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세상>

Tokyo Now

‘도쿄(東京) 아트투어’

김 성 용(다큐·사진작가, 전 부산MBC 보도국장)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 관광이 급증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환율의 영향으로 돈을 쓰기에 과거보다 부담을 덜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 여행이 증가하면서 여행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처음 여행할 때는 아무래도 유명 관광지의 잘 알려진 곳을 가게 되지만 두세 번 다니다 보면 테마 여행, 전문적인 관광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일본의 전통차나 정원, 온천, 건축, 공예, 미술 등 실로 다양한 형태의 관광을 즐기고 있다.

지난 4월 나는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집사람이 미술을 전공한 탓에 외국 여행은 대부분 미술관 중심의 아트투어를 꼭 하게 된다.

미술관 투어 일정은 아내가 짜고 나는 최근 도쿄가 고도 제한을 해제하며 도시를 다시 활기차게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나 도시재생프로젝트인 ‘아자부다이 힐스’를 추가해 꼭 가보기로 하였다.

도쿄 여행은 4박 5일의 그리 길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미술관 투어를 하고 느낀 점은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서양의 유명화가 작품들을 정말로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일본은 일찍이 개국하여 유럽의 국가들과 활발한 문물 교류를 하고 배우려는 노력을 기울인 반면 우리나라는 서구 국가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쿄 아트투어를 가면 미술관과 함께 백 년이 넘는 고서방이 즐비한 진보초(神保町)의 책방 거리를 한 번쯤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도서가 잘 구분돼있고 정리정돈을 깨끗하게 해놓아 놀라게 한다.

그리고 고서방 안에는 책과 함께 오래된 사진과 그림, 포스터, 고지도 등 수많은 보물들이 숨어있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볼 만한 곳이다.

아티존 뮤지엄

1. 아티존 미술관 (Artizone Museum)

도쿄역 바로 인근에 위치한 미술관으로 세계적 타이어 회사인 브릿지 스톤(Bridgestone)의 창업주가 1952년 설립한 것을 2019년 새롭게 재건축하여 오픈하였다. 서양미술 애호가였던 창업주‘이시바시 마사지로’(石橋正二郞)가 수집한 고흐, 고갱, 세잔, 르누아르와 같은 유명 화가의 작품을 비롯해 모두 2,800여 점의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1층 카페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식사와 커피 한잔을 하면 멋진 아트투어의 추억이 되리라 생각해 강추 한다.

아티존 뮤지엄 전시실
아티존 뮤지엄 전시실

2. 도쿄 국립근대미술관( 國立近代美術館 )

도쿄 국립 근대미술관은 도시 중심에 위치한 일본 최초의 국립미술관이다. 19세기 말부터 현대에 이르는 일본의 근·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작품과 자료를 수집 보관하며 연구 활동도 하고 있다. 지난 4월 방문했을 때는 유럽 추상미술의 대표로 불리는 칸딘스키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추상미술의 선구자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었다. 스웨덴 출신의 여성화가인 힐마 아프 클린트의 회고전은 도쿄에 이어 부산현대미술관에서도 열렸다.

도쿄국립근대미술관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전시실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전시실

3. 아자부다이 힐스(Azabudai Hills)

현재 도쿄에서 가장 핫한 곳을 하나 꼽으라면 아자부다이 힐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도시재생을 연구하거나 도시건축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 가봐야 하는 곳으로 추천되고 있다. 도쿄의 재개발하면 그동안 롯본기 힐스가 대표적이었는데 이제는 아자부다이 힐스가 그 자리를 빼앗았다. 일본의 유명한 부동산 개발회사인 모리가 롯본기 개발비의 두 배가 넘는 우리 돈으로 6조 5천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일터와 주거, 학교, 그리고 즐길 곳을 한자리에 모아둔 신개념의 도시를 만들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우자부다이 힐스 전경
아자부다이 힐스 전경
아자부다이 힐스 전경

4.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國立西洋美術館 )

