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암흑에너지의 정체가 '음의 질량'이라고?

조송현 승인 2018.12.07 01:00 | 최종 수정 2018.12.07 02:01 의견 0
음(-)의 질량을 가진 암흑유체가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해결하다A new model suggests dark matter and dark energy unify into a fluid with 'negative mass'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는 음(-)의 질량일까? 새 이론에 의하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음의 질량을 가진 암흑유체에 통합되어 있다고 한다. 출처 : Sky News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음(-)의 질량을 가진 암흑유체에 통합되어 있다는 새로운 ‘음의 질량 암흑유체(negative mass dark fluid)’ 이론이 나왔다. 이 이론은 우주의 신비인 암흑물질·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혀줄 후보로 부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천문학자 제이미 파네스(Jamie Farnes)가 음의 질량을 가진 암흑유체(dark fluid) 이론으로 우주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관한 신비를 해결한 것 같다고 과학기술 전문매체 퓨처리즘(Futurism)이 6일 보도했다. 파네스의 논문은 저널 천문학&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 최근호에 실렸다.

암흑물질(Dark Matter)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현대 물리학으로 이해하기 힘든 신비다. 이들 물질은 실험을 통해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것으로 추측은 되지만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암흑 물질과 에너지가 우주 전체 질량의 95%를 차지한다고 믿는다.

옥스퍼드대학교의 한 연구자가 암흑현상(dark phenomena)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놀랄 만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암흑유체(Dark Fluid)

천문학&천체물리학 저널에 게재된 파네스의 논문에 따르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음(-)의 질량 암흑유체(negative mass dark fluid)’로 간주한다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처럼 보이지 않는 유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물질과는 반대로 행동하는데, 가령 내가 유체를 밀면 그것은 나로부터 멀어지는 대신 나를 향해 가속된다.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파네스는 이 같은 암흑유체가 우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은하가 회전할 때 서로 떨어져 날아가지 않고 같이 붙어서 회전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이 새로운 모델은 현존하는 천문학적 난제들을 풀어줄지 모르는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다.

암흑재료(Materials)

국제 대안언론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파네스는 ‘음의 질량 유체’ 이론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후속 연구에 의해 사실로 입증된다면, 우주의 신비를 설명할 새로운 모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표했다.

파네스는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음의 질량을 가진 우주론은 틀릴 수도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이 이론은 현재 과학자들이 의심스러워하는 많은 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종종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이 오래 묵은 문제에 정답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파네스는 이어 “지금까지 계속 쌓이는 강력한 증거들은 우리가 이런 드문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다음은 파네스가 세계적인 대안언론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자신의 새 이론을 직접 소개한 글이다.

<음의 질량을 가진 기묘한 암흑 유체가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할지 수도 있음을 나의 연구는 암시한다>

당혹스럽긴 했겠지만, 천체물리학자들이 맨 먼저 연구결과를 받아들였다. 우주를 잘 설명하는 최고의 이론조차 전체 우주의 5%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나머지 95%는 거의 관측불가능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이다. 관측 가능한 우주에 있는 수십억 개의 별들도 우주에서는 실제로 엄청 작은 양이다.

두 종류의 신비로운 암흑실체(암흑물질, 암흑에너지)는 중력 효과로만 추론이 가능한 존재이다. 암흑물질은 보이지 않는 물질로 간주할 수 있지만 우리가 측정가능한 주변의 물질에 중력을 가하고 암흑에너지는 척력으로서 우주를 가속팽창하게 만든다. 이 둘은 지금까지 다른 현상으로 다루어졌었는데, 저널 천문학&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게재한 나의 새로운 연구는 두 물질을 이상하지만 같은 개념의 일부분으로 제시한다. 바로 하나의 통일된 ‘음의 질량을 갖는 암흑유체(negative mass dark fluid)’이다.

음의 질량은 주변의 다른 물질을 밀어낼 수 있는, 일종의 음의 중력을 가질 수 있는 가상적인 물질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양의 질량을 갖는 물질과는 달리 음의 질량은 우리가 그것을 밀면 자신 쪽으로 가속된다.

음의 질량은 우주론에서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보통의 물질과 마찬가지로 음의 질량을 가진 입자들은 우주가 팽창하면서 더욱 멀어졌을 것이고, 이는 입자들 사이의 반발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연구들에 의하면 우주의 팽창을 가속하는 힘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이런 모순적인 결과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음의 질량 이론의 길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암흑유체가 존재한다면 이것은 시간이 지나도 얇아지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연구에서 나는 음의 질량이 존재할 뿐 아니라 계속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수정을 제안했다. 물질 생성(Matter creation)은 이미 정상우주론(Steady State model)으로 알려진 빅뱅이론의 대안이론에 포함되어 있다. 핵심 가정은 양의 질량을 가진 물질이 우주가 팽창할 때 물질을 원래대로 채우기 위해 계속적으로 생성된다는 것이다. 관측 증거를 볼 때 이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이것이 음의 질량 물질이 계속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연구에서 암흑유체가 결코 너무 얇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대신 암흑유체는 꼭 암흑에너지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나는 이런 가상적인 우주가 암흑물질의 물리적 성질들을 설명할 수 있는지 보이기 위해 3D 컴퓨터 모델을 도입했다. 암흑 물질은 우리가 가진 모델들보다 은하가 빨리 도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는데, 이는 어떤 보이지 않는 새로운 물질이 존재해 은하가 회전하면서 스스로 분리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

