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천지창조론 ... 창조주의 합리적인 계획

플라톤의 천지창조론 ... 창조주의 합리적인 계획

조송현 승인 2017.01.16 00:00 | 최종 수정 2018.07.05 20:31 의견 0

플라톤의 우주론을 담은 '티마이오스' 표지. 그림은 고대 헬라스의 4드라크메 은화 양면에 새겨진 아테나 여신과 여신의 상징인 올빼미의 돋을새김을 지구 사진과 겹쳐놓은 것이다. 이 대화편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자 한 그림이다.

플라톤은 그리스, 바빌로니아, 이집트의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시작은 창조되기 이전의 혼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 혼돈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한 것은 선배 철학자들이 상상했던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플라톤은 창조주(데미우르고스)가 지적인 계획을 실현함으로써 우주의 질서를 바로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플라톤 우주론의 특징은 천지창조에 대한 창조주의 합리적인 계획입니다. 여기서 우주 법칙이 연역되는 것이지요.

창조주는 우주가 자신처럼 최대한 완전한 상태가 되기를 바랐다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에서 우주의 창조주인 데미우르고스(Demiourgos)가 무슨 까닭으로, 어떻게 이 우주를 구성했는지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 우주를 창조한 이는 훌륭하고 선한 이였으니, 최대한으로 자기 자신과 비슷한 상태가 되기를 바랐다. 조화롭지 못하며 무질서한 것을 질서 있는 상태로 이끌었다. 질서 있는 상태가 무질서한 상태보다 모든 면에서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주 창조에 신의 작용이 필요하다는 것은 종교에서뿐만 아니라 현대과학에서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500년 전 사람인 플라톤이 ‘신화적이고 창조론적’인 우주관을 가졌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게 없습니다. 특히 그의 절대관념인 이데아론은 절대자인 신의 존재를 전제할 수밖에 없는 개념이기도 하니까요.

하늘의 천체에 관해 플라톤은 '신성하고도 고귀한 존재이며 그 운동은 완전히 한결같고 원형'이라고 주장한 피타고라스학파의 견해를 발전시켰습니다. 그의 우주관은 기본적으로 기하학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주는 또한 살아 있기 때문에 공간 구석구석에까지 넋이 있으며, 운동을 합니다.

이른바 물활론이 플라톤 사상에서 태동한 것입니다. 근대 이전의 ‘과학’인 마술사상과 점성술 연금술은 이 같은 물활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지구가 살아있다는 현대 ‘가이아 이론’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는 혼(생명)과 지성을 지닌 살아 있는 생명체 ... 물활론의 탄생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창조주는 지성을 혼 안에, 혼은 몸통 안에 함께 있게 하여 이 우주를 구성했는데, 이는 자기가 완성해낸 제작물이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한 것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우주는 진실로 신의 ‘선견과 배려’에 의해 혼(생명)과 지성을 지닌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우주론의 주된 문제는 천체 운동의 규칙성을 설명하는 것인데, 플라톤은 우주를 생명체에 비유함으로써 그 규칙성을 설명합니다. 즉 생명체는 자발적 운동 원리를 갖는 것이 특징이죠.

그런데 이런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우주도 질서와 규칙성을 보여 주기 때문에 이 우주가 혼과 지성을 지닌, 살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주의 혼은 영원불변하는 형상의 세계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성의 세계를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고 플라톤은 설명합니다.

플라톤 주장을 요약하면, 창조주가 혼돈상태에서 질서를 부여해 이 우주를 가장 완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창조주는 이 우주에 혼을 부여해 스스로 운동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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