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픽사베이
심리학자들, 단어-웃음 방정식 만들다
왜 '방귀' 같은 단어를 들어면 저절로 웃음이 날까?
캐나다 알버타대학(University of Alberta)의 웨스트버리(Chris Westbury) 교수와 홀리스(Geoff Hollis)가 특정 단어가 얼마나 웃긴지를 측정하는 방정식을 만들어 발표했다고 미국의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가 26일 보도했다. 그들의 논문은 저널 실험심리학(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의 최근호에 실렸다.
이로써 연구팀은 한 단어만으로도 웃긴 정도의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파악했고, 이를 토대로 향후에는 농담 전체를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예전에 영국의 워윅대학교에서 800명의 온라인 참가자들로부터 웃긴 정도를 평가받은 가장 흔히 사용하는 단어 4997개를 우선 사용했다. 워윅대학교의 심리학자들은 엉덩이(booty), 지리다(tinkle), 멍청이(nitwit) 같은 단어들은 계속 순위권에 드는 반면 고통(pain), 고문(torture), 임종병상(deathbed)과 같은 단어들은 전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웨스트버리와 그 동료 홀리스는 5000개에 가까운 단어들을 하나하나 웃음의 잣대로 관찰, 20개의 특성들로 평가하여 분류했다. 특성들은 단어의 길이, 의미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알파벳과 그 조합들이 얼마나 영어에서 흔한지 그리고 단어들이 얼마나 거칠고 더럽게 들리는 소리를 포함하고 있는지 (예를 들면 “꼬챙이”와 “혼구멍”같은 단어들)를 분석했다.
이런 특성들과 더불어 미리 확보한 단어의 웃김 평가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자들은 특정 단어가 얼마나 웃길지 예측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정식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들 방정식 중 두 가지를 사용해서 4만5000개가 넘는 단어들을 분석하고 그 순위를 논문에 실었다.
첫 번째 방정식으로 나온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오바이트(Upchuck)
2. 유방(Bubby
3. 떡치기(Boff)
4. 꿈틀이(Wriggly)
5. 왈왈이(Yaps)
두 번째 방정식은 2006년에 홀리스와 웨스트버리가 만든 특수한 데이터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만들어졌는데 순위는 다음과 같았다.
1. 침을 질질 흘리는(Slobbering)
2. 토하는(Puking)
3. 솜털(Fuzz)
4. 걸레(Floozy)
5. 낄낄(Cackling)
가장 웃긴 단어 그룹과 가장 안 웃긴 단어 그룹에서는 몇 가지 확실한 패턴들이 보였다. 가장 안 웃긴 단어 그룹은 매우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었다. “폭력”, “공격”, “강간”, “살인” 그리고 “추행” 등. 한편 성과 몸의 생리 현상, 모욕, 동물 그리고 파티와 관련된 단어들은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낄낄거림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어의 소리들(혹은 음소) 또한 웃음 유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웨스트버리의 이전 실험들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영어에서 비교적 흔치 않은 알파벳들인 K, I 그리고 Y로 구성된 단어들은 더 웃긴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에서 가장 웃긴 음소는 모음 U 소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U 모음은 웃긴 단어들 중 20%에서 나타났다고 저자들은 적었다.
웨스트버리의 연구주제는 정확히 왜 이 단어는 웃긴데 다른 단어는 안 웃긴지를 알기 위해서다.
“남학생들이 일정 나이가 되면 반복적으로 깨닫는 것이 ‘방구’라는 단어를 내뱉는 것만으로도 농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웨스트버리의 말이다.
하지만 무엇이 ‘방구’라는 단어를 그렇게 웃기게 만드는 걸까?
웨스트버리는 이미 그가 공저로 참여한 2016년 논문에서 단어의 웃김은 '부조화 이론'이라고 알려진 유명한 웃음에 관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바로 기대를 벗어날수록 무언가가 더 웃길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 연구에서 학생들은 컴퓨터가 생성한 아무 의미가 없는 수천 개의 단어들, 혹은 ‘비단어’들을 읽으며 그 비단어의 웃긴 정도를 측정했다. 그 중 일반 영어 단어와 가장 다르게 생긴 “스눈쿠플”(snunkoople), “해블럼프”(hablump) 그리고 “주메모”(jumemo)같은 단어가 가장 웃긴 단어들로 평가받았다.
더럽게 들리는 단어들도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실제로 그 단어에는 아무런 뜻이 없어도 유사하게 들리는 단어의 의미조차 웃긴 정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새로운 연구에서 웨스트버리와 홀리스는 단어의 소리, 의미 그리고 웃긴 정도의 관계에 대해 더 깊게 파고 들어갔다. 이번에는 비단어가 아닌 실제 영단어들을 수만 개 사용했다.
가장 완벽한 웃긴 단어는 “짧고, 흔치 않은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흔치 않은 단어이면서 의미상으로는 인간적, 모욕적, 모독적 그리고 사소한 일들과 좋은 시간들과 관계가 있다”고 저자들은 결론지었다.
여기까지의 결론을 토대로 웨스트버리와 홀리스는 후속 연구로써 '단어 짝'의 웃긴 정도를 평가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뻐드렁니 족제비(toothy weasel), 멍한 머핀(muzzy muffin), 탄산 똥(fizzy turd)와 같은 단어들이다. 궁극적으로 저자들은 하나의 농담 전체를 평가하겠다고 한다.
춤추는 초코파이는 얼마나 웃길까? 아마 춤을 추다 방구를 뀌는지 안 뀌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번역 도움 : 권기현, 일본 도호쿠대학 화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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