자 운동 이론에 의해 요구되는 고정 액체에 부유하는 
작은 입자의 운동에 관하여)
[물리학자들, 원자의 존재 수용하게 만들어]
▲특수상대성이론(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관하여)[시간, 공간 개념의 혁명]
▲E = mc², 에너지–질량 등가 원리(물체의 관성은 에너지 함량에 의존하는가?)
[원자력  시대 개막 신호탄]

등 4편입니다. 

모두 당시 물리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어쩌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한 논문들이죠.  

이 중 광전효과 논문은 흑체복사 문제를 해결하고 
양자역학의 씨앗이 되었고요, 
당시 빛의 매질이자 천상의 물질로 통하던 ‘에테르 문제’, 
이건 결국 고전물리학과 새로 탄생한 전자기학의 충돌을 함축하고 있었는데요, 
아인슈타인이 이를 조화시켜 특수상대성이론을 세운 거죠. 
나머지 두 개의 논문 중 브라운 운동 논문은 
이듬해 취리히대학 박사논문이 되었고요, 
E = mc² 논문은 특수상대성이론 논문의 부속 결과물인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수식으로 회자될 정도죠.

Q6. 고작 스물 여섯 나이에..
그것도 지도교수나 
연구 동료도 없는 상태에서 
홀로 주경야독하는 직장인 신분으로 
이렇게 혁명적인 논문을
쏟아내듯 발표하다니..
그야말로 혁명적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습니다.   
기적의 해..라는 표현도 마찬가지구요. 
놀라울 뿐입니다.  

-> 지난시간에도 잠시 얘기했지만 
저나 대부분의 물리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근데, 아인슈타인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은 인물이 있어요. 
미셸 베소라고, 
특허청에서 만나 평생 절친, 소울 메이트로 지낸 인물인데요, 
수학자이기도 했고요. 
아인슈타인이 그에 대해 한 말이 있어요. 
“유럽 어디에서도 나의 아이디어에 대해 미셸 베소보다 
더 나은 사운딩 보드(공명판)를 찾을 수 없었다.” 
아이디어의 핵심을 이해하고 
증폭 발전시켜줄 수 있어야 공명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이 발언으로 미루어 아인슈타인은 논문의 주제를 놓고 
자주 베소와 얘기를 나누었지 싶어요. 
다음 시간에 하겠지만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새롭게 탐구하는 과정에서도 
아인슈타인은 베소와 얘기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베소 외에도 친구로 구성된 철학토론모임 
‘올림피아 아카데미’ 멤버들, 
또 아내 밀레바 마리치도 
아이디어 공명판의 역할을 어느 정도 했으리라 여겨집니다.


Q7. 숨은 조력자들이 없지 않았네요. 
이 공명판들이 없었다면
아인슈타인의 천재성, 재능이
이렇게 일찍 또 활짝 
꽃필 수 있었을까 싶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천재성을 이해하고 
호응해줄 공명판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
천재성이 꽃을 피울 수 있는 
환경인가..
과연 대한민국에도  
기적의 해가 도래할 것인가..

우리가 천재는 아니지만
이렇게 작은 공명판 역할은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상대론 오디세이가 
갈라잡이 노릇을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어봅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할까요? 
지금까지 과학스토리텔러 
조송현 대표였습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pinepines@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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