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귀
김석이
습하고 그늘진 곳
귀들이 자라난다
모르는 척, 안 듣는 척
손사래 치면서도
울어매 다 듣고 있다
가는 귀에 걸린 말
몰라서 모르는 일도 있지만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사는 일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머니는 모든 생각의 방향을 한 곳에 돌리기에 다 알고 계신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에 깔려있는 것은 자식 생각이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숙명을 안고 산다. 모든 촉각은 그 곳으로 열려 있기에.
◇김석이 시인
▷2012 매일신문신춘 당선
▷2013 천강문학상, 2019 중앙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 《비브라토》 《소리 꺾꽂이》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
단시조집 《블루문》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