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조시인이 새 시조집 《다시, 봄》(작가)을 냈다.

이 시조집은 70편의 작품을 5부로 나누어 담았다. 각 부의 제목은 그 안에 실린 시편들 주제의 함축이거나 은유인데, 제1부의 제목은 연두 술술, 제2부는 먹자 시대, 제3부는 숲 마시기, 제4부는 단풍 들 나이 제5부는 바쁘게 살면서, 이다.

시인은 새 시집을 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까치발 돋우며 시렁 위에 올려놓은

노래에 가락을 싣고 풍진세상 훨훨 넘네

- 시인의 말 -

제1부 ‘연두 술술’은 봄의 서정을 듬뿍 담았다.

봄꽃 고운 사진 카톡카톡 보내며

그냥 무심한 듯 봄소식을 전합니다

그대와 함께하고픈 춘흥 가만 숨기고

- 봄꾼 -

겨울엔 온 세상이 압축파일로 묶였다가

어녹는 힘으로 봄비 종종 길을 트면

나무들 비밀번호도 없이

연두 술술 풀어내네

- 연두 술술 -

‘연두 술술’은 봄처럼 밝고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로, 혹은 막힘 없이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겨울 동안 앙상했던 나무들이 봄이 되면 어느새 연초록 잎을 틔우는 모습이 다름아닌 ‘연두 술술’이다.

표제작 〈다시, 봄〉도 반가운 봄을 노래했다.

겨울이 하도 길어 봄 없을 줄 알았더니

어디에 숨었다가 이제사 나타나나

얼굴은 부스스해도 두 눈 반짝 빛나네

이 시조는 읽고 나면 행간에 고진감래(苦盡甘來), 사필귀정(事必歸正) 같은 현실사회의 사건에 대한 교훈도 읽힌다.

해설을 맡은 유성호(한양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손증호의 신작 시조집 《다시, 봄》은 여백과 함축, 구체성과 보편성을 두루 구비한 정형 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표기자>