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상 칼럼】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전환

구자상 승인 2022.09.02 14:44 | 최종 수정 2022.09.04 09:50 의견 0
지붕이 태양광 패널인 유럽의 한 농가 [픽사베이]
지붕이 태양광 패널인 유럽의 한 농가 [픽사베이]

개명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폭우의 영향으로 반지하의 한 가족이 몰사하는 비극이 있었다. 이제 긴 가뭄과 홍수 극한의 추위와 엄청난 폭염이 현대의 과학으로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로 인간의 문명을 에워싸고 있다. 200년 전 산업혁명의 시기 280 ppm 이었던 지구의 평균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지난 1987년을 기점으로 350 ppm을 넘었다. 세계의 시민사회가 오래 전부터 350ppm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여 왔다. 그것이 1987년 이후 해마다 2ppm씩 증가하여 이제 거의 420ppm을 넘었다.

2022년 여름 현재 중국의 동남부 사천성 일대는 폭염으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조업을 중단하였다. 유럽 지역은 폭염에 이어 역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프랑스의 경우 냉각수의 부족으로 반 이상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추었다,

일주일 정도면 끝난다고 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당사국의 시민들이 받는 고통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물같이 연동되어 있는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자연의 복수에서부터 전쟁에 이르기 까지 영혼에서 실존에 이르기 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혹은 가장 큰 그림자는 석유와 그를 둘러싼 다양한 긴장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근대의 모든 전쟁은 석유패권을 둘러싼 것이었다. 석유는 성장경제를 떠받치는 가장 확실한 검은 황금으로서 지위를 유지해 왔다. 휘황한 석유체제의 단맛은 너무나 강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 석유시스템이 근원적인 생명과 평화의 질서와는 근원적으로 다르다는 것과 나아가 화석연료체제가 인간 문명세계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이유가 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들이 너무나 큰 상처들로 드러나고 있다. 이제 석유체제는 더 이상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강과 산을 끊임없이 파괴하는 생명파괴의 고리라는 것이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환경이 파괴되는 속에 인간이 살아 갈 수는 없다. 석유 즉 탄소문명을 넘어 태양의 체제를 앞당기자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인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자립,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RE100 등으로 표현되는 에너지 시스템의 혁명적인 전환은 정치의 성격, 경제적 목표, 기후변화대응, 새로운 일자리, 지역사회와 공동체회복, 사사로운 삶의 질에 이르기 까지 총체적인 인간문명의 전환과 변화를 기반하는 것이다.

에너지전환(Energy Transition) 은 인간 문명이 지속가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보인다. 석유와 탄소를 넘어 에너지의 효율혁명, 태양과 풍력, 소수력, 해양의 에너지, 폐기물의 자원회수 등을 통한 에너지전환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녹색경제의 기반을 만들면서 지역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작지만 위대한 덴마크 삼소섬의 에너지전환

지난 1997년에 시작한 10년의 에너지자립 프로젝트가 지난 2007년에 완성되면서 세계적인 탄소중립의 사례가 되고 있다. 4200명의 주민이 사는 발틱해의 섬으로 좋은 풍광과 자연으로 농업과 관광으로 살아가는 이 섬은 지난 1995년 덴마크 정부의 재생에너지아이디어공모전에 참여하여 선정됨으로서 에너지전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주민들은 3백여 차례 이상의 학습 연구 토론 협의등의 참여를 통해 10년 만에 '석유없는 태양과 바람의 섬, 삼소'를 만들었다. 이들은 석유난방기를 철거하고 석유저장고가 고철이 되고 덴마크 본토로부터 수입하던 해저 송전선로로 풍부한 풍력전기를 수출하는 데 이르렀다. 주민들의 참여로 정부의 큰 지원없이 풍력발전, 태양열난방 태양광 전기 ,바이오 집중식 열공급 등으로 100% 이상의 탄소중립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환경도 좋아지고 수익도 창출하면서 공동체가 더욱 건강해지는 삼소섬이 된 것이었다.

