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주년 릴레이 인터뷰】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탄탄한 학습 안전망으로 희망부산교육 실현하겠다."

조송현 기자 승인 2023.10.18 10:03 | 최종 수정 2023.11.27 00:07 의견 0

'열린사회를 위한 건강한 공론장'을 기치로 2016년 10월 14일 창간한 인저리타임이 올해로 창간 7주년을 맞았습니다. 인저리타임은 그간 인문교양, 과학, 시사논평 중심의 웹진을 거쳐 현재 고품격 종합인터넷신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시민의 건강한 공론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부울경 지역 각계 인사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취임 이후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 인저리타임]

다음은 본지 창간 7주년 기념 각계 인사 릴레이 인터뷰의 첫 번째로 지난 10~14일 진행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과의 서면 인터뷰 전문. 

 

Q1. 교육감님, 반갑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2의 부산발 교육혁명’을 내걸고 취임하신 지 1년 3개월에 접어들었습니다. 그간 소회를 간단히 들려주십시오.

교육감에 취임한 지 벌써 1년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취임 이후 보여주기식 정책을 펼치기보다는 ‘꿈을 현실로! 희망 부산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여건 조성에 주력해 왔습니다. 특히 인성을 기반으로 한 학력신장을 위해 전력을 다했습니다.

저의 1호 공약인 ‘학력 신장’을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산학력개발원’을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최초로 설립했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학력개발원을 중심으로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신장을 위한 정책을 차근차근 추진 중입니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인성교육원 탈바꿈, 아침체인지 활동, 인성교육 통합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육수요자, 교육 현장과의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이라 판단해 많은 분과 직접 만나며 소통·공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지난 1년간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남은 임기 동안 부산시민과 교육 가족들에게 약속한 정책들을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행복한 학교, 성장하는 학생’을 만드는 교육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부산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부산시민과 교육 가족들의 눈높이가 굉장히 높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경험을 토대로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Q2. 교육현장에서는 일부 학부모의 갑질로 인한 교권침해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교권침해 행위의 근절을 위한 대책(1)과 피해교사 보호 및 지원 방안(2)을 소개해주십시오.

저는 이미 5년 전 한국교총회장 시절, 추락하는 교권 회복을 위해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그때 시행령이 제정됐다면 이 정도로 교권이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교육청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마련하였습니다.

첫째, 교육청 주도의 교육활동 침해 대응 강화입니다. 선생님이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사안발생 즉시 법적 대응을 지원하며, 교육청이 직접 악성 민원 및 고소 고발에 대응하고자 합니다. 특히 교권보호위원회 전에도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지원단을 투입해 교원 피해 조사와 치유 등 교권침해 대응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겠습니다.

둘째, 피해 교원 치유 확대입니다. 교원치유 관련 비용 지원 확대, 일상적 교육 활동 유지를 지원하며, 교원배상책임보험 피해보상 확대를 위해 약관 개정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특히 교권보호위원회 전에도 병원 치료비를 지원하고 지원 한도를 최대 200만 원까지 확대하겠습니다. 교사의 심리적 회복을 위한 개인치유비도 신설해 1인당 50만 원까지 지원하겠습니다. 피해 교원이 희망할 경우 긴급 전보 조치도 하겠습니다.

셋째, 교육활동 보호 화해 조정 강화 및 공감대 형성입니다. 교육활동 조정 위원회를 조직 운영하며, 장기적 교육활동 보호 과제 발굴을 위한 T/F팀을 운영하여 관련 조례 제정 등을 시의회와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육 회복을 위한 범시민 대토론회를 통해 교육활동 보호의 방안 모색 및 필요시 법률 제개정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또한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활동 보호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Q3. 부산학력개발원이 설립돼 본격 운영되면서 교육감님의 제1호 공약인 ‘학력신장’의 현실화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높습니다. 특히 ‘학력 신장’ 정책의 하나로 지난달 본격 개통된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의 운영 방안과 기대효과를 소개해주십시오.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는 Busan Academic Support System의 약자로,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의 학습 이력 등을 토대로 학생 학습 수준 진단 및 맞춤형 학습 추천이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등 결과에 기반한 수준별 맞춤 학습콘텐츠를 제공해 줍니다. 학생은 제공된 학습콘텐츠로 학습한 후 형성평가로 학력 향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체 예산 29억 원가량을 투입했으며, 10월부터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1·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운영합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3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5개 과목, 고등학교 1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3개 과목을 지원합니다.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은 특히 원도심, 서부산권 학력격차를 해소하고, 학생 스스로 학습 습관을 길러 사교육비 줄이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의 기능과 기대효과를 설명하는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Q4. 정책역량을 ‘학력 신장’에 집중하시면서도 ‘인성교육’도 매우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시행한 대표적인 인성 함양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십시오.

