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욱 원장의 체질과 음식 이야기 (14) 간질환과 체질의학

허성욱 승인 2021.07.23 17:18 | 최종 수정 2021.07.23 17:36 의견 0
부산 연제구 허성욱한의원 전경

체질의학에서는 봄은 만물을 생(生)하며 인체 내에서는 간장(肝臟)이 봄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며, 여름은 만물을 자라게 하며(長) 인체 내에서는 비장(脾臟)이 이러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으며, 가을은 열매를 맺고 추수하는 계절(收)이며 인체 내에서는 폐장(肺臟)이 이러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으며, 겨울은 저장하고(藏) 내년 봄을 대비하는 계절이며 인체 내에서는 신장(腎臟)이 이러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간(肝)은 우리 몸속에서 봄의 생(生)하는 작용을 한다. 봄이 만물을 생하듯이 혈액을 만드는 원료들을 합성하고 저장하며 혈액을 통해 각종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는데 이는 봄이 만물을 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우리 인체 내에 생기(生氣)를 공급한다.

이러한 혈액은 인체조직에 영양을 공급함과 동시에 탁함을 수반하게 된다. 특히 혈액은 신선한 산소와 결합하지 못하면 그 탁함이 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이중성을 지닌다. 산소는 폐에서 호흡작용을 통해 혈액에 공급되어야 하는데 폐의 기능이 약하거나 병적인 원인으로 인해 혈액에 산소가 결합되지 못하면 염증상태가 되어 질병의 원인이 된다.

간질환은 피로 구토 식욕부진 황달 증상 등 여타의 증상은 말할 것도 없고, 『동의보감』에서 간의 외증은 깨끗한 것을 좋아 하고 얼굴빛이 푸르고 성을 잘 낸다고 하였으며, 내증은 배꼽의 왼쪽에 움직이는 기운(動氣)이 있고 만지면 단단하고 아프며 사지가 꽉 차서 막힌 것 같고 대소변이 어려우며 힘줄이 뒤틀리는데 이는 간병의 증세라고 하였다.

간질환은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이 없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체질의학에서는 우리 인체 내에서의 간(肝)을 자연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치료법도 다양하게 임상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체질의학에서 태음인 체질의 장부구조는 간대폐소로 간의 기능은 강하고, 폐의 기능은 허약하다고 하였다. 간의 기능이 강하다는 말은 건강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간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강화되거나 항진되는 상태를 말한다(현대 의학적으로 염증이 되기 쉬운 상태나 염증상태를 말한다). 태음인 체질은 간(肝)의 기능이 강화될수록 폐(肺)의 기능이 약화되는 상대적 작용을 일으킨다. 여기서 말하는 간이나 폐는 한의학적인 간이나 폐를 의미하며,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간(liver)과는 차이가 있으나, 치료는 실질적인 간질환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다.

즉 간의 질환은 폐의 기능이 약해져서 오는 상대적인 의미의 질환을 의미한다. 간이 병들면 간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지만 간의 기능이 문제가 되어 상대적으로 허약해지는 폐를 보강하여 폐를 통해 간혈(肝血)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여 간의 염증상태를 맑혀주거나 간질환을 치료하는 한의학의 특유한 방법을 사용하여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체질의학은 자연의학이다. 체질의학의 핵심인 장부의 대소는 자연의 원리를 그대로 인체에 적용해 우리 인체 내에서 봄의 현상처럼 탁하지만 땅의 따뜻하고 습한 상태의 영양분으로 만물을 생(生)하는 기능을 하는 간의 역할과, 가을하늘처럼 차고 건조한 기운으로 만물을 맑혀주는 폐의 기운으로 간혈(肝血)을 맑혀 주는 폐의 역할로 인체의 환경을 조화롭고 공존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간이 인체조직에 생기(生氣)를 불어 넣기 위해 봄의 따뜻하고 습한 기운으로 각종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지만, 과도하면 우리 인체 내에서 습하고 탁한 염증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성향을 가지므로, 폐가 산소호흡을 통해 인체에 공급하는 가을의 청명하고 맑은 기운으로 염증상태인 간의 혈을 맑혀 줌으로서 간질환을 다스릴 수 있다.

대체로 간혈이 탁해지기 쉬운 태음인 체질에서 알콜성 지방간이나 간염, 간경화 등의 증상이 많이 발병하며, 다른 체질에서도 선천적이거나 과로 음주 섭생 등의 잘못 등으로 간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태양인 체질에서도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폐대간소한 간의 허약증으로 인한 경우가 많으므로 간을 직접 보강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일반적으로 신선한 야채나 과일 생선 등을 섭취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상체질의학의 약물이나 8체질의학의 체질침으로 각종 지방간이나 간질환을 치료할 수 있으며 체질에 따른 음식법이나 섭생법을 잘 지키면서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태음인 체질의 경우 소고기, 콩, 뿌리야채(무 도라지 마 연근 등)등과 함께 밤 율무 등을 상식하는 것이 좋으며 과일이나 생선 푸른 잎채소 등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 체질의 경우 쌀밥이 좋으며 머루나 다래 모과차나 양배추 신선한 야채 과일 생선 해물 포도당 주사요법 등이 이로우며 육식이나 견과류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소음인 체질의 경우 작약이나 당귀차 귤피차 등이 좋으며 찹쌀 등으로 식사를 하면 좋다.

소양인 체질의 경우 생지황 보리나 보리차 구기자 산수유 영지버섯 등이 좋다.

허성욱 원장

한약을 먹으면 간에 해롭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체질에 맞지 않게 약을 복용하거나, 특히 태음인 체질이 인삼이나 홍삼이 포함된 처방을 복용하거나 황기 당귀 생강 대추 꿀 개소주 등을 복용해서 오는 부작용이다. 특히 태음인 체질의 경우 술을 과음하거나 피로가 지속적으로 가중될 때 체질에 맞지 않는 한약을 복용하여 간수치가 상승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간질환이 있을 경우 충분한 수면이나 안정이 우선이고 피로한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무리한 운동이나 음주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간질환의 증세가 있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으며 정확한 체질을 진단하고 체질에 맞는 한방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혼자만의 방법으로 건강보조식품이나 민간요법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허성욱한의원 원장, 경희대 한의학 박사 >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