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com)에서 만난 이광, 정희경 시인의 영문시조집 《K-Poem SiJo - the Root of Korean Wave》

세계인들이 찾은 세계 최대 온라인 종합 쇼핑몰 ‘아마존’(Amazon.com)에 부산시조시인의 e영문시조집이 올랐다.

이광·정희경 시인이 함께 쓴 전자책 《K-Poem SiJo - the Root of Korean Wave》이다. 제목을 굳이 한글로 번역한다면 'K-시 시조, 한류의 뿌리'쯤 되겠다.

이 시조집은 2부에 60편의 시조를 담았다. 1부는 이광 시조시인의 작품 Entrance(현관) Ink Stick(먹) Ladder(사다리) Carpenter Jang(장목수) Stepping Stones(징검돌) Camellia Flower(동백꽃) 등 30편을 실었고, 2부는 정희경 시조시인의 작품들, Wobbly Suspension Footbridge(출렁다리) Persimmon Vinegar(감식초) Sunday(일요일) Drought(가뭄) A Nap(낮잠) 등을 소개한다. 시조의 본령인 단시조 위주로 구성했고, 영어로도 시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별했다. 번역은 번역가이자 시조시인인 우형숙 씨가 맡았다.

전 하버드대학 교수이자 시조 전문가인 데이비드 맥캔과 미국 시카고 세종문화회 루시 박 사무총장이 서문을 썼다.

맥캔 교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사색의 순간을 찾아내는 이색적이고 놀라운 시조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루시 박 총장은 "이광, 정희경의 시편들은 평범한 사물과 순간을 비범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바꾸는 독특한 능력을 가진 작품들"이라며 "이들은 생생한 이미지, 예리한 관찰, 그리고 유머와 슬픔에서 절망에 이르는 다양한 감정이 특징"이라고 리뷰를 전했다.

이광, 정희경 시조시인

영문시조집을 내게 된 계기를 묻자 이광 시인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미국 시카고 세종문화회의 시조 백일장 참가자가 2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세계인의 우리 시조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데 정작 외국인들이 참고할 수 있는 영문시조집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훌륭한 예술자산인 시조를 세계에 널리 알리려면 영문시조집을 만들어 세계인이 찾는 '아마존'에 올리면 좋겠다고 판단하고 정 시인과 의기투합했다. 때마침 계간지 『한국동서문학』의 편집장을 맡고 있던 정 시인이 미국에서 시조 등 우리문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루시 박 사무총장과 인연이 닿아 큰 힘을 얻어 곧바로 진행했다.   

영문시조집 가격은 4.99달러이며, 아마존 유료 회원은 무료로 읽을 수 있다.

다음은 맥켄 교수와 루시 박 총장이 추천한 시조 2편이다(영문시조집 《K-Poem SiJo - the Root of Korean Wave》에는 영문시조만 있음).

 

장목수        
              이 광

 

귀에다 담배 꽂고
연필은 입에 물어

그 연필 불붙이려
라이터 뒤져 찾네

암 병동 집사람 얼굴
자꾸 떠오르나보다

 

Carpenter Jang                           
                  Lee Gwang

 

A cigarette behind his ear;
a pencil between his lips.

He's fumbling for a lighter,
probably to light the pencil. 

His sick wife in the cancer ward
keeps on weighing on his mind.

 

 

낡은 선풍기
               정희경

 

스위치를 넣으면   
억수같이 내리는 비
  
덜덜덜 소리 풀어 
눅눅함을 지운다
  
온종일 열나는 모터  
갱년기가 거기 있다
  

The Old Electric Fan
                     Jeong Hee-gyeong

 

When it's switched on, the fan runs,
making the sound of heavy rain.

The fan trembles with a rattling noise,
getting rid of the dampness.

All day long, its motor is hot;
I think it reached menopause.

 

<pinepines@injuryti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