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원장의 체질과 음식 이야기 (12) 가려움증과 피부질환(알레르기 피부, 아토피, 건선, 여드름)

허성욱 승인 2021.06.11 21:24 | 최종 수정 2021.06.11 21:50 의견 0
[픽사베이]

피부질환은 본인의 피부증상으로 인한 고통이나 가려움증도 문제지만 정신적인 문제나 주위의 가족들까지도 함께 겪어야 하는 가정적, 사회적 질환이다. 특히 최근에는 노인 분들이나 장년에게서 피부의 가려움증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소아의 경우 수면시간까지도 본인이나 엄마가 몇 번이고 일어나 상처부위를 긁거나 연고제를 발라야 하는 고통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아무도 그 고통을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성인의 경우에도 가려움증보다 차라리 아픈게 낫다고 말할 정도이니 단순히 가려움이나 피부증상을 넘어 수면 부족, 피로, 스트레스, 자신감 부족, 타인들에 대한 시선 등 정신적인 문제까지 포함하는 고통스런 질환이다.

가려움증은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잘못 섭취하거나 각종 동물이나 식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거나 주위 환경이나 외부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아토피나 알레르기 피부질환, 건선, 두드러기,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등 만성적인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50대 중반의 중년여성이 피부가려움증을 호소하며 한의원에 내원했다. 10여 년 전부터 피부가 꽃무뉘처럼 발적하고 가려운 증상이 심해 병원치료를 하면서 양약을 복용하면 약간 피부가려움증이 호전되다가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면 다시 가려워져 잠을 자거나 생활하는데 지장이 많다고 호소하였다. 또한 전신의 피부가 건조하고 피부색이 검어진다고 하였다.

먼저 체질맥으로 체질을 진단해 보니 목양체질이었다. 평소 자주 먹는 음식물을 물어 보니 본인은 바닷가에서 태어나서 등푸른 생선이나 조개종류를 어려서부터 즐겨 먹는다고 하였다.

먼저 등푸른 생선이나 해물조개 종류의 음식을 끊게 하고 육식인 소고기와 된장 뿌리채소로 식사를 바꾸게 했다. 평생을 생선해물 위주로 섭생을 하다가 육식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릴 때부터 생선 위주의 식생활로 살아와서 생선 해물을 못 먹게 하니 먹을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 하였다. 그래도 꾸준히 설득하여 한 두 가지씩 서서히 목양체질의 체질식으로 바꾸어 나가면서 부염방과 살균방의 체질침을 시술하고 체질 한약을 복용하게 했다.

1개월 정도 지나면서 가려움증이 약간씩 호전되고 잠도 조금씩 편하게 잘 수 있다고 하였다. 2개월이 지나면서 건조한 전신피부가 서서히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하였다. 3개월이 지나면서 피부가 부드러워지면서 어두운 피부색이 약간씩 환해지고 희어진다고 즐거워 했다.

이러한 피부질환은 근본적으로 어려서부터 잘못된 음식습관을 바꾸면서 체질침과 체질한약으로 치료해야만 피부전체가 좋아지면서 피부질환과 가려움증이 치료될 수 있는 것이다.

오래 전 30대의 한 주부가 돌이 조금 지난 아기를 안고 내원했다. 아기의 얼굴을 보니 피부증상이 너무 심해 바라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손으로 얼굴을 긁어 피딱지가 얼굴 전체에 있었으며 짜증스러운 듯 연신 가만히 있질 못하고 얼굴을 긁지 못하게 한 손 마개엔 핏 딱지가 묻어 있었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듯 엄마도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몇 마디 문진을 해 보니 엄마가 이 아기를 임신했을 때 애기에게 좋아라고 과일과 신선한 야채 생선만 먹고 육식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엄마는 태어날 애기가 피부도 좋고 건강한 애기가 태어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아토피가 심한 애기가 태어났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체질의학에서는 간이 강한 목양체질이나 대장이 약한 목음 체질의 경우 육식을 하지 않으면 아토피나 알러지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아빠도 내원하게 해서 체질검사를 받게 했다. 아빠와 엄마의 체질을 진단해 보니 아빠는 목음체질, 엄마는 목양체질이었다.