우에노 공원에 위치한 국립서양미술관은 사업가인 마쓰카다 고지로가 수집한 서양 미술품을 토대로 1959년 건립되었다. 건물은 세계적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설계로 필로티 위에 정사각형 모양으로 지어졌는데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미술관 1층에는 19세기와 20세기 회화작품과 근대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고 2층에서는 14세기∽18세기 세계적인 유명 회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미술관 입구 정원에는 로댕의‘지옥의 문’을 비롯한 조각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도쿄국립서양미술관 전경


5. 고라쿠엔(後樂園)

도쿄 돔 구장과 돔 호텔 바로 옆에 있는 고라쿠엔 정원은 도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통적인 일본 정원으로 유명하다. 에도시대(1603∽1867)에 조성되어 도쿄에서도 가장 오래된 정원이기도 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문에서 정원을 조성한 것으로 정원 안에 논과 밭을 만들어 놓은 점이 특이하다. 고라쿠엔 정원은 도쿄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여행 중 잠시 들러 산책을 하며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고라쿠엔 정원
고라쿠엔 정원
고라쿠엔 정원

6. 호쿠사이(北齊) 미술관

일본의 미술이 반고흐를 비롯한 유명 서양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자랑하는 것이 우키요에(浮世繪)이다. 덧없는 세상의 그림이라는 의미를 지닌 우키요에는 에도시대에 유행했던 예술의 한 장르다. 우키요에의 가장 대표적인 화가가 바로 ‘가쓰시카 호쿠사이’이다.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도 높은 파도 그림은 한 번쯤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호쿠사이 미술관은 호쿠사이와 그 제자들의 작품을 소장 전시한 곳으로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우키요에 그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쯤 방문해 볼만한 미술관이다.

호쿠사이 미술관
호쿠사이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

7. 긴자 식스(銀座 Six)

도쿄를 대표하는 거리는 단연 긴자와 신주쿠가 아닐까 생각된다.(한다) 긴자는 오래된 명성을 가진 곳으로 옛날에는 고급 술집과 요정 그리고 식당들이 즐비해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긴자는 쇠퇴하였고 대신 새로운 신흥타운 신주쿠가 도쿄의 중심지로 급속히 발전하였다. 오랫동안 구도심으로 쇠락하였던 긴자가 새롭게 변모하면서 사람들이 다시 모이고 있다. 건물들이 새롭게 들어서고 새로운 형태의 백화점인 ‘긴자 식스’도 유명한 곳의 하나가 되었다.

긴자식스

8. 도쿄역(東京驛)

도쿄역은 동쪽과 서쪽 양측으로 출구가 있는데 긴자와 가까운 동쪽만 이용하다 보니 서쪽의 건축양식은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보았다. 도쿄역사의 붉은 벽돌은 도쿄에서도 인상적인 건축양식의 하나로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부산역을 지은 일본 건축의 선구자로 불리는 건축가가 1914년에 설계했는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중앙역을 모방하였다.

도쿄역

9. 진보초(神保町) 서점 거리

진보초의 고서점 거리는 미술을 전공한 아내가 좋아해 도쿄를 가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다. 지난번 여행에서도 4박5일의 일정 동안 두 차례나 둘러보며 미술 관련 책들을 샀다. 진보초의 고서점 거리는 어느덧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곳에는 메이지 10년(1880년) 무렵부터 메이지대학(明治 大學), 주오대학(中央 大學), 니혼대학(日本 大學), 센슈대학(專修 大學)들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서점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지금은 서점이 170여 개가 있고 출판사와 인쇄 제본 업자 등을 모두 포함하면 380여 개 사업자가 도서 출판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진보초
진보초
진보초

10. 신주쿠(新宿) 고층빌딩들

긴자가 새롭게 변모하고 있듯이 신주쿠도 오랜만에 가보니 새로운 빌딩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옛날의 신주쿠가 아니었다. 특히 최근에는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을 소장한 한 기업이 미술관을 개관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주쿠
신주쿠
신주쿠

11. 도쿄 돔 인파

도쿄 돔 바로 옆에는 호텔을 비롯해 스파랜드와 각종 놀이시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특히 주말과 휴일 대형 콘서트와 팬 사인회 등이 열리면 일찍부터 엄청나게 많은 인파로 항상 붐빈다.

도쿄돔 인파


<다큐·사진작가, 전 부산MBC 보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