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원장의 체질과 음식 이야기 (11) 과민성대장증후군

허성욱 승인 2021.05.27 11:19 | 최종 수정 2021.05.27 11:47 의견 0

현대의 생활이 첨단화,  고속화하면서 인간은 더 많은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압박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직장과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과학문명이 발달하면 인간은 편안하고 여유롭게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첨단과학문명으로 더 고달파지는 것이다.

이러한 스트레스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며 느긋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건강하지만 현대문명에서 낙오되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다보면 어느 순간 건강에 적신호가 오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로 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만성피로 고혈압 당뇨 등이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과민성 대장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 직장인에게 많은 증상이며 더 진행되면 궤양성 대장염이나 대장용종, 대장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증상은 초기에 하루에 서너 번 정도 화장실에 자주 가며 설사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30대 후반의 직장인 김 모 씨는 바쁘고, 직장생활 스트레스로 갈증이 자주 생겨 시원한 맥주를 즐겨 마시고 평소 과일을 좋아하며 찬 음료를 즐겨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하고 몸이 무겁고 어깨가 짓누르는 듯 한 통증이 있으며 설사도 자주하며 하복부가 불편하며, 평소에 눈도 침침하고 뒷목이 당기는 증상도 자주 있다. 평소에 술을 즐겨 마시며 음주 후 맥주나 탄산음료 냉수를 좋아하는 김 씨는 아침을 먹자마자 화장실에 달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식사 후 과일을 한 조각만 더 먹어도 다시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많다. 또 점심식사 시에도 식사 후 다시 화장실을 가는 경우가 많다.

[CC BY-SA 4.0]
[CC BY-SA 4.0]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했다. 약을 며칠 먹으니 증상은 약간 호전되나 피로감은 여전하고 약을 중단하니 또 다시 증상이 나타나서 내원했다는 것이다.

체질을 진단하기위해 맥진, 설문 진단을 해보니 목음체질로 판단되었다. 이 환자에게 목음체질의 대장 치료 방법으로 기본방과 부계염증방을 쓰고 즉석에서 반응을 묻자 아랫배가 시원해지고 뭉친 것이 시원하게 뚫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며칠간 이 치료를 계속하면서 목음체질에 맞는 한약을 2주일 정도 처방하여 같이 복용하니 아랫배의 통증도 호전되고 잠도 편하게 자고 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몸도 한결 개운해졌다고 했다.

이러한 체질의 사람은 주로 얼굴빛이나 피부색이 흰 경우가 많으며, 피부가 약간 가무잡잡하고 살이 약간 쪄도 신경이 예민하고, 야윈 사람의 경우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에게서 이러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생김새를 보면 건장해 보이지만 예민하고 몸체에 비해 얼굴이 큰 경우가 많으며 키가 크고 골격이 전체적으로 큰 경우가 많다.

또한 평소에 성격이 예민해서 대인관계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눈물이 많고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많이 무겁고 무언가 어깨를 짓누르는 듯 한 통증이 있으며 다리나 허리가 무겁고 아픈 경우가 많다. 날씨가 흐리거나 저기압이 되면 기분이나 정신적 육체적 신체상태가 쳐지고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람은 전반적으로 피로감이 많고 몸이 허약하며 대장이 약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평소 과일 보다는 견과류가 좋으며, 콩이나 약간의 육식(소고기)과 뿌리야채 위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마시는 음료로는 요구르트나 체질에 맞는 발효차, 매실차 둥글레차 율무차 오미자차 등이 좋다.

또한 찬 음료가 대장을 더욱 차게 하여 아랫배가 아프고 대변을 자주보고 변이 무르거나 설사를 자주 하게 된다. 마시는 물도 따뜻하게 데워 먹거나 미지근하게 해서 먹고 장을 편안하게 해줘야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맥주나 탄산음료는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냉수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고, 평소에 아랫배에 복대를 하면 대장이나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야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생각이 많고,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들로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도 많으며, 대인관계의 스트레스가 많고, 운동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며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폐활량이 부족해지거나 대장의 운동이 약해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물의 자극에 장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평소 육체적인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상체운동으로는 폐활량을 기르고 하체운동으로는 대장을 강화시켜 장(腸)이 건강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허성욱원장
허성욱 원장

이러한 목음체질의 환자는 일반적인 상식처럼 푸른 잎 야채나 과일 생선 등을 즐겨 먹으면 대장의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상식적인 치료보다는 자신의 체질에 맞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좋으며 체질 식을 철저히 지키면서 치료를 받으면 건강상태가 많이 호전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환자는 대장이 짧고 약한 체질이므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일으킨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대장이 가장 긴 금음체질의 경우에도 채식을 하지 않고, 육식과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과다히 복용하면 대장에 질병 증후군이 많이 발생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렇듯 체질의학은 똑 같은 질병의 증상도 체질에 따라 다르게 진단하고 치료하므로 정확한 체질을 알고 질병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허성욱한의원장 / 경희대 한의학 박사>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