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48 자반고등어 한 손 - 김성수

손증호 승인 2024.01.24 07:00 의견 0

자반고등어 한 손

김성수

고등어 한 손이
도마 위에 누워있다

당장 불벼락이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두 몸이 하나로 겹쳐 쪽잠을 자고 있다

부부의 금슬이
얼마나 좋았기에

생사를 초월한
절박한 상황에서도

서로가 떨어지기 싫은 뜨거운 저 포옹

지나온 나의 삶도
저런 사랑 있었을까

활 활 활 다비식에
한 줌 재 된다 해도

조금도 후회하지 않을 그런 사랑 있었을까.


서로 다른 바다에서 헤엄치던 고등어 두 마리가 한 손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도마 위에 누워 있군요. 시인은 생사가 걸린 절박한 상황에서도 ‘서로가 떨어지기 싫’어 뜨겁게 ‘포옹’한 ‘자반고등어 한 손’의 금슬에 감탄하며 ‘조금도 후회하지 않을 그런 사랑 있었을까’하고 자신의 부부생활을 아프게 돌아봅니다.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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