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철문 입을 떼다 – 박홍재

인저리타임 승인 2024.01.08 10:37 | 최종 수정 2024.01.08 15:04 의견 0

철문, 입을 떼다

박홍재

뾰쪽한 가시철망 눈초리가 살아있다

흠집 난 이력만큼 읽을 게 많은 대문

철거덕 열리는 순간 삼킨 말들 쏟아내다

안쪽에 나를 위해 묵혀둔 말마디가

틈과 틈 오고 가며 밀물 되고 썰물 되어

곳곳에 바람이 되어 침묵들을 깨운다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사진=박홍재]


<시작 노트>

말이 많은 사람과 묵직한 사람 중 누가 더 무서울까?
아마도 말 많은 사람보다 묵직한 사람이 무섭다.
한 마디 툭 던지는 사람이 더 무서울 수 있다.
자신만의 가진 내공을 속에 간직한 채 결정을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은 크고 작은 상처를 입게 된다.
그 상처들이 어쩌면 묵직한 수양을 만들었을 것이다.
잘난 체하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말을 하는 그런 사람.
새해에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어쩌다 한 마디 툭 던지는 묵직한 사람.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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