올 3월 학생교육원을 ‘학생인성교육원’으로 탈바꿈해 인성교육과정을 대폭 강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달 20일 체계적이고 편리하게 인성교육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인성교육 통합플랫폼’을 선보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교육청 산하 기관 곳곳에 흩어져 있어 찾아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체험활동 등을 하나의 앱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동안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정책은 없었으나, 그중 비교적 빠르게 성과가 나타난 정책은 단연 ‘학교 아침체인지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코로나 펜데믹을 이겨 내기 위해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급식 잔반도 줄었다고 합니다. 교육부와 타 교육청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부산 모든학교가 아침체인지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향후 모니터링, 정책연구용역 등을 통해 촘촘히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이외에도 가정·지역사회와 연계한 인성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청 산하 도서관에서도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5. 해묵은 과제인 동서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새롭게 시행 중인 핵심정책을 소개해주십시오. 

 지난 2월 우리 교육청은 지역 간 교육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역별 학습현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분석 결과 학습 환경, 학습 시간 차이가 원도심·서부산권과 동·중부산권 교육격차의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교육청은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종합방안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전국 최초 교육청에서 제작한 ‘부산형 인터넷 강의’를 제작·보급하고 있으며, 서부산권 학생들을 위한 방학 영어캠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여주기 위해 카페형 자기주도학습실 구축, 자기주도학습 동기강화비 지원 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교숲생태학습 공간, 책과 노는 도서관 공간, 학교노후시설 개선 등 환경개선을 위한 인프라 확충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도심·서부산권 학교의 교육력 제고를 위해 현장 의견을 반영해 교원 인사제도를 전면 개정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서부산권·원도심 교원의 사기 진작과 교육활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에 중점을 둔 ‘승진제도 개선’과 교사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전보제도 개선’ 등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교육청의 노력만으로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지역사회와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력과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우리 교육청은 교육행정협의회와 구군 구청장 협의회를 더욱 활성화하겠습니다. 시장님, 지자체 구청장님들과 더욱 자주 만나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교육경비보조에관한조례’에 근거하여 지원하는 교육 경비가 학교와 학생의 학습지원에 최대한 투자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논의하겠습니다. 지역 대학과도 협력해 현재 운영 중인 다양한 사업들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Q6. 이후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혁신 정책을 추진해 많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급히 먹은 밥이 체한다”며 정책의 일방적인 추진은 지양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이에 대한 교육감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희망 부산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교육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우리 교육가족과 부산 시민이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며 발맞추어 나가야 가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늘 강조해왔습니다.

취임 직후 교육청 별관 1층에 교육감 소통공감실을 설치해, 부산시민과 직접 소통을 통한 열린 교육행정을 구현하는 ‘교육감과 만난Day’, 직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Talk! Talk! 데이, 이 외 다양한 교육 현안 등으로 부산교육가족 및 부산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가진 소통·공감의 만남 횟수만 현재 180회를 넘어 200회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열린 교육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교육 가족 모두 머리를 맞대고 소통·공감했던 소중한 시간이 희망 부산교육을 힘차게 열어가는 마중물이 될 것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교육가족 공동체와 정기적으로 만나 공감대를 형성해 더욱 신뢰받는 부산교육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희망사다리 교육 복원' 정책을 강조하는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Q7. 끝으로 교육감님의 교육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교육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아직도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자신의 꿈마저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저하와 지역 간 교육격차 등, 교육을 통해 가능했던 계층이동의 교육 사다리마저 무너지고 있는 안타까운 교육 현실을 직면하며, ‘그 어떤 이유로든 교육 기회가 박탈되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교육 환경을 변화시키며 공교육 내에서 평등한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모두에게 힘이 되는 ‘희망사다리 교육 복원’ 정책을 펼쳐, 부산의 모든 학생이 교육복지의 탄탄한 보살핌 속에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촘촘히 교육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인성기반의 학력신장’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한 삶의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나무도 뿌리가 중요하듯, 기본이 약하면 결국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지 않습니까? 기초학력 없이는 창의력도 미래교육도 담보할 수 없기에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한 명의 아이도 뒤처지지 않도록 학생 맞춤의 ‘체계적인 학습지원’과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는 ‘탄탄한 학습 안전망을 구축’하여 학생들의 성장과 꿈을 지원할 것입니다. ‘아침 체인지(體仁智)’ 등으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고 진정인성교육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한 아이도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고 제각기 품은 꿈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개천에서 용이 나는’ ‘희망부산교육’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하윤수 교육감 약력

▷1962년 경남 남해 ▷경성대 법학과, 동아대 법학박사 ▷제6대 부산교육대학교 총장 ▷제36·37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교육부 초등교원양성대학교 발전위원회 위원장▷교육부 국가교육과정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저서 : 『교육 무너지면 미래없다』 『교육강국 대한민국 교육 100년의 길』 ▷상훈 : 대한민국 교육대상(교육인물 부문), 자랑스런 대한민국 인물 대상(교육대상), 대한민국 한서 문화예술인 대상(문화예술교육대상), 대한민국 교육문화체육공헌대상(교육대상), 홍조근정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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