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다시 조립하다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4.04.21 11:29 의견 0

다시 조립하다

박홍재

부품 하나 빠졌어도
기계는 멈추었네

어젯밤 엇박자로
티격태격 밤을 새운

그대와 나 사이에는 무엇이 빠졌기에

뒤틀린 말꼬투리
풀어서 돌려보면

마찰음 나지 않게
윤활유 살짝 발라

쌍방향 맞물려 가도 한쪽으로 향하게

- 2022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사람이 사는 것도 기계처럼 처음에는 맞물려 잘 돌아간다.
오래 맞물려 가다 보면 기계도 닮아 피로가 겹친다.
그때 윤활유를 잘 쳐 주면 괜찮은데 아차! 늦었다.
왜냐고? 영원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항상 새롭게 기계도 다잡아야지만,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새롭게 하루하루가 새롭도록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삐거덕 소리가 나지 않도록 윤활유를 칠 일이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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