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압고서박물관·목압문학박물관 제9차 전시회,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 특별전

선비에 대해 제대로 이해시키고자 전시 기획
조해훈 원장 읽고 서사 비치도서 100권 선정
마을주민 “지리산 골짜기에 이런 기회 줘 고맙워”

조송현 기자 승인 2022.08.04 18:00 | 최종 수정 2022.08.07 10:03 의견 0
목압서사 내 목압고서박물관과 목압문학박물관이 공동으로 지난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을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목압서사에 비치된 현대 출간 단행본 100권을 선정해 전시를 하는 모습이다. [사진=조해훈]

지리산 화개골 목압마을에 위치한 목압서사(원장 조해훈) 내 목압고서박물관과 목압문학박물관이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제9차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현대의 단행본 100권을 통해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특별전이다.

단행본 100권은 고전인문학자인 조 원장이 구입해 읽은 후 목압서사에 비치하고 있는 자료들이다. 서사에는 고서를 제외하고 단행본만 3만 여 권이 비치되어 있다. 조 원장은 이 가운데 조선시대 선비들과 관련해 출판된 단행본들과 그들이 지은 문학서, 그리고 학자들이 선비들에 대해 연구해 출판한 평전(評傳) 등을 이번 특별전에 선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제목에 ‘선비’라는 단어가 들어간 전시 책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전시 도서 중에서 조선시대 ‘선비’라는 단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단행본들이다. [사진=조해훈]

『선비, 소신과 처신의 삶』(정광호·눌와), 『간찰, 선비의 마음을 읽다』(심경호·한얼미디어), 『천작(天爵), 선비의 삶에서 사람의 길을 찾다』(김기현·서해문집), 『선비와 청빈』(박균섭·역락), 『조선선비의 산수기행』(유몽인·최익현 지음, 전송열·허경진 엮고 옮김), 『선비답게 산다는 것』(안대회·푸른역사), 『시대를 아파한 조선 선비의 청국 기행, 북학의』(박제가 지음·박정주 옮김, 서해문집), 『나무를 품은 선비, 사계절 나무에 담긴 조선 지식인의 삶』(강판권·위즈덤하우스),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등 15권이다.

전시 도서 중에서 ‘공부’와 ‘독서’, ‘서재’ 등의 단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단행본들이다. [사진=조해훈]

선비들의 ‘공부’와 ‘독서’, ‘서재’ 등의 단어가 주제로 들어간 책들도 있다. 이런 책으로는 『선인들의 공부법』(박희병·창작과비평사), 『공부의 발견』(정순우·현암사), 『책 읽는 소리』(정민·마음산책), 『오직 독서뿐』(정민·김영사), 『서재에 살다』(박철상·문학동네), 『세종의 서재』(박현모 외 지음·서해문집) 등이 전시 중이다.

선비들에 대한 평전과 그들의 일대기 등을 정리한 책들도 있다. 이러한 책으로는 『퇴계평전』(정순목·지식산업사), 『이언전 평전- 나는 골목길 부처다』(박희병·돌베개), 『풍석 서유구』(진병춘·씨앗을 뿌리는 사람), 『추사 김정희』(유홍준·창비), 『조선의 마지막 문장, 조선조 500년 글쓰기의 완성 이건창』(송희준 엮어 옮김), 『김육 평전-대동법을 완성한 조선 최고의 개혁가』(이헌창·민음사), 『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 16세기 큰 선비 하서 김인후를 만나다』(백승종·돌베개), 『나의 아버지, 박지원』(박종채 지음·박희병 옮김, 돌베개), 『한강 정구』(남명학연구원 엮음·예문서원), 『삼봉집- 조선을 설계하다』(정도전 지음·심경호 옮김, 한국고전번역원), 『청음집- 대쪽처럼 곧게 살다』(김상헌 지음·정선용 옮김, 한국고전번역원) 등 16권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도서 중에서 시대별·권역별로 선비들을 분석한 책들이다. [사진=조해훈]

또한 시대별·지역별로 선비들의 지형도를 정리한 책들도 전시되어 있다. 『17세기 조선 지식인 지도』(이경구·푸른역사), 『18세기 경주의 문인과 문학』(조해훈 외 지음·계명대학교 출판부), 『19세기 경상우도 학자들(상)』(최석기 외 지음·보고사) 등이다.

조선시대 최대 저술가였던 다산 정약용 선생과 관련한 책으로는 『다산의 재발견』(정민·휴머니스트), 『다산어록청상(茶山語錄淸賞)』(정민·푸르메), 『한밤중에 깨어- 한시로 읽는 다산의 유배일기』(정민·문학동네), 『다산시선』(정약용 지음·송재소 역주, 창비), 『삶을 바꾼 만남-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정민·문학동네) 등이 전시 중이다.

전시 도서 중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과 관련한 책들이다. [사진=조해훈]

그리고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로 일컬어지는 퇴계 이황과 관련된 전시 도서로는 『퇴계처럼-조선 최고의 리더십을 만난다』(김병일·글항아리),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김영두·소나무), 『도산잡영』(이황 지음, 이장우·장세후 옮김, 을유문화사),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이황 지음, 이장우·전일주 옮김, 연암서가), 청소년 소설인 『퇴계, 달중이를 만나다』(김은미·김영우 지음, 디딤돌) 등이 있다.