나의 모델은 암흑유체 주변의 반발력이 은하를 붙들고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양의 질량을 가진 은하로부터 나오는 중력은 모든 방향에서 음의 질량을 끌어들인다. 은하 근처로 음의 질량을 가진 유체가 다가오면 은하와의 더욱 큰 반발력이 작용해 은하가 분리되지 않고 더욱 빠르게 돌게 한다. 따라서 단순한 음(-)의 부호가 물리학의 오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우주가 정말로 이처럼 이상할까?

누군가는 억측 같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음의 질량이라는 것이 별나긴 하지만 당장 생각한 것보다는 이상하지 않다. 우리는 양의 질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런 효과들이 이상하고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들게 느낄 수 있다.

물리적으로 진실이든 아니든, 음의 질량은 이미 방대한 영역에서 이론적인 역할을 갖고 있다. 물 내부에서 공기 방울은 음의 질량을 가진 것으로 모델화될 수 있다. 최근 실험에서는 꼭 음의 질량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입자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리고 물리학자들은 이미 음의 에너지 밀도(negative energy density)에 익숙하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빈 공간은 요동치는 배경 에너지의 장(field)으로 만들어졌으며 이 때 배경 에너지는 부분적으로 음이 될 수 있다. 이런 요동은 파동과 생겼다가 사라지는 가상입자(virtual particle)를 만든다. 심지어 이것은 실험실에서 측정할 만한 아주 작은 힘을 만들 수도 있다.

이 새로운 연구가 현대 물리학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게 해줄지도 모른다. 양자 세계와 아인슈타인의 우주 이론을 통합시켜줄 것으로고 높은 기대를 모으는 ‘끈 이론(String Theory)'은 현재 관측 증거와 양립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끈 이론은 빈 공간의 에너지가 음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하는데, 이것은 ’음의 질량을 가진 암흑 유체’의 이론적 기대치를 높인다.

게다가 우주팽창에 대한 획기적 발견을 해낸 연구팀은 놀랍게도 음의 질량 우주론의 증거를 탐지했다. 그들은 이러한 문제의 발견을 ‘비물리적’이라 해석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이 이론은 또한 우주팽창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이것은 더 먼 거리에 있는 은하계가 더욱 빠르게 이동한다는 허블-르메트르 법칙에 의해 설명된다. 은하의 속도와 거리의 관계는 ‘허블 상수’에 의해 설정되지만, 측정 방법은 계속 바뀌었다. 이로 인해 우주론이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다행히 음의 질량 우주론은 허블 ‘상수’가 시간 경과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수리적으로 예측한다. 이처럼 특이하고 비통념적인 새 이론은 우리의 과학적 주목을 끌 가치가 충분하다.

여기서 어디로 갈 것인가

우주론의 창시자인 아인슈타인은 스티븐 호킹과 같은 과학자들과 함께 음의 질량에 대해 여러모로 검토한 바 있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1918년에 자신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음의 질량을 포함하기 위해 수정되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썼다.

이런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음의 질량 우주론은 틀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이론은 과학자들이 합당하게 의구심을 갖는 기존의 많은 미제에 해답을 제공할 것 같다. 때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이 다년간 해결되지 못한 문제에 정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도 계속 쌓이고 있는 수많은 증거들은 우리가 이러한 흔치 않은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현재로서 최대 규모의 거대전파망원경(the Square Kilometre Array, SKA)은 우주의 역사에 걸친 은하계 분포를 관측할 것이다. 나는 거대전파망원경을 사용해 음의 질량 우주론과 표준 우주론의 이론적 예측값과 관측값을 비교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의 현실에서 음의 질량이 실재하는 지를 입증하려고 한다.

확실한 건 이러한 새로운 이론은 수많은 새로운 질문을 낳는다는 것이다. 모든 과학적 발견과 마찬가지로 모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사실 아름답고 통합적이며, 심지어 양극적일지도 모르는 우주의 참된 본성을 이해하기 위한 탐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기사 출처 : ♠Futurism, An Oxford Scientist May Have Solved the Mystery of Dark Matter
♠The Conversation, Bizarre ‘dark fluid’ with negative mass could dominate the universe – what my research suggests

Astronomy and Astrophysics, A Unifying Theory of Dark Energy and Dark Matter: Negative Masses and Matter Creation within a Modified ΛCDM Framework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번역 도움 : 이정훈·부산대 물리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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