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24)화개골 차밭이 연녹색 천으로 뒤덮인 이유

조해훈 승인 2019.06.07 14:54 | 최종 수정 2019.06.07 15:05 의견 0
1. 화개골에서 생산되는 가루차가 스타벅스에 수출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정금리의 한 차밭에 걸려있다.
화개골에서 생산되는 가루차가 스타벅스에 수출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화개골 정금리의 한 차밭에 걸려 있다. 사진=조해훈

화개골 차밭이 연녹색 천으로 뒤덮여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마다 “왜 차밭을 온통 천으로 덮어 보기 싫게 해놓았느냐?”라며 묻는다.

필자도 처음엔 그게 의아해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듯 화개골 곳곳에는 ‘글로벌 스타벅스로 수출하는 가루녹차 생산단지’라는 대형 현수막이 붙어 있다. 필자는 화개골의 가루차가 스타벅스에 수출된다는 말을 듣고는 있었다. 대대적으로 차밭에 천을 덮은 것은 지난 봄부터였다.

그러면 스타벅스로 화개골의 차가 얼마나 수출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보도된 기사와 하동군홈페이지를 참조한다.

지난 4월 22일자 하동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재)하동녹차연구소 가공공장이 지난 3월28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제23회 경남도 농수산물 수출탑 시상식’에서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하동녹차연구소는 2017년 미국의 글로벌 커피프랜차이즈 스타벅스와 가루녹차 100t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꾸준히 수출을 추진해 지난해 50만 달러 수출탑에 이어 이번에 1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는 내용이다. 보도내용이 다소 애매하지만 아마 스타벅스에 이곳의 녹차를 100만 달러어치나 판매했다는 것 같다. 지금까지 스타벅스에 몇 t의 양을 수출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녹차연구소가 2014년부터 차광재배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고, 직접 생산한 가루녹차의 품질이 스타벅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2017년에 100t 납품 제의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화개면 정금마을의 한 지인은 “가루차 생산을 제대로 하려면 햇빛을 차단해 재배해야 하므로 차밭에 천을 덮었다”며, “아무래도 차농가의 수익성이 높아지므로 많은 농가들이 차광재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 화개골의 많은 차농가들이 차밭 곳곳에 연녹색의 천을 덮은 모습이다. 가루차를 생산하려면 차광재배가 필수다.
화개골의 차밭들이 연녹색의 천으로 덮여 있다. 가루차를 생산하려면 차광재배가 필수다. 사진=조송현

화개골의 차가 스타벅스에서 판매된다는 것은 이곳의 차가 지리산의 깊은 골짝에서 드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징표로 생각할 수 있다.

차밭에 천을 덮은 탓에 아름다운 화개골이 미관상 좋지는 않다는 지적은 있다. 하지만 차농가들의 소득이 높아진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한문학자·교육학박사massjo@hanmail.net>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