전시 도서 중에서 퇴계 이황 선생과 관련한 책들이다. [사진=조해훈]

허균과 관련해서는 『교산 허균 시선』(허경진 옮김·평민사), 『허균 산문선- 누추한 내방』(허균 지음·김풍기 옮김, 태학사), 그리고 허균의 누이인 허난설헌 관련 도서인 『허난설헌 전집- 시와 생애』(문경현·보연각) 등이 있다.

연암 박지원과 관련한 도서로는 앞에서 언급한 『나의 아버지, 박지원』 외 『연암을 읽는다』(박희병·돌베개),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상)』(박지원 지음, 고미숙·김진숙·김풍기 엮고 옮김, 돌베개) 등이 있다.

그리고 조선선비들의 삶과 글쓰기 등의 배경이 된 문화공간을 다룬 책들도 전시되어 있다. 이를 테면 『천국을 거닐다, 소쇄원』(이기동·사람의 무늬),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조용헌·푸른역사),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돌베개), 『조선의 문화공간 1·2·3·4』(이종묵·휴머니스트) 등이 있다.

또한 조선시대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온 선비들의 기록물인 『해유록-조선 선비 일본을 만나다』(신유한 씀·김찬순 옮김, 보리), 『표해록』(최부 지음, 서인범·주성지 옮김, 한길사), 『조형의 부상일기 연구』(임장혁·집문당)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 선비들이 지리산을 유람하고 쓴 글을 정리하여 번역한 책들도 전시 중이다. 이들 책으로는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최석기 외 옮김·돌베개), 『지리산유람록- 용이 머리를 숙인 듯 꼬리를 치켜든 듯』(최석기 외·보고사),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 3·4·5·6』(최석기 외·보고사), 『지리산 유산기 선집』(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커뮤니케이션 브레인) 등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지리산을 유람하고 쓴 글을 정리하여 번역한 책들 [사진=조해훈]

그 외 전시 도서들로는 『조선의 아버지들』(백승종·사우), 『아버지의 편지』(정민·박동욱, 김영사),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돌베개),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연구원 엮음·글항아리), 『나홀로 즐기는 삶』(강혜선·태학사), 『조선의 힘』(오항녕·역사비평사), 『누정에 오르는 즐거움』(권영호·역락), 『조선의 정승』(이준구·강호정 편저, 스타북스), 『시평보유- 못다 한 조선의 시 이야기』(홍만종 지음, 안대회·김종민 외 옮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대산 이상정 제자 전기- 고산급문록(高山及門錄) 상·하』(영남퇴계학연구원), 서원과 관련해서는 『함양의 서원』(함양문화원)·『경상북도서원탐방』(경상북도교육청연구원) 등이 있다.

한편 목압서가 매달 개최하는 ‘외부 초청 인문학 특강’에 지난달인 7월 22일에 ‘내가 아는 지리산’ 주제로 강의를 한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의 책들도 별도로 전시돼 있다. 풍수와 사주명리학 등을 바탕으로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조 교수의 『방외지사 1·2』(정신세계원), 『조용헌의 고수기행』(랜덤하우스중앙),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생각의 나무), 『조용헌의 휴휴명당』(불광출판사) 등이 그 책들이다. 그가 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고,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 글의 내용들이 선비들과 맥이 닿아 있어 전시를 하는 것이다.

특별전에 별도로 전시된 칼럼니스트이자 건국대 석좌교수인 조용헌 선생의 책들이다. [사진=조해훈]

“왜 100권을 전시하느냐?”는 질문에 조 원장은 “목압서사는 제 개인 사비로 운영하고 있어 전시 공간이 좁은 데 첫째 이유가 있고, 둘째는 너무 많은 책들을 전시하면 방문객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서 하필이면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을 주제로 특별전을 하느냐?”는 질문에 조 원장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조선시대 선비들에 대해 바로 알았으면 하는 차원에서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지조와 절개를 지키면서 ‘위기지학(爲己之學)’, 즉 자신을 바르게 세우고 수양하는 학문을 했다. 요즘사람들은 ‘위인지학(爲人之學)’, 즉 자신의 일신과 출세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당시 선비들은 각자 나름이지만 1,000 종에 가까운 각종 규율과 자신만의 규범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지식인들이다. 역사에서 많이 보아왔듯 나라가 위급하면 당당하게 목숨도 내놓았다.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매천 황현 선생이 그렇지 않은가? 다산 선생이 『목민심서』에도 밝혔듯 지금의 지자체장인 목민관은 가급적 예산을 절약하고 아껴 세금을 적게 매겨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도록 했다. 물론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선비들의 그런 정신을 제대로 알고 조금이라도 이해해보자는 차원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1일 목압서사 위쪽의 주택에서 97세의 노모를 모시며 살고 있는 목압마을 주민 고법석(56) 씨가 마실(?)을 왔다. 그는 “‘목압마을도서관’이기도 한 목압서사에서 평소에 조정래 씨의 소설 『아리랑』 등 여러 책을 빌려가 읽는다. 이런 깊은 지리산 골짜기에 선비들과 관련한 도서들을 전시해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조해훈 박사님께 여쭤도 보면서 전시된 여러 책들을 읽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pinepines@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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