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지식인 시국선언 "윤석열 대통령은 순국선열과 국민 앞에 사죄하라!"

- 부산지역 교수·연구자, 의료인, 변호사, 문화·예술인 등 지식인 500여 명 시국선언
- 셀프배상안 철회하지 않을 시 윤석열 대통령 퇴진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어

조송현 기자 승인 2023.04.19 19:32 | 최종 수정 2023.04.23 11:01 의견 0
부산지역 지식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규탄 시국선언 기자회견

동아대, 부산대에 이어 각계의 부산지역 지식인들이 윤석열 대통령 규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교수·연구자, 의료인, 변호사, 문화·예술, 종교인 등 부산지역 지식인 500여 명이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거세게 번지고 있는 부산지역 지식인 사회의 윤석열 대통령 규탄 시국선언은 지역 민심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지역 지식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부정하고 일본 제국주의 침략행위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규탄하고 ‘제3자 변제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와 같은 정당한 요구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운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부산지역 주요 대학(경성대·동명대·동아대·동의대·부경대·부산교대·부산대·신라대·해양대 등) 교수·연구자 326명과 의료인(의사·한의사·치과의사·간호사 등) 41명, 변호사 20명, 문화·예술인 41명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식인의 사회적, 역사적 책임을 외면할 수 없어 공동행동에 나서게 되었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답에 따라 상응하는 공동대응을 준비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7일 동아대 교수·직원·동문 공동시국선언, 이달 11일에는 부산대 교수·연구자 시국선언이 진행되었다. 특히 부산대는 280명의 교수·연구자가 참여해 전국 최대 규모 시국선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제3자 변제안’을 시작으로 독도와 방사능오염수 문제 등 부산과 직결된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부산 시민들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부산지역 지식인 성명서' 전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제징용 셀프배상안을 철회하고 순국선열과 국민 앞에 사죄하라!

是日也放聲大哭! 대한민국 국민은 오늘 목놓아 절규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국내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를 일본 정부에 약속했다. 가해자의 책임은 면제하고 피해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상식 밖의 대책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사과의 말 한마디 없다.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셀프배상안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위배하고 있다. 우리 헌법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제국주의 침략행위에 면죄부를 주고 우리 선조들의 피어린 항일 투쟁의 바탕 위에 건립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더욱이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삼권분립 정신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헌법 체계를 부정한 반헌법적 작태이다.

가해자가 용서받는 유일한 방법은 피해자에게 진정을 다 해 사과하고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사과는 끝내 없었고, 배상은 우리 기업들이 담당하게 되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앞장서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범죄에 대해 철저한 책임면제를 주도하는 기괴한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UN을 비롯한 국제적 규범인 ‘피해자 중심주의’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행위로 어려움에 처하는 동시에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하자는 원칙이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제3자 변제’방식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피해자인 대한민국 국민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일본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지금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의 1차 가해보다 우리 정부의 2차 가해에 더 크게 분노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은 가해자인 일본에 지소미아 복원, WTO 제소 철회를 선물하고 일본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이 다시 한국 시장을 점령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었다. 더욱이 한미일 안보협력의 필요성을 명분으로 유사시에 한반도에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내주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일 정상회담 당시 일본 총리가 위안부 합의 이행과 독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후쿠시마 수산물의 수입 규제 철회를 요구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만나는 자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지난 3월 28일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고 강제동원 역사를 축소하는 등 역사 왜곡을 강화한 교과서에 대한 검정 심사를 통과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주고 완전히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 비통한 외교 참사 앞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3월 6일 발표한 정부 해법을 당장 철회하고, 대법원판결에 따라 일본 가해 기업이 책임을 이행하도록 촉구하라.

2. 일본에 대한 굴욕외교를 당장 중단하고 반인륜적·반민족적 외교 참사의 당사자들을 즉각 해임하라.

이러한 요구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운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엄중히 밝힌다.

2023년 4월 19일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부산지역 지식인 일동

<pinepines@injurytime.kr>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