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시인이 읽어주는 좋은 시 (33)】가슴에 그리움 하나 두고 산다는 것은 - 포공영

조승래 승인 2024.04.11 12:02 | 최종 수정 2024.04.17 15:17 의견 0

가슴에 그리움 하나 품고 산다는 것은

포 공 영

가슴에 그리움 하나 품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훈훈하고 행복한 일이냐

삶이 힘들고 고단할 때 생각나는 한 사람

가슴에 숨기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즐겁고 애틋한 일이냐

닮은 사람이 내 곁으로 스쳐 지나갈 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는 것은

험난한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위안이 되며 감사할 일이냐

마지막 숨 거칠게 몰아쉴 때

저만치 웃으며 다가와 손잡아 줄 얼굴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눈물 솟는 삶이냐

- 『민들레가 부르는 노래』, 2023년 8월

때로는 지갑이 두둑한 척하거나 뒤를 후원해 주는 든든한 실체가 있는 척하는 허세 부리기와는 다르게 ‘가슴에 그리움 하나 품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훈훈하고 행복한 일이냐’ 그러면 그는 홀로 있어도 혼자는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그리움에 인연이 있는 ‘생각나는 한 사람 가슴에 숨기고 산다는 것은’ 즐겁기도 하지만 한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다면 얼마나 ‘애틋한 일이냐’, 그렇지 사랑하는 것이 또한 정성을 엄청 쏟아야 하는 것이지, 뇌리를 떠나지 않는 그리움으로 시름시름 할 때 ‘닮은 사람이 내 곁으로 스쳐 지나’가는 순간만이라도 있어서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는 것은’ 위로가 된다. ‘험난한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이 감사할 일이다.

이승을 떠나갈 때, 그 먼 길 떠날 때 ‘다가와 손잡아 줄 얼굴이 있다는 것은’ 보람과 행복이 있을 것인데 시인은 임종 순간에 ‘저만치 웃으며’ 오는 사람이 있다면, 이별의 통곡 대신 웃을 수만 있다면 아름다워서 ‘눈물 솟는 삶’일 것이라고 한다.

조승래 시인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구)포에지창원 '시향문학회' 회장, 가락문학회, 시와시학회, 함안문인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4단. 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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