탄소중립 도시로 각광받는 덴마크 삼소섬의 풍력발전 [한국에너지사업단 제공]
탄소중립 도시로 각광받는 덴마크 삼소섬의 풍력발전 [한국에너지사업단 제공]

RE-thingking 2050

유럽공동체는 2050년에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상호합의와 이를 뒤바침하는 제도적 장치 이행수단을 갖추었다. 이는 우선 2050년 가지 탄소중립을 획기적으로 달성하여야 금세기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에서 잡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인천 IPCC 총회의 결의에서는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강화하여야 한다는 결의를 한바 있다.

2021년 7월 14일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입법안의 통합법안인 ‘Fit for 55’를 발표하였다. 이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다. 이는 유럽기후변화법에 명시되어있는 2050 탄소중립달성을 위한 유럽 '그린 딜'의 일환이다.이를 위해 우선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한다. 이는 RE가 최종에너지의 40%. 전력의 65%를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해가 직접 연계된 사항도 많다. 여기에는 탄소국경조정제도, 탄소거래제도 개혁, 2030년 자동차배출가스 55% 감축,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금지를 담고 있다. 벤츠는 2030년까지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꾼다고 선언하였다.

유럽공동체의 이러한 전략이 가장 돋보이게 그리고 가장 무게있게 실천되는 것은 독일의 에너지전환이다. 에너지전환의 개념을 최초로 제안된 것이 독일이기도 하다. 우선 에너지전환에서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이 태양광 풍력을 얼마나 많이 할 것인가를 두고 계획과 평가를 하기도 하는데 탄소중립정책의 선진국 독일의 경우 가장 우선하는 것이 에너지사용의 효율을 높이는 정책이다. 이는 오래 된 건축물의 단열개선으로 신축건물의 에너지효율 개선으로 모든 에너지 소비부분의 효율개선을 강제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재생에너지도 아껴쓰야 하는 것은 당연한 환경합리성의 실현인 것이다.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의 모델, 독일의 실천과 경우

독일은 지난 6월 연방의회의 결의로 기존의 기후변화법을 개정·강화하였다. 이에 태양광발전을 향후 4년간 100만 지붕을 추가한다. 육상풍력을 위한 지자체 부지 2% 할당 의무화하고 연간 5-6 GW 설치를 강제하였다.

독일은 이미 지난 2020년에 전기에너지의 45%를 RE로 전환하였다. 더불어 올해 자국의 핵발전소 전체의 폐쇄를 완료한다. 2030년까지 전기의 25%를 담당하는 석탄발전을 완전히 폐쇄하고 전기의 80% RE로 전환한다. 또 독일은 유럽공동체의 일반 목표보다 강화하여 2045년에 탄소중립을 목표하고 있다.

 

미국의 변화

전임 트럼프는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는 깡패 같은 행위를 하였다. 그럼에도 37개 주정부는 파리협약에 잔류하여 탄소중립을 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등 21개주가 배출가스 없는 자동차법을 마련하였다. RE전력 100%를 입법하는 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 당일 파리협약에 복귀하고, 2050 탄소중립 2030 50-52% 탄소감축을 선언하였다. 2035년 전기의 100%를 RE로 ,2030년까지 신축건물이 배출을 제로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에너지전환 대국, 중국의 진전

올해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국가 행사에 시진핑 주석은 축하 서한에서 “생태환경은 인류가 생존하고 발전하는 토대이며 양호한 생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각국 인민의 공통된 소망”이라고 하며, 생태문명 건설을 중화민족의 영구한 발전에 관계된 근본 계획으로 삼고, 녹수청산이 곧 금산은산이라는 이념을 유지해 일련의 근본적이고 창조적이며 장기적인 사업을 펼쳐 아름다운 중국을 건설하자“고 역설하였다.

