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원장의 체질과 음식 이야기 (1)프롤로그

허성욱 승인 2020.11.27 14:27 | 최종 수정 2020.11.27 14:51 의견 0

동양의학은 자연과 섭리의 학문이다. 대자연속에서 인간은 필연적으로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동물이나 식물과 함께 공존한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만물은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인간의 건강이나 질병은 동일한 환경 속에서 존재하는 만물에서 그 공통점의 상대적인 면을 찾아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고 강한 부분을 사해서 질병을 치료하는데 응용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인간과 식물은 어떤 공통점을 갖는 것일까? 인간과 식물은 지구라는 공통적인 환경 속에 살아가며 생존한다. 지구는 태양과 달의 영향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을 반복하며 생명체의 생존환경을 만들어 준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봄에 태어나고, 여름에 성장하고, 가을에 열매로서 결실을 맺고, 겨울에 열매를 대지에 저장해서 내년 봄에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러한 계절의 특징도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으로 봄은 봄의 기운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계절의 특성을 가지며 상대적으로 가을의 기운이 최소화된 성향을 지니고, 여름도 여름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계절의 특성을 가지며 상대적으로 겨울의 기운이 최소화되는 성향을 지니며, 가을은 가을의 기운이 극대화되고 봄의 기운이 최소화되며, 겨울은 겨울의 기운이 극대화되고 여름의 기운이 최소화된 성향을 지닌다.

이러한 사계절의 영향을 받고 생장수장하는 식물은 대지의 영양분을 뿌리로 흡수하며 잎으로 광합성 작용을 통해 영양화해서 생명을 유지한다.

식물이 뿌리를 통행 영양분을 흡수하고 잎으로 광합성을 하듯이 인간은 이목구비의 감관을 통해 인간 본성의 자연의 영기를 받아들이고, 음식과 호흡을 통해 영양화하고 이를 통해 형이상적인 정신적 생명을 유지한다.

이목구비는 머리에 있으며 인간은 머리로 우주의 영기(靈氣)을 흡수해서 고귀한 정신 생명력을 얻으며 이를 근간으로 생각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한다. 즉 인간의 머리는 식물이 뿌리를 통해 대지의 영양분을 흡수하듯 이목구비가 있는 머리를 통해 우주의 영기를 흡수한다. 그래서 인간의 머리는 식물에서 뿌리의 역할을 하며 몸체와 수족은 체간과 줄기가 되며 생식기는 열매에 해당한다.

체질의학에서는 인간의 질병의 근원은 오장육부의 부조화와 불균형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몸체 속에 있는 오장육부는 머리 즉 뿌리에 가까운 상체 쪽으로는 폐장·심장이 존재하며 머리에서 먼 가지에 가까운 하체 쪽으로는 간장과 신장이 존재한다. 즉 인체에서 폐장과 심장은 식물의 뿌리에 해당되며, 간장과 신장은 나무의 가지나 잎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폐나 심장이 약하거나 질병이 있을 경우 나무의 뿌리를 약제로 써서 보강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간이 약하거나 질병이 있을 경우 나무나 풀의 잎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허약한 상태를 보강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간병이 있을 때 민간요법으로 녹즙을 복용한 경우), 신장이 나쁠 경우 열매를 약제로 해서 신장을 보강하거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한의학의 많은 처방이나 민간요법에서 이러한 방법을 응용하여 약으로 사용한 경우가 많다. 심장이 약해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코피를 흘리는 경우 연뿌리를 즙으로 내서 복용하거나, 기침이나 기관지의 증상으로 고생하는 경우 도라지를 배 즙과 함개 복용하거나, 간이 나쁜 경우 채소 잎을 녹즙을 내서 복용해서 간의 질병을 치료하기도 하며, 신장이 약해 허리가 아프거나 기침이 멎지 않거나 정력이 약한 경우 오자(오미자. 구기자. 나복자. 소자, 차전자)를 복용하는 한방의 처방을 보면 이러한 한방의 원리를 적용하여 음식을 복용하거나 한약을 처방하여 질병을 치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과 식물의 이러한 공통점 때문에 식물을 음식으로도 먹을 수 있으며, 한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 주위의 모든 자연물은 태양과 지구라는 공통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므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들끼리도 내면적으로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갖고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연관 관계를 파악하고 내면적으로 통찰하여 깨달아 한약을 인간의 질병예방과 치료에 적용하였다.

허성욱 원장

우리의 된장과 김치가 그냥의 경험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체질을 잘 알고 그기에 맞게 콩을 원료로 된장을 만들었으며, 배추를 원료로 김치를 만들었다. 콩은 익으면 익을수록 단단해지는 태양적인 성질을 가지므로 태음인이 많은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음식으로 폐나 대장을 보하는 작용을 하되 다른 체질에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발효시켜 된장이라는 음식으로 전해 내려오게 된 것이다.

김치는 배추를 원료로 만든 음식인데 배추는 잎이 크고 뿌리가 작으므로 간이 약한 것을 보강시키는 대표적인 채소이다. 배추는 태양인 체질의 간에 좋은 채소이다. 따라서 태음인 체질에도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마늘 고추 등 양념을 넣어 발효시켜 다른 체질에도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음식을 만드는 이치도 모두 자연의 이치에 맞도록 구성하고 발효를 통해 해독작용을 극대화했으며 부작용을 최소화해 만들어진 것이다.

<허성욱 한의원 원장·경희대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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