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과학 인사이드】상대론 오디세이 (10) 일반상대성이론은 뭘까

조송현 기자 승인 2023.01.30 12:54 | 최종 수정 2023.02.06 06:53 의견 0

상대론 오디세이 10 – 일반상대성이론은 뭘까

Q1. 지난시간까지 9차례에 걸쳐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여행했습니다. 그동안 아인슈타인의 간략한 개인사를 통해 혁명적 천재의 면모와 함께 기적의 해 1905년의 경이로운 업적들을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새롭게 일반상대성이론 여행을 시작한다고요. 일반상대성이론이라는 장도에 오르기 전에 지금까지 살펴본 특수상대성이론을 핵심을 간단히 리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하면, ‘시간과 공간 개념의 혁명’으로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 때부터 가진 ‘빛과 함께 달리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라는 상상을 통해 빛은 요상하게도 누가 보더라도, 어디서 나왔건 간에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광속은 일정하고 대신 시간, 공간이 변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광속불변의 원리와 상대성 원리를 2개 기둥으로 삼아 불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완성했지요. 이 이론 속에는 운동하는 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가고 길이가 수축되며 질량은 늘어난다는 경이로운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담겨 있죠. 그 유명한 에너지-질량 등가공식 E=mc²도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유도되었고요.

Q2. 듣고 보니 그동안 우리가 여행을 참 많이 다녔네요.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 개념의 혁명’이라는 찬사를 받았는데, 일반상대성이론은 어떤 이론이며 물리학사적 의미와 평가는 어떤가요?

--> 일반상대성이론은 간단히 말하면 중력이론입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뉴턴의 중력이론을 혁명적으로 업그레이드 한 중력이론이죠. 빅뱅을 비롯한 현대우주론은 이 일반상대성이론이 나옴으로써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상대성이론은 우주의 거대구조를 설명하는 강력한 이론입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생애 가장 빛나는 업적이자 과학사상 가장 우아하고 위대한 성취로 평가받습니다.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보른(Max Born)은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인 아인슈타인 방정식(중력장 방정식)에 대해 “아인슈타인 방정식은 한 편의 예술작품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 사고의 위대한 향연이며, 철학적 통찰과 물리학적 직관 그리고 수학적 기교의 놀라운 결합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고 해요.

Q3. ‘과학사상 가장 우아하고 위대한 성취’, ‘인간 사고의 위대한 향연’이라, 이처럼 최상급 상찬을 받았다니 일반상대성이론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됩니다. 그런데 앞서 일반상대성이론 창안을 위한 멀고 힘든 여정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위대한 성취가 힘든 여정의 결실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겠는데요, 이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향한 힘든 여정을 함께 시작해볼까요. 일반상대성이론 창안의 첫걸음은 언제였나요?

--> 특수상대성이론을 완성한 1905년쯤으로 봅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완성하자마자 이에 관심과 흥미를 잃어버렸어요.

Q4. 아니, 자신이 이룩한 위대한 업적에 흥미를 잃어버렸다니, 이유가 뭐였을까요?

--> 만족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네요.

Q5. 만족을 못했다. 특수상대성이론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뜻인가요?

--> 바로 그렇습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의 한계를 정확하게 인식했어요. 즉, ‘특수’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이론은 특수한 환경, 즉 중력이나 가속이 작용하지 않는 관성계에서만 성립하는 이론이라는 뜻입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의 2대 공준 중 하나인 상대성 원리 자체가 ‘모든 물리법칙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다’로 관성계, 즉 특수한 곳에서만 성립하는 원리이니까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관성계란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 공간, 즉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 공간 프레임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지구나 우주에는 중력과 가속도가 다 작용하고 있으니 엄밀한 의미의 관성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하거든요.

Q6. 그러니까 특수상대성이론이 태생적으로 특수한 환경에서만 성립하는 이론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한계를 극복해 일반적인 물리적 환경 환경에서도 성립하는 이론을 만들기 위해 나섰는데, 그게 일반상대성이론이라는 말씀이네요.

--> 바로 그렇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인식한 특수상대성이론의 한계를 하나 더 설명하자면, 특수상대성이론은 중력이 작용하는 곳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과 더불어 중력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특수상대성이론이 뉴턴의 중력이론과 충돌한다는 사실이었죠.

Q7.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범 우주에 통하는 절대법칙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수상대성이론이 만유인력의 법칙과 충돌하는 지점은 어떤 것인가요?

--> 좋은 질문입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광속불변의 원리를 토대로 하는데, 여기서 광속은 시속 약 30만km죠. 태양빛이 지구에 도달하는데 약 8분이 걸리는 속도이죠. 문제는 뉴턴의 중력이론에서 중력의 전달속도는 무한대라는 것입니다. 광속은 유한한데, 중력의 속도는 무한대라는 것이죠.

Q8. 광속은 유한한데 중력의 전달속도는 무한대다, 이게 무슨 문제라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을 좀 해주시죠?

--> 예를 들어볼게요. 자, 지금 아인슈타인이 태양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장면을 상상해봅시다. ‘태양이 지금 당장 사라졌다고 가정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광속은 유한, 중력 속도는 무한이라는 전제하에서요. 태양이 사라졌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빛나고 태양을 볼 겁니다. 8분 동안뿐이겠지만요. 그런데, 태양이 사라졌다는 순간 지구는 갑자기 공전궤도를 이탈해 우주로 튕겨 달아나고 있음을 느낄 겁니다. 뉴턴의 중력이론대로라면, 태양의 중력이 즉각 사라졌기 때문이죠. 태양은 보이는데 태양의 중력은 사라진 모순적인 상황이 8분가량 지속된다는 거죠.

Q9. 끔찍한 상황인데, 과학적으로는 재미있는 상상이네요. 그러니까 아인슈타인은 태양이 사라졌다면 태양이 보이지 않는 시점과 지구가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꼭 같아야 한다고 봤고, 그래서 특수상대성이론과 뉴턴의 중력이론의 충돌이 심각한 문제라고 본 거네요.

--> 맞습니다. 빛의 속도는 이미 검증된 것이고, 중력 전달 속도가 무한대라고 가정한 뉴턴의 중력이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특수상대성이론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중력을 제대로 설명할 이론, 일반상대성이론 창안에 나선 것이죠. 다음 시간엔 일반상대성이론의 발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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