심천시는 80년대 초만해도 조그만 어촌이었다. 현재 3000만 인구가 사는 거대 현대도시가 되었다. 2년 전 심천시는 세계 최초로 대중교통인 버스와 택시를 전기차로 전면 교체하여 혁신적인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20년 9월 UN 총회에서 ‘중국이 2030년 이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이전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 대외적으로 선언하였으며, 2021년 10월 제26차 UN 기후변화총회(COP26)를 앞두고 탄소중립 마스터플랜과 실천지침을 잇달아 발표하였다.

중국은 태양광발전 풍력 등 RE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심천의 전기차는 전국 5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데 이미 중국은 전기차시장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이외에도 미래의 모델이 될 탄소제로 도시도 건설하는 “동탄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동부의 동탄지역에 향후 50만이 사는 완전 에너지자립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도시를 기치로 내건 ‘동탄 프로젝트’는 중국 동부 연안 동탄섬에 2,600만 평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동탄 신도시는 오는 2050년까지 50만명이 거주할 수 있도록 조성되고 있는데, 이곳에는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 쌀겨, 볏짚 등의 바이오 연료를 난방에 활용한다. 교통정책으로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만이 이용할 수 있다.

영국 엔지니어링 회사인 울트라 글로벌 PRT가 개발한 개인 고속 교통 팟카 시스템
마스다르시티의 개인고속수송시스템  팟카(podcar) [Jan Seifert, CC BY 2.0]

석유의 나라가 탄소제로도시를 건설하다 - 마스다르시티

산유국들이 석유 이후의 시대를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석유없이 태양과 바람과 물과 효율로 탄소제로 에너지 자립의 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 자체가 유한한 자원인 데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고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탄소제로도시를 ‘포스트 오일 시대’ 대책으로 채택하는 것이다. 약 220억 달러가 투자돼 조성된 아랍에미리트(UAE)의 '마스다르시티'가 이것의 하나로 탄생했다. 지난 2008년 마스다르 사막에 착공된 이 신도시는 인구 5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실제 마스다르시티는 고 에너지 효율시스템, 친환경 교통체계, 그리고 폐기물 재활용과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의 방법으로 탄소배출을 제로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도시 중심에는 대형 태양열발전소가 들어서고 시내 곳곳에는 풍력발전기가 운용된다. 여기에 건물의 지붕과 외벽에 태양전지를 부착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 패널이 이용되고 폐기물의 50%를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소각해 추가 전력 생산에 투입한다.

인도는 2070년 탄소중립, 일본은 2050년 탄소중립 2030년 46% 탄소 감축이 목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 목표 이행방도가 없다. 이것은 다음의 이유로 본다.

▷기후변화 에너지전환에 대한 의미있는 자의식이 없다. ▷장기 대응계획의 합리성이 전혀 없다. 
▷에너지 중독성이 너무 높다, GDP가 우리보다 2.5배 많은 독일 보다 탄소배출량이 많게 되었다. 유럽공동체는 지난 20년간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 들어 왔다. 우리의 경우 소비절약을 강조하는 이들을 어떤 경제학자가 비웃는 나라이다. 
▷에너지 권력의 지배력이 너무 강고하여 분산적 에너지전환을 노골적으로 방해한다. 
▷지역 시민 기업 단체 이익집단등 사회의 모든 분야가 가능한 탄소중립실천을 토론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탄소중립을 이끌어 내야한다. 이것은 살기 위한 인간의 길이다.

반지하의 사람들은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의 기후변화문제는 우리 모두가 반지하에 살고 있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기후변화의 양상은 에측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지만 탄소중립을 꾸준히 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하는 동물로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구자상 대표

◇ 구자상 대표

▷(사)초록지붕 상임공동대표
▷부산시민햇빛에너지협동조합 창립 이사장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사)기후변화에너지대안센터 창립 공동대표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설 (사)부산경남생태도시 생명마당 상임이사
▷부산환경운동연합 상근대표,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리우데자네이로 유엔환경회의 한국 민간대표단 참여
▷부산대 대학원 박사(NGO협동과정) 수료
▷북한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정책 교류 사업 등 두 차례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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