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과학 인사이드】 왜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할까?

조송현 기자 승인 2023.12.01 12:58 | 최종 수정 2023.12.12 16:19 의견 0

Q1. 과학 인사이드 이 시간엔 알아두면 교양이 되는 다양한 과학 소재를 찾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시간엔 우주개발의 첨병인 스페이스X의 스타십 2차 발사 의미를 소개해주셨는데, 오늘 분야가 전혀 다른 흥미로운 소재를 가져오셨네요,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하는 이유’, 우리 인류의 오랜 미스테리죠. 먼저 현재 남성과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 차이를 알아볼까요?

--> 동네 노인정에만 가 봐도 어르신들의 성비 불균형이 심하다는 걸 알 수 있죠. 할아버지보다 할머니가 훨씬 많죠.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하기 때문인데요. 이는 전 세계의 통계 수치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Q2. 어떻습니까. 외국과 우리나라를 구분해서 통계를 소개해주세요.

--> 유엔의 인구추정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70.8세이고,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76.0세입니다. 차이는 5.2년입니다. 미국의 경우 2021년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73.2세,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79.1세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 차이는 5.9세로 미국 CDC(국립보건통계센터) 자료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기대 수명이 80.5세인 반면, 여성은 86.5세로, 차이는 6년으로 나타났습니다.

Q3.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렇게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딱 ‘무엇 때문이다’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최근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기에 여기서 소개드리겠습니다.

2023년 11월 JAMA 내과학 저널(JAMA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서 브랜든 얀 박사가 이끄는 (Dr. Brandon W. Yan) 미국 연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한 외부 요인이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이 확대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1996년 격차가 즉, 팬데믹이 미국인의 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결국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이를 확대했다는 겁니다. 2010년 남성 75.7세, 여성 80.8세로 차이가 5.1세이던 것이 2021년 5.9세로 확 늘었죠.

예를 들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남성은 바이러스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 직장에서의 노출 위험, 의료 서비스 거부, 주거 불안정 등의 사회적 요인도 남성의 기대 수명을 상대적으로 더 단축하는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Q4. 남성은 여성보다 바이러스에 약하군요, 의료 서비스 거부 같은 사회적 요인도 이해가 갑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남녀 기대수명 차이를 가져온 또다른 원인은 어떤 게 있나요?

--> ‘절망의 죽음’이라 부르는 자살이 있습니다. 이게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다는 겁니다. 또 중독, 폭력 범죄 등으로 인해 남성의 생명이 단축되는 경우도 여성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Q5. 이번 연구 외에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이를 가져온 원인으로 지목된 요인도 소개해주시죠.

--> 남성은 여성보다 위험한 직업을 선택하는 확률이 더 높은데, 이게 남성의 기대수명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요인된다고 합니다. 류마티스 전문의이자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의 수석 교수진 편집자인 로버트 H. 슈메를링 박사(Dr. Robert H. Shmerling)의 연구인데요, 소방이나 군사 전투와 같은 위험한 직종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에 근거한 거죠. 또한 평균적으로 남성이 정기 건강 검진을 건너뛸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 역시 중요한 원인이라고 하네요. 저도 정기검진을 정말 싫어하거든요.

Q6. 듣다 보니 궁금증이 생기네요, 동물들도 수컷이 빨리 죽나요?

--> 성별에 따라 수명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건 인간뿐만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20년 3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된 내용인데요, 야생에서의 암컷 포유류가 수컷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학자들이 연구한 101종의 포유류 중 암컷의 평균 수명은 수컷보다 평균 18.6% 더 길었죠. 인간의 경우 차이는 7.8% 정도이기에 동물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훨씬 더 심한거죠.

이러한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동물은 큰뿔양(bighorn sheep)으로 수컷은 성적 경쟁이나 근육을 만드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 비해 암컷 큰뿔양은 먹이를 먹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들 동물의 경우 수컷은 암컷보다 더 위험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부상을 입어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이죠. 또 짝짓기 경쟁처럼 더 많은 싸움과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더 빨리 죽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하지만 이 연구에서 조사대상 포유류 중 40%는 수컷이 더 오래 산 걸로 조사됐습니다. 모든 종에서 암컷의 기대수명이 수컷보다 긴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쥐의 경우 수컷의 평균 기대수명이 암컷보다 길다고 합니다.

큰뿔양 사례에서도 기대 수명의 차이가 특정한 시기와 장소에서만 발생하더랍니다. 생활 조건이 양에게 유리하고 모두에게 충분한 먹이가 있으면 수컷과 암컷의 수명 차이가 별로 없었다고 하네요.

성별 평균 기대수명의 차이는 ‘보호되지 않는 X 염색체 가설’ 같은 유전자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연구도 있으나 아직은 논란이 있고요, 지금까지 공감대를 많이 얻고 있는 건데, 평균 기대수명의 차이는 동물이나 사람이나 ‘삶의 양식’에 기인한다고 말하는 게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