아기가 너무 어려 체질 침 시술이나 체질한약을 복용하기 어려워 체질 식을 해보라고 제안했다. 체질에 대한 설명을 하고나서 채식이나 과일 생선이 건강의 만사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엄마 아빠가 육식을 섭취해야 하는 체질인데 임신기간 중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만을 과다하게 먹어 엄마의 자궁의 피가 맑지 못하고 맑지 못한 모체의 혈로 영양을 공급 받아 아기에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엄마와 아빠도 체질식을 잘 하고 아기도 소고기 국물과 함께 체질 식을 잘 해서 3개월 후에 증상이 많이 호전되어 가고 있다고 전해왔다.

또 17세의 여자 고등학생이 아토피피부증상과 생리통이 심해 내원했다. 한창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에 피부가 가려우니 공부도 잘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을 앞에서 자신감도 없다고 했다. 이 학생에게 문진을 해보니 자신은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하다가 피로하면 초코렛을 먹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체질 맥으로 진단을 해보니 목양체질로 진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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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초코렛을 먹지 말고 체질 식을 하게 하고 아토피의 체질 침을 시술하고 체질한약을 복용하게 했다. 이렇게 체질 침을 시술하고 체질한약을 복용 하자 2주 정도 만에 많은 아토피 증상이 호전 되었으며 본인도 공부에 훨씬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계속해서 3개월 정도 치료하니 아토피 피부증상이 거의 호전 되고 생리통도 많이 호전 되었다고 좋아했다.

위에서 살펴 본 환자분들은 현대의 의학적 상식으로 자신에게 좋은 음식물을 섭취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체질에 맞지 않는 경우 피부증상과 가려움증의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50대 중년 여성의 경우 신선한 생선과 해물을 자주 먹는 것이 당연히 건강에 도움이 되지 그러한 피부질환을 발생하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아토피를 가진 아기의 엄마도 아기의 피부가 예뻐지라고 임신 중에 신선한 야채, 과일 생선을 먹었을 뿐인데 결론적으로 아기에게는 아토피와 피부가려움증이라는 증상이 나타났다.

또한 고등학생도 일반적으로 피로하면 초코렛이 피로를 풀어주는데 아주 좋은 음식이라 생각하고 알려진 대로 초코렛을 먹었을 뿐인데 본인에게는 피부질환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상식적으로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으면 아토피 알레르기 피부질환을 통해 피부의 가려움 발적 피부건조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성욱 원장
허성욱 원장

한의학에서 피부질환은 오장육부 중 폐(肺)의 기능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폐는 피부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며 호흡을 통해 우리 몸에 맑은 산소를 공급하며 맑은 산소가 혈(血)과 잘 결합되어야만 신선하고 맑은 피가 되어 조직의 피로를 풀어주고 혈열(血熱)을 맑혀 피부에 공급되는 혈(血)이 신선하고 맑아진다. 폐와 간의 균형이 잘 깨지는 태양인 체질(금양.금음체질)과 태음인 체질(목양 목음체질)에 특히 피부증상이 잘 발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체의 질병은 현대의 과학적 분석 만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장부의 기능적 문제를 가진다. 인간장부의 기능적 문제는 자연의 섭리와 관계되므로 자연에서 생산되는 음식물과 특별한 연관성을 가진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이 장부의 기능적 문제와 관계되는 것은 우주자연의 이치적인 부분에 맞닿아 있어 체질을 구분하여 체질에 맞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옛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질병의 치료 원리로 삼았다. 인간은 자연의 존재물이므로 자연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여야만 반드시 질병을 치유할 수 있다.

<허성욱한의원장 / 경희대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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