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덕분에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4.02.18 12:22 의견 0

덕분에

박홍재

고향에 가고파도
못 가던 수몰 동네

동무와 피라미 떼
후려대던 앞 도랑물

가뭄에
귀향을 한다
마중 나온 골목길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예기치 못한 일로 고향을 잃은 경우가 있다. 특히 수몰 지역의 사람들은 물속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가뭄이 극에 달하다 보면 바닥이 들어난다. 그 덕분에 고향을 볼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얼마나 마음속에 그리던 곳이던가. 보는 순간 만감이 스쳐 지나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헤어져 만나지 못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더할 것이다.

가뭄이 어쩌면 향수를 달래주는 기회가 된다.

덕분에,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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