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기와집
홍 성 훈
종로구 옥인동에서 반백 년 살면서
나의 이웃이자 국민의 이웃
삼각산 아래 파란 기와집
몇 년마다 주인이 바뀌는 웅장한 궁궐
이웃인 이 집의 주인이 바뀔 때마다
밤낮없는 확성기 풍물패 음악 소리
시끄러운 소음에 밤새 잠못이룬다
몇십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꺼질 줄 모르는 혼란
태극기와 성조기
피켓 팻말 현수막까지
푸르른 하늘을 덮어 버렸다
언제쯤 평화로운 날 돌아와
진실로 국민들과 소통하는
거짓 없고 자랑스러운
참된 이웃이 될까
- 계간문예작가회 상상탐구 제 11호
시 해설
종로구 옥인동에 사는 홍성훈 시인이 50여 년을 살면서 이웃집인 ‘삼각산 아래 파란 기와집’, 청와대를 보면서 ‘몇 년마다 주인이 바뀌는 웅장한 궁궐’에 대한 감정을 시로 썼다.
잔칫날도 아닌데 ‘이웃인 이 집의 주인이 바뀔 때마다 밤낮없는 확성기 풍물패 음악 소리’가 들린다. 주인이 바뀌기 전부터의 소리는 주인이 새로 바뀌면 또 새로운 악단들이 등장하여 ‘시끄러운 소음에 밤새 잠못이’루는 고통을 말한다. 그 대궐 안에 사는 사람은 골짜기 안이 깊어서 메아리 소리가 들리기나 하는지 궁금하다. 그 소리 또한 누구의 소리로 대변하는지 그 긴 세월 동안 중단이 없다.
‘몇십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꺼질 줄 모르는 혼란’은 누가 자초한 것인지 누가 종용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을 보여준다. 태극기는 우리나라 국기, 같은 국기를 양 진영에서 다 들었다. 누구의 태극기가 국민의 국기로 정당한 것인지 정말 안타까운 현상이다.
‘태극기와 성조기 피켓 팻말 현수막까지’ 잔뜩 동원하여 어지러운 모습으로 ‘푸르른 하늘을 덮어’ 가을 하늘 더 멀고 높아 보인다. 언제쯤 ‘거짓 없고 자랑스러운 참된 이웃이 될까’라는 말로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이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문인협회 아동분과 홍성훈 회장의 쉽고 깊은 소망을 보았다.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시향문학회와 시와시학 문인회 회장, 가락문학회, 함안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