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50 부부 - 정광영

손증호 승인 2024.02.07 08:00 의견 0

부부

정광영

한 세상 그대와 나
인연의 끈 달고 와서

기쁨이거나
슬픔이거나
함께 살며 꼬였나니

등나무
자잘한 꽃이
청사초롱 달았네

‘夫婦’는 한자로 된 낱말이지만 ‘부부’라고 한글로 썼을 때 훨씬 다정하게 보입니다. 한평생 ‘기쁨이거나/슬픔이거나/함께 살며’ 서로 꼬이다 보면 ‘등나무’처럼 ‘청사초롱’도 달게 되는군요. 꽃을 이불 속에 넣어 두면 금실이 좋아지고, 사이가 벌어졌을 땐 잎을 다려 마시면 관계를 회복한다는 등나무. 부부의 금실을 상징하는 귀한 나무가 분명합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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