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원장의 체질과 음식 이야기 (4) 체질과 채식

허성욱 승인 2021.01.14 14:21 | 최종 수정 2021.01.14 17:38 의견 0

환자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자주하는 이야기가 “원장님 저는 왜 육식을 멀리하고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항상 몸이 피로하고 무기력하며 얼굴색이 어두워지고 기운이 없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성인병 때문에 건강에 대한 의학상식에서 육식을 최대한 멀리하고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운동을 적당히 하는 것이 최고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처럼 말한다. 물론 채식이 잘 맞는 체질인 사람은 그렇게 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채식을 위주로 식생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피로하거나 불면증이 오거나 수면 후에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검사상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거나 본인의 자각증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느끼며 얼굴색이 어두워지거나 검어진다면 체질적으로 채식이 몸에 맞지 않아서이다.

체질 의학적으로 보면 간이 크고 폐가 약한 태음인체질의 경우 푸른 잎채소인 배추 상추 양배추 시금치 미나리 등 잎이 크고 뿌리가 작은 음식은 건강에 해롭다. 태음인 체질은 콩(콩나물)이나 뿌리채소, 즉 무 연뿌리 도라지 더덕 마늘 토란 고구마 호박 냉이 등의 음식이 좋다. 이는 주로 태음인체질의 폐기능을 강화시키는 음식들이다.

소양인 체질에 좋은 채소. 

태음인 체질은 간의 기운이 강해서, 간에 좋은 음식인 푸른 잎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강한 간의 기운이 더욱 강해지고 탁해지며, 약한 폐의 기운이 더욱 약화된다. 따라서 간에서 혈(血)은 많아져 과잉사태가 되며 어혈과 혈전이 되며, 이로 인해 약한 폐의 기운이 더욱 약해져 혈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며 전신의 혈(血)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산소공급을 원활히 받지 못한 혈(血)은 어혈이 되어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피로나 불면 얼굴색이 어두워지는 등의 증상 등을 초래한다.

태음인 체질의 경우 심장이 약한 사람은 연뿌리가 특히 좋은데 연뿌리는 탁한 고인 물에서만 서식하면서도 맑고 고운 꽃을 피워내는 정화(淨化) 능력이 뛰어난 식물이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혈(血)을 맑게 해주며 심장의 부담을 줄여 심장질환을 치료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음주나 피로로 인한 지방간이나 간의 염증성 질환에는 칡(갈근)을 포함하는 처방이 좋은데 이는 탁한 피를 순환시키고 발산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폐나 기관지가 약하고 비염이 있거나 감기가 잦은 태음인 체질의 경우 도라지나 은행 살구씨 더덕 등이 좋은데 특히 도라지의 경우 폐의 기운을 열어주어(開肺) 감기기운이나 감기 시 목이 아픈 증상에 특효가 있다.

이처럼 태음인 체질의 경우 채소 중에서도 근채류 즉 뿌리 야채를 자주 먹는 것이 좋고 푸른잎 채소로는 깻잎 열무 호박 브로콜리 마늘잎 고구마줄기 호박잎 박나물 냉이 등은 좋으나, 일반적인 푸른 잎채소인 배추 상추 양배추 부추 쑥 산나물 등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태음인 체질의 경우 최근의 건강상식대로 푸른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운동을 한다고 해서 건강이 자연스럽게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 체질은 일반적인 푸른 잎채소를 많이 먹어야 좋은 체질인데 특히 배추 상추 양배추 부추 쑥 오이 고사리 등이 좋으므로 이러한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육식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 체질의 경우 간(肝)이 약하므로 일반적으로 간의 혈(血)에 도움이 되는 푸른 잎채소와 생선해물 과일 등이 건강에 좋다. 또한 케일이나 양배추 등을 녹즙으로 해서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태양인의 경우 간신(肝腎)의 음혈이 부족하므로 배추나 양배추처럼 건조한 밭에서 자라 땅(地)의 음기운을 잎으로 끌어올려 음기운이 풍부한 채소가 지음(地陰)인 간신의 음혈이 부족한 태양인에게 아주 효과적이다.

태양인 체질의 경우 최근의 건강상식대로 육식을 멀리하고 푸른 잎채소와 야채 과일 생선해물을 자주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건강이 회복되고 여러 불편한 증상들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태양인 체질에 좋은 채소

소음인 체질의 경우 시금치 무 파 양파 생강 고추 후추 감자 신선초 파프리카 등이 좋으며 이러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여 자극적인 맛으로 위장을 자극하여 위장운동이 원활이 되도록 식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인삼이나 홍삼 꿀 등의 건강식품이 좋으므로 상시 복용하여도 무방하다.

특히 소음인 체질의 경우 소양인에 좋은 보리나 오이 팥 밀가루음식 등의 위장을 차게 하는 음식이나 소화에 장애가 되는 냉수나 맥주 같은 찬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약한 위장을 더욱 약하게 만들어 질병의 근원이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소음인 체질은 선천적으로 위장이 약하고 냉하므로 항상 소식을 생활화 하는 것이 좋으며 위장에 장애가 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냉한 위가 더욱 냉하게 되어 건강을 해치고 정신이 불안하게 된다.

소양인 체질의 경우 위장의 열을 식히고 신장을 보하는 배추 무 열무 보리 팥 오이 당근 가지 두릅 씀바귀 머구 등이 좋으며, 인삼 벌꿀 고추 양파 산성음료수 등은 위장을 자극하여 신장을 더욱 약하게 하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소양인의 경우 건강이 조급한 성품과 관련이 많으므로 항상 여유 있는 마음으로 서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이다.

허성욱 원장
허성욱 원장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태양소양인(陽人)은 뿌리보다는 땅의 기운이 풍부한 잎채소나 열매가 좋으며, 태음소음인(陰人)은 푸른 잎채소보다는 하늘기운이 풍부한 뿌리채소가 좋다. 이는 우리 몸에서 심폐는 뿌리로서 심폐기능이 약한 태음인 소음인체질은 주로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는 뿌리채소가 좋으며, 푸른 잎채소를 멀리하고, 태양인과 소양인은 간신(肝腎)이 약하므로 잎채소나 열매로 간과 신을 강화시키는 것이 좋다.

이상과 같이 채소도 체질에 맞게 분류해서 섭취하면 성인병이나 위장질환 피로 불면 등의 증상뿐 아니라 어혈로 인한 여러 가지 전신 증상, 비염, 감기 등의 증상에도 도움이 되며 또한 면역기능향상을 통한 질병의 예방에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허성욱 한의원 원장·